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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작 시작] 길 위에서 드리는 기도

글이 기도, 삶이 예배가 되길

by 모티


길 위에서 드리는 기도


눈을 감고

지난날의 페이지를 넘깁니다.

그 장마다 ‘은혜’라는 단어가

반짝이며 불려 옵니다.


지나고서야 깨닫는

주님의 사랑,

주지 않음 속에 감춰두신 보호,

되지 않음 속에 심어두신 겸손.


내가 걸어온 길을 떠올립니다.


오솔길에서는

멈추어 서서

천천히 숨을 되찾게 하셨고,


자갈길에서는

넘어져야만

무릎 꿇어 드러나는

내 연약함을 보게 하셨습니다.


아스팔트 위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는

끝없는 생존의 경기장에서

헛된 속도를 내려놓게 하셨고,


산길에서는

굽이마다 흔들리는 마음을 붙들며

오르락내리락,

삶의 요지경을 지나게 하셨습니다.


바다는

어머니의 품처럼

내 상처를 품어 안아 주셨고,


하늘은

아버지의 품처럼

날개를 펴 비상할 넓은 무대를 열어 주셨습니다.


그리스도,

길이요 진리요 생명 되신 그분.

오늘도 나는

그분이 여신 길 위를 걷습니다.


나의 모든 발걸음이 다시

은혜의 길에 닿기를

오늘도 조용히 기도합니다.


#시작#은혜#기도#길#신앙#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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