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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Oct 18. 2020

[일상 관찰] 음악 오디션을 즐겨 보는 이유

오디션을 보며 배우는 것들

오디션은 라틴어의 '들을 수 있는' 또는 '듣는 감각의'라는 뜻의 'audire'에서 유래했다. 예전에는 신인 배우나 가수를 선발하는 것을 의미했지만, 현재는 다양한 장르의 대중문화 신인 발굴 심사를 말한다. 인터넷 환경의 발전으로 동영상 심사도 많이 이루어진다. 오디션 자체가 방송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면서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있다.  [다음 사전 발췌]


최근 몇 년 새 TV에서는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케이블 채널 ‘슈퍼스타 K’를 시작으로 KBS 위대한 탄생, SBS K팝스타, MBC ‘나는 가수다’, 코리안 갓 탈랜트, 복면가왕, 불후의 명곡, 보이스 오프 코리아, 미스터 트롯 등 일반인은 물론이고 가수들까지 우승하기 위해 그야말로 혼신을 다한다. 일반인 우승자는 인생역전이 되고 가수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수도 있어서다.


청소년들의 장래희망 리스트에서도 가수(아이돌)가 되고 싶다는 아이들이 많다. 성공만 한다면 인기, 명예, 부를 얻을 수 있어서다. 대형 기획사에 데뷔하는 아이돌은 곧바로 세계 미디어의 주목을 받기도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은 1440명이다. 각종 미디어에서 추산하는 연습생은 100만이 훨씬 넘 것으로 예측되니 실제는 0.1% 정도만 등록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2016년 아이돌 연감에 따르면 1년 동안 그중 실제로 데뷔하는 비율은 60개 팀 324명에 불과했다. 등록된 연습생 4명 중 1명만이 선택을 받는 현실이다. 연습생 전체로 범위를 확대하면 3,000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 좁디 좁은문을 통과해야 하는 고된 길이다.

네이버 이미지에서 모셔옴

2009년에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격인 슈퍼스타 K는 시청자 문자투표를 반영하는 새로운 시도였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르면 그룹 미션과 1대1을 통과해야 한다. 살아남는 소수는 결승전에서 진검승부를 펼쳤다. 대국민 전화 투표와 심사위원의 점수를 합산하여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이었다. Mnet은 케이블 채널임에도 그 당시 인기는 대단했다. 매회 진행될수록 참가자의 규모가 늘어나 시즌 4는 180만 명 이상이 예선 참가자가 모여 오디션 신드롬을 일으켰다. 시즌1 서인국(2009년), 시즌2 허각(2010년), 시즌3 울랄라세션(2011년), 시즌4 로이킴(2012년), 시즌5 박재정(2013년), 시즌6 곽진언(2014년), 시즌7 케빈 오(2015년), 시즌8 김영근(2016년)이 우승을 했다. 시즌 2의 허각과 존박의 결승 대결 구도는 19.3%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러나 비슷한 진행 콘셉트와 다른 오디션의 출현으로 초창기처럼 조명받지는 못한 채로 차츰 지워져 갔다.


2020년 상반기 종편인 TV조선의 '미스터 트롯'은 30%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코로나로 지치고 힘든 국민들에게 위로가 되기도 했다. 2016년 말에 방영된 tvn의 인기 드라마 '도깨비'가 20.5%로 역대 1위였다. 미스터 트롯은 많은 국민들을 트로트를 흥얼거리게 만들었으며 관련 산업 파이를 키웠다.


음악 오디션은 한마디로 실력 있는 가수(스타)를 발굴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재야에서 활동하는 음악 고수를 찾기 위한 불꽃 튀는 각축전이다. 예선을 통과하려면 실력은 기본이고 차별성(개성)이 있어야 한다. 대중성이 있다면 연예기획사에서 러브콜까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매회 경연에 참여하는 사람은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는 큰 부담감을 다. 치열한 연습과 차별 전략으로 잠재성을 터트려야만 하기 때문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자주 챙겨 보니 나만의 심사 기준이 생겼다. 점수를 매겨 보기도 하고 본선 진출자를 예측해 보기도 하면 더 집중해서 보게 된다.


기준은 크게 3가지다.

음악에 대한 자세는 어떤가? 기본기가 잘 되어 있는가? 호소력(매력) 있게 감정 전달을 하는 가다. 음악에 대한 자세는 간절함에서 나오며 진심을 담은 노래는 귀를 열어 듣도록 만든다. 기성 가수의 기교를 잘 흉내 내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그들의 삶의 모습과 진실함을 흉내 낼 수는 없다. 자신만의 개성을 잘 드러낼 수 있다면 차별성이 있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풍부한 성량과 좋은 음감을 지닌 가창력에 인문적 소양을 갖추었다면 금상첨화가 된다. 장기적으로는 음악인으로서 삶과 분리되지 않아야 꾸준하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

"고통 없는 성장은 없다"


소수지만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는 뼈를 깎는 연습과 노력의 산물일 수밖에 없다. 자신의 부족함을 다듬어가며 매일 최선의 노력을 쏟아부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불우하고 힘든 삶을 노래로 승화한 사람을 찾고,

아픈 상처를 노래로 달래는 사람을 보고,

노래가 마냥 좋아서 부르는 사람도 있다.


각자의 다른 이야기를 좀 더 다를지라도 노래를

사랑하며 노력하는 모습은 귀감이 된다.


경연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감동의 이야기다. 4 동안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받는다는 것은 가혹할 수도 있다. 


노래를 불러보면 안다. 노래를 부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대중의 욕구를 충족하는 음악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피나는 노력의 산물임을 어쩌면 간과하고 살는지도 모른다. 


삶이 가끔 무료할 때마다 오디션 프로그램 영상들을 챙겨서 본다. 그들의 목소리 이면에 있는 눈물과 땀을 보려고 한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비슷할 것이다.


음악 오디션은 즐겨보는 이유는 생각을 깨우며, 

느슨한 마음을 다잡도록 해주는 죽비여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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