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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Nov 01. 2020

[책 리뷰]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를 읽고

기분 따라 행동하다 손해 보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 레시피

이 책은 중국의 대표적인 심리 상담 플랫폼인 ‘레몬 심리’의 운영 사례를 기초로 한다. 모바일 앱을 통해 전문가 상담, 심리학 강연, 심리 테스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500만 명 이상이 플랫폼을 이용한 사례를 발판 삼았다. 심리상담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인기에 힘입어 단행본 시리즈로 출간된 책 중 반응이 좋았던 책이라고 한다. 심리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다양한 상담 사례를 소개하고 설명하는 형태라 대체로 흡입력이 있다.      

“감정 관리를 배우는 것은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기대하고 상대방이 어떻게 해주길 원하는가’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방법이다. 당신은 따뜻한 위로를 원할 수 있고, 상대방이 함께 책임을 나눠주길 원할 수도 있다. 또 누군가가 당신의 감정을 알아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일 수도 있다. 이처럼 정확한 방향성과 올바른 방법을 파악해야 감정으로 인해 힘들지 않을 수 있다.(8쪽)

책에서는 “감정에 끌려 다니는 노예가 아니라 주인으로서 바로 서는 방법을 배워야 당신의 인생이 달라진다.”라고 강조한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아야 기분을 잘 다룰 수 있으며, 감정이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 지를 말한다. 그 감정에 대처하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와 그에 따른 대안을 제시한다. 소주제별 끝 단락에는 POINT 박스로 내용을 상기하도록 돕는다. 핵심 주제는 ‘온갖 기분과 감정을 내 편으로 만들어 현명하게 사용해야 감정의 주인으로 바로 설 수 있다’라는 것이다.       


책은 크게 5장으로 구성되었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내 기분까지 망치는 사람들과 거리 두는 방법, 기분을 내 편으로 만들면 인생이 달라진다. 우리가 감정에 대해 오해하는 것들, 나쁜 감정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연습 등 5가지 테마 32개의 소제목으로 채워졌다.     


1장에서는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내 기분은 내 책임이며, 좋은 태도는 체력에서 나오니 관리를 잘할 것, 지적받았을 때 당황하지 않고 웃으며 대처하면서 성장기회로 삼으라는 것, 습관적인 불평은 내 하루를 망치고 내 관계를 망치며 결국은 나를 망칠 수 있으니 투덜이가 되지 말 것. 누가 자신을 칭찬해줘야만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자신을 비난하는 말을 들으면 이내 자기를 의심하는 사람은 먼저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라고 조언한다. 버럭 화를 내기 전에 심호흡 3번 하기, 그 상황 벗어나기, 마음속에 일시정지 버튼 누르기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제안한다.     


2장에서는 내 기분까지 망치는 사람들과 거리 두는 방법에 대해 조언한다. 타인에게 부정적인 기분이 전염될 수 있으니 자신의 중심부터 단단히 세우면서 나쁜 감정 공격에는 과감하게 쳐내버리라 한다. 지나친 자기애에 빠진 사람, 과거를 자꾸 소환하는 사람, 불평이 끊이지 않는 사람, 늘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은 부정적인 에너지가 많으니 서서히 거리를 두라 한다. 막말하는 사람들은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상처 주는 독설도 상대를 위함이라며 스스로를 기만하는 자기 암시에 빠진 경우가 있다고 분석한다. 타인에게 높은 기대감을 가지는 것은 그만큼 실망할 가능성이 많음으로 기대를 조절하라고 한다. 상대방이 나에게 냉담하면 굳이 애써 상대방의 환심을 살 필요가 없음을 주지시키기도 한다. 내가 준만큼 똑같이 받으려는 마음이 곧 욕심이니 주의하라고 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에 대해 누구나나 걱정하지만 다양한 감정이 올라오는 것은 자연스럽고 건강한 일이라며 괜찮다며 위로도 건넨다.     

먼저 감정에는 좋고 나쁨의 구분이 없다고 한다. 그 대신, 감정에서 야기되는 행동에는 좋고 나쁨의 구분이 명백히 존재한다. 검정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좋은 감정이 될 수도 있고, 나쁜 감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P 76 )          

3장에서는 기분을 내 편으로 만들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내용이다. 내가 아니면 누가 나를 챙겨줄까에 대해 먼저 묻는다. “누군가와의 대화를 통해 문제의 실마리가 풀리듯이 나와 대화하면 나의 감정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으니 그것을 적용해보라”라고 말한다. “내 기분은 내가 먼저 잘 알아주어야 하며, 감정이 몸에 영향을 주듯이 몸의 자세를 바꾸는 것도 감정에 영향을 미치므로 불안하거나 우울할 때마다 응급처방이 될 수 있는 자기만의 특별한 자세를 만드는 것도 기분전환 방법이다”라고 한다. “내 안에 ‘나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인정받아야 해.’ ‘나는 이 일을 완벽하게 해내야 해.’ ‘사람은 과거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비합리적인 신념은 없는지 살펴보라”라고 권한다. “나는 모두에게 사랑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며 현실적인 조언도 해준다. 소중한 친구에게 하는 말을 나 자신에게도 해주면서 스스로를 다독이라고.

우리는 자신과의 관계는 그만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과거에 저지를 잘못을 잊지 못하며, 단점을 당당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며, 자신의 욕구를 숨기며 자기 존재감을 낮춘 채로 살아간다.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고 책망하는 사람은 삶의 아름다움을 알아채지 못하기에 남에게는 늘 상냥하지만 정작 삶의 활력이 없는 사람으로, 내면의 즐거움이 없이 살아간다"라고 한다. “자기 자신과 잘 지내는 사람이 행복한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정의한다. “확증편향이 강한 사람은 자신의 신념과 결정에 부합하는 정보에만 지나치게 주목하여 지극히 단면만 보며 성급한 결론을 짓는다. 섣부르게 평가하고 재단할수록 내 기분만 망가짐을 기억하라”는 조언을 한다.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며 자기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아 긴장 속에서도 이완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라고 한다.                   


4장에서는 우리가 감정에 대해 오해하는 것들에 대해 다룬다. “강한 의지로 우울증을 극복해야 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무례한 조언을 무시하고, 경증의 우울감과 우울증을 구분하여 그에 따라 전문가 상담과 처방을 병행하라”라고 권한다. “큰 성취를 하고도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먼저 그걸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씩 좋아질 것이니 작은 성취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진정으로 훌륭한 삶임을 조언한다.” “실패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같은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넘어질 수 있으니 지나친 낙관주의는 경계하라”며 현실을 직시하라고 한다. “꾸준히 운동을 해야 근력이 생기듯이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도 꾸준히 해봐야 느낌을 정확히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이 자신에게 전혀 해가 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라고 설명한다. “크고 작은 마음들에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5장에서는 나쁜 감정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연습에 대해 다룬다. 불안감, 나쁜 기억, 허영심, 질투심, 후회, 감정적 허기, 분노, 가면성 우울증에 대해 생각하도록 돕는다. “지나치게 깊이 생각하지 않아야 불안감으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고, 때론 상처가 살아가는데 힘이 될 수 있음을. 정말 강한 사람은 상처를 한 번도 받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상처가 있지만 그것을 직시하고 이겨내 더 나은 내가 된 사람이라”며 독자를 위로한다. “마음을 지배하려는 허영심을 잘 다뤄서 좋은 쪽으로 사용하면 허영심도 괜찮고, 사회적으로 선한 행동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키려는 욕구도 좋다며" 응원하기도 한다. “허영심을 과도하게 드러내다 보면 오히려 숨기고 싶은 결핍을 보여주게 될 수도 있음을 지적한다.” “남과 나를 비교하는 태도는 끊임없이 마음을 황폐하게 만드니, 만약 비교를 통해 동기부여를 하고 싶다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비교하라고 한다. 오늘의 자신이 어제의 자신보다 발전했다면 그것 또한 큰 희열이 되니까." “삶의 무게 중심을 남에게서 자신으로 옮겨 오면 불필요한 질투에 에너지를 덜 쓰게 될 된다고 한다.” “평소 먹는 것으로 기분을 풀려는 습관은 우리가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니 심리적 배고픔은 음식으로 채워지지 않으니 당장은 일상에 집중하는 방법이 가장 좋고, 근본적으로는 자신의 위로하는 방법을 천천히 알아가라고 한다.” “분노에 대해선 내 마음이 지옥일 때는 세상 누구에게라도 악의를 느끼듯이, 내 마음이 편안해지면 남의 마음을 섣부르게 짐작하는 태도는 사라질 것이라며 제대로 화내고 분노를 잘 처리하면 분노는 ‘에너지’가 되어 발전 동력이 되기도 한다”라고 한다. “우울하거나 기분이 나쁘면 그것을 표현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니 감정표현이 더 솔직하라”라고 조언한다.            

30대까지는 감정 표현에 서툴렀다.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아 오해가 생기고, 하지 않아야 할 말을 하여 부딪치는 경우가 많았다. 기분에 조종당하고 감정에 휘둘리며 감정 상태에 회피한 채로 살다 보니 관계도 어그러지고 사는 것이 그리 즐겁지가 않았다. 눈치가 부족한 내게 아내는 한결같은 조언을 했다. “지레짐작하지 말고 맥락을 보며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라고”.


내게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많은 연습이 필요했다. 내 느낌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부터 출발했다. “지금 피곤하니 다음에 자고”, “그렇게 행동한 것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고” 아내에게 표현하고부터는 다툼 횟수가 줄었다. 심리학 및 자기 계발 분야 책도 읽고, 다양한 강연도 들으며 부족한 부분들을 조금씩 채워갔다. 몇 년이 지나자 감정 표현을 적절히 잘하는 것이 곧 나를 아끼는 습관이며 행복한 삶의 소중한 재료가 됨을 체득했다.      


우리는 사회인의 가면을 쓴 채로 살아간다. 다양하게 주어지는 사회적 역할에 따라 감정에 솔직할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한다. 감정을 내색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는 암묵적인 사회적인 분위기에 지배를 받기도 한다. 바쁜 일상은 감정을 돌아볼 여유를 없게 만든다.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고 스스로의 다짐에 좌절하기를 반복한 채로. 급기야 무작정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며 구석으로 몰아붙이면서  상처 주는데도 익숙하다. 


주변을 보면 감정조절에 서툰 사람이 많다. 문제는 그들로 인해 나도 내 감정도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정작 문제가 있는 사람은 트러블메이커인 줄도 모른 채로 살아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책을 읽는 동안 나의 못난 태도를 돌아보는 기회였다. 어느 순간 ‘욱’하면서 폭발하였던 때, 상대의 상황을 이해하기보다는 내 앞선 판단으로 일을 그르쳤던 일, 무례한 사람에 같이 감정적으로 대응했던 순간, 마음이 지친 상태에서 몸을 혹사시켰던 기억, 문제 해결보다는 조금은 회피하며 관망했던 모습 등이 불쑥 떠오르며 감정조절에 서툴렀음을, 마음수련이 부족했음을 고백해야 했다.  


기분에 끌려 다니지 않고 싶은 사람이든, 남의 감정에 상처 받고 싶지 않은 사람이든, 감정의 노예로 살아가는 인생에 이미 지친 사람이든 이 책을 통해 환기하는 기회는  것이다. 나부터 나를 존중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자신을 아끼는 사람은 주변의 평가에 크게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다.


심리학 분야에 배경지식이 있는 분이라면 평이한 내용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제시된 내용들은 공감이 되지만 현실에서 적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 생각된다. 몇 개의 내용에 대해 고민해보고 적용해 본다면 어떨까? 감정에 덜 휘둘리도록 위해서는 근력운동을 하는 것처럼 마음공부하는 것에 좀 더 부지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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