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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으로 문학에 한걸음 걷기

마케팅 사례에 선 긋기



  과제와 일, 온갖 것들에 치여살며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것에 아쉬움이 가득해지는 날들의 연속인 요즘, 사람들이 가장 멀리하게 되는 것들 중 하나가 독서, 그 중에서도 문학일 것이라 생각된다. 스펙과 역량을 쌓기 위해 짜투리 시간을 내어서라도 읽은 책이 있다면 자격증 공부를 위한 책이나 자기계발서가 우선시 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문학이란 여유가 있을 때 즐기는 독서로 여겨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늘 문학을 즐기는 것을 갈망하는 때가 있다. 시나 소설, 에세이에서 전해오는 한 구절의 감동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느끼는 전율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문학의 매력을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주변에서 보여지고 있다. 한 편으로는 아쉬움도 느껴지는 점들이 있어 얘기해보고자 한다.



1. 어딘가 낯설지가 않은 윤동주 시인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이고 많이 알려진 시인을 뽑는다고 하면 윤동주 시인이 필수적으로 거론될 것이라고 자부할 만큼 알려져 있다. 영화 '동주'로도 제작되어 흥행을 이루었고 학창시절 국어 교과서에서는 물론, 어느 시대이건 서점에서 빠지지 않고 진열되어 있는 윤동주 시인의 시집만 봐도 명성을 알 수 있다.

  특히나 모나미 볼펜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거나 엽서와 노트, 육각연필, 텀블러 등 다양한 상품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거나 디자인이 되어 판매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아마 시를 접하기 전에 상품에서 먼저 윤동주 시인을 알게된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시를 좋아하고, 특히 윤동주 시인을 좋아하기 때문에 호기심이 생겨 다른 시인이나 문학과 콜라보레이션을 한 사례들을 찾아보았다.

  윤동주 시와 버금가는 정도로 콜라보레이션과 상품화를 통한 마케팅이 진행된 문학은 소설 '데미안'이며, 이 외에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긍정적인 것은 쉽게 접하기 힘들수 있으며 바쁜 현대인들에게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문학을 상품화하여 마케팅을 함으로써 적절하게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접점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아름답고 훌륭한 문학 작품들이 많은데 비해 마케팅으로 콜라보레이션이 된 사례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어딘가 낯설지 않은 윤동주 시인의 그림자에서 점점 낯설게 느껴지는 다른 문학들의 발자욱을 보게 되는 경우다.



2. 출판사 마케팅의 고뇌


  문학동네와 같이 인지도가 높은 출판사부터 많은 독립출판사와 신생 출판사들이 고객들이 독서에 더 흥미를 가지고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 문학 작품에서 인상적인 문구를 발췌하여 적절한 이미지와 함께 콘텐츠로 제작하여 SNS에 업로드를 한다. 또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카피라이팅을 통해 소설과 같이 스토리를 궁금하게 만들어 도서 구매를 유도하는 콘텐츠들도 있으며, 에세이는 현대인들의 감정에 공감대를 형성하여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주는 문구를 발췌하여 구매를 유도한다.



  물론 이러한 콘텐츠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도서 구매를 유도하고 독서에 흥미를 가지게 하는 힘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조금 더 근원적으로 접근해보면 이러한 니즈가 있어도 독서를 즐기지 못하는 상황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통쾌히 제시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점을 출판사들도 마케팅을 하면서 가장 깊게 인지하고 있는 부분일 것이다. 윌라와 같은 오디오북은 이러한 바쁜 현대인들의 쉽지 않은 독서 행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책을 오디오로 접한다는 것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적응하고 니즈를 가질 것인지, 그리고 증가하고 있는 오디오북에 대한 호기심과 수요에 맞춰 다양하고 품질 좋은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안건이다.

  결국, 쟁점은 오디오북도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지만 아날로그 방식인 기존의 독서 방식에도 바쁜 현대인들이 독서에 흥미를 가지고 더 읽을 수 있는 날카로운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3. 문학에 대한 새로운 읽기


  문학을 읽어야 한다거나 읽고 싶어서 노력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버리면 어떨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해보고 싶은 취미나 기분 좋은 선택이라면 더 괜찮을까? '플라이북'에서 운영하고 있는 구독 서비스를 경험해 보았다. 그저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추천하는 구독 서비스가 아니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이미 활성화되고 있는 마케팅 시장에서 플라이북도 구독자의 취향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가장 알맞을 것으로 판단되는 책을 선물처럼 느껴지는 포장지를 활용하여 배송한다. 그리고 책, 구독자와 어울리는 소규모의 선물들도 동봉하여 주는데, 향기로운 티백이나 음료 등 각각의 상황에 맞춰 동봉된다.

  이러한 구독 서비스가 가격 측면에서도 합리적이다는 장점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자신의 취향에 맞춰 책과 함께 소량의 선물도 받는다는 기분은 독서를 즐기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하지만 여전히 이 구독 서비스가 바쁜 현대인들의 독서 습관을 형성하는데 직접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바빠도 읽을 수 있는, 읽어도 부담가지 않는 방식의 책이라면 어떨까? 책은 시집처럼 얇은 규모인 것들도 많지만 이 외의 많은 책들은 최소 300 페이지가 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일반적인 규모의 책들은 현대인의 시간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처럼 점점 숏트 비디오의 수요가 증가하고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와 10분 내외의 영상 콘텐츠에서도 짧은 시간 안에서의 고품질 콘텐츠 소비 행태의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다. 오디오북은 과연 이러한 콘텐츠 소비 행태에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가? 책 또한 쇼트 비디오처럼 집필되고 쓰여져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인가? 이에 대한 니즈가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많지 않아 확답을 할 순 없지만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수 많은 역사와 세월을 거듭하더라도 책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장점들에 대한 중요성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마케팅이 사그라들지 않는 독서의 불씨를 활활 타오르게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책을 펼쳤다.


 


* 사진 출처 : 핀터레스트, 구글, 플라이북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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