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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마케팅하려고 집 나왔다

마케터의 이상적인 일상

나, 마케팅하려고 집 나왔다


마케팅, 언제부터인가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데...

언제부터 내가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

나에게 마케팅이란 뭐지?

나는 왜 마케팅을 하고 싶은거지?


이 글은 우연히 마케팅에 발을 들였지만, 운명이 되어버린 제 이야기입니다.

저의 이야기이지만, 처음 마케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1. 경영학과 갔는데 마케팅 배우래요


  나는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선생님이 꿈이었다. 이 때 당시에는 선생님이라는 모습 그 자체가 아는 것이 많고 듬직하다는 것에서 멋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선생님이라는 꿈을 안고 떠들어대며 공부를 하다가 좋지 못한 성적에 재수를 하였다. 다행히 1년여간의 힘든 시간을 통해 성적이 올라 대학에 입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재수를 한 만큼 학과도 잘 정해야 했기에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선생님의 꿈을 멀리한채 취업의 길이 넓다는 이유로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그런데, 애초에 생각에도 없던 경영학과에 가서 처음 듣는 수업, '마케팅원론'을 수강하는 첫 날, 머리가 하얀 도화지에 하얀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는 듯 했다. 처음 들어보는 마케팅이라는 용어와 이에 수두룩히 써있는 이론들과 사례들은 나의 머릿속을 짜장면 비비듯이 마구 헤집어 놓았다. 그렇게 놀기에도 바쁜 대학교 1학년의 1년을 꿈에 대해, 나의 진로에 대해 방황하는 시기로 마무리를 지으며 군대를 갔다.

  군대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줄어드는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내 나의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잡아 늘어지고 있음을 느꼈을 때, 도서관의 책을 무작정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70여권에 다다를 때 즈음, '광고천재 이제석'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고, 이윽고 광고라는 것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이 때 당시만 해도 마케팅이라는 것은 전혀 몰랐다. 그저 광고라는 것에 대해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것인데 그 동안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호기심이 마음 한구석에 새싹을 틔었다.


2. 나를 3가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제대하면 광고 쪽으로 뭐든 해봐야겠다. 이 마음 하나로 무작정 친구들을 모아 공모전을 시작하고, 광고동아리에도 가입했다. 그렇게 마케팅이라는 것에 한 걸음 나아가지 못한 채 즐거운 동아리 생활을 하던 어느 날, 동아리 선배와 술자리를 가지면서 꿈에 대해 얘기를 했다. 아마 이 때 즘이 내가 동아리 회장으로 시작하기 얼마 안되었을 때 였던 것 같다. 광고가 하고 싶은데 아직 광고에 대해, 특히 마케팅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고 선배에게 말했다. 선배는 술 한잔 들이키고 술잔을 내려 놓으며 물었다.


너를 3개의 문장으로 표현해볼 수 있어?
너를 3개의 단어로 표현해보면 어떨거 같아?
너를 3가지로 표현한다면 뭐라고 할거야?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그나마 비슷하게 생각을 해봤다면 언젠가 쓰려고 했던 자기소개서에서나 생각을 해보았을 법한 질문들이었다. 3가지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자신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성찰하면서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자신의 가치관과 좌우명은 무엇인지에 대해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을만큼 자신을 잘 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때 당시에는 몰랐지만 나에게는 퍼스널 브랜딩의 주춧돌이 되는 질문이었다.

  나를 타인에게 3가지로 설명하기 위해서, 그리고 타인에게 표현하고 싶은 나를 정립하기 위해서 나는 나 스스로를 브랜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마케팅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기로 다짐을 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지? 평소에 무엇을 하면서 마케팅에 대해 알아가야 하는건지부터가 막연해오기 시작했다. 막연하면 뭐해? 일단 걷자. 평소의 내 생활에서 벗어나 보면 다른게 보이겠지.


나, 마케팅하려고 그렇게 집을 나왔다.



3. 나, 마케팅하려고 집 나왔다


  처음부터 거창한 것은 없었다. 잘 읽지 않던 뉴스레터부터 구독하기 시작했고, 길거리에서 보이는 인상적인 간판이나 광고가 보일 때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모았다. 책은 아직까지 많이 친해지지 못했지만 항상 친해지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평소에 어떤 삶을 사는지가 궁금해지기 시작하여 마케터의 삶을 검색하고 따라하기도 하였다. 마케터들이 쓰는 어플리케이션부터 시작해서 다이어리 쓰는 방법, 하루를 보내는 방법, 취미 생활까지 나에게 적용해볼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에 이러한 활동들이 습관이 되면서 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을 때, 나의 삶은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평소에 보지 않던 신문을 찔끔찔끔 보고 있었고, 내 스마트폰의 앨범은 캡쳐하고 촬영한 광고가 수두룩하게 쌓여 있었다. 평소에 다이어리를 쓰지 않던 내가 매일 매일 다이어리를 쓰고 있었다. 나중에서야 조금 깨달은 건, 마케팅에 호기심을 가지고 시작한 내 모습의 첫 시작은 한 걸음 집 밖을 나올때 부터 였다는 것이다. 방대하다면 방대하고 끝이 없는 마케팅에 깊이 매료되어 여러가지 끝없는 질문을 던지면서 답을 찾으려고 아직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듯이 꾸준히 걷고 있다.

  나 자신을 비롯해서 마케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배울 것이 많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고 싶다.


마케팅을 하기 위해 나의 하루는 어떠한가?
나의 예전의 모습에서 한걸음 밖으로 나온적이 언제인가?
나는 왜 이 길을 걷고 있는가?


  중요한 것은, 뛰어난 마케터가 되고 싶다면 자신을 잘 알고 꾸준히 성찰하면서 매일매일 꾸준히 한걸음씩 더 공부하고 노력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아직 이 물음에 대해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끝없이 이 전의 나의 일상이라는 집을 나오려고 하니까. 기존의 나를 계속 탈피함으로써 나 자신을 성찰하고 정립하면서 스스로를 브랜딩해보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나를 브랜딩할 줄 안다는 것은 마케팅에 대해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나는 아직도, 여전히, 앞으로도 나를 3가지로 표현하기 위해 집 밖을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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