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압도하는 상품성, 구매가치 높은 소형 SUV
소형 SUV 시장 가성비 끝판왕은 단연 기아차 스토닉이다. 현대차 코나,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 QM3, 쉐보레 트랙스 등 쟁쟁한 경쟁자들 틈에서 '합리적인 가격, 여러 안전편의품목, 탄탄한 운동성능' 등을 승부수로 띄었다. 소비자 흡수를 위한 기아차의 노력이 느껴질 정도로 상품성이 수준급이다. 가격은 1655만~2265만원. 시장 평균 시작가가 2000만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누구나 넘볼 수 있을 만큼 진입장벽이 낮다. 값이 싸다고 차를 구성하는 각종 품목을 허술하게 구성한 것도 아니다. 크루즈 컨트롤, 오토 라이트,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등 기본적인 품목들을 알뜰살뜰 챙기는가 하면 옵션가 거품을 줄여 구매가치를 확 높였다. 힘 역시 부족함 없다. 실용, 고속영역 모두를 완벽히 소화한다. 거동도 시종일관 차분하다. 대다수가 원했던 차인 동시에 설득력이 상당히 높은 차다. 싸도 제 값을 하는 그런 차. 가성비 끝판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다.
시승차는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 스토닉은 디젤과 가솔린 두 가지 유닛을 운영 중이다. 디젤은 직렬 4기통 1.6리터 디젤은 최고 110마력, 최대 30.6kg.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7단 DCT. 가속은 매끄럽게 진행된다. 두 개의 클러치가 빠르게 단수를 높여가며 매끄러운 가속을 선사한다. 힘을 꾸준히 토해내는 능력도 뛰어나다. 계속해서 차를 밀어붙인다. 수치에 얽매여있지 않은 느낌이다. 잘 나가는 만큼 몸놀림도 안정적이다. 시종일관 차분한 움직임을 구현한다. 서스펜션의 절제된 상하운동이 롤링과 피칭을 억제한다. 중심을 딱 잡고 나아가는, 불안 대신 신뢰를 갖게 하는 거동이다. 노면에서 전달되는 크고 작은 충격도 유연하게 걸러낸다. 부드럽다. 다만, 꼬리뼈를 통해 살짝살짝 느껴지는 토션빔 움직임은 살짝 거슬린다. 2열에 앉아 장거리를 이동해야 한다고 가정할 경우, 몸에 피로가 좀 쌓일 수도 있겠다. 타이어 세팅은 승용차용인 넥센 엔프라이즈 AH8 205/55 R17이다.
엔진의 진동 및 소음, 고속에서 바람 소리는 잘 잡아냈다. 연비는 제원상 리터당 16.7km고, 실연비는 최고 리터당 22.8km, 최저 리터당 19.4km다. 효율이 좋다. 주행안전품목으로는 차선이탈경고가 기본으로 들어가 있고, 여기에 85만원을 추가하면 기아차의 능동형 주행보조장치인 드라이브와이즈를 집어넣을 수 있다.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큼직한 휠 하우스와 좌우로 확장된 앞뒤 펜더 덕분에 제원상 수치보다 커 보인다. 무엇보다 루프에서 리어 펜더로 떨어지는 볼륨감 있는 라인은 자칫 왜소해 보일 수 있는 소형 SUV 이미지를 상쇄한다. 55만원을 추가하면 LED 주간주행등, 크롬 그릴, 17인치 알로이 휠 등 차를 더 돋보이게 만들어 줄 품목 장착이 가능하다. 차체 제원은 길이X너비X높이 4140X1760X1520mm고, 휠베이스는 2580mm다. 경쟁자들 대비 모든 면에서 낮은 수치를 보인다. 그러나 막상 실내에 들어서면 그렇게 좁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정해진 틀 안에서 만족할 만한 공간을 뽑아냈다.
D컷 스티어링 휠, 알로이 페달, 투톤 인테리어는 역동적인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가운데 타공 가죽으로 처리된 스티어링 휠은 보기에도 좋고 손에 착 감기는 느낌 역시 나쁘지 않다. 바느질 마감 또한 거칠지 않아 손에 가는 부담이 적다. 계속 잡고 싶게 만든다. 시트는 여러 포지션을 제공하고, 센터페시아의 각종 버튼은 오밀조밀 잘 모여 있어 사용에 불편함이 없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인테리어 내장재. 딱딱한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한 탓에 어딘가 거친 느낌이 있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었겠지만, 시승 내내 '내장재를 좀 더 다양하게 사용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소한 아쉬움은 어느 차에서나 접할 수 있기 마련. 여러 장점으로 똘똘 뭉친 스토닉은 충분히 살 만한 차고, 분명한 건 시장에서 이만한 가격 대비 성능을 갖춘 차는 없다는 점이다. 합리적인 SUV를 갖고자 한다면 답은 이미 나왔다. 고민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