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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기자의자동차생활 Jun 01. 2018

갖고 싶고, 권하고 싶은 세단...혼다 신형 어코드

본론부터 얘기하겠습니다. 세단을 알아보고 있다면, 혼다 신형 어코드 2.0 터보를 적극 권하는 바 입니다. 이런 말부터 꺼내면 뭔가 약 파는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답게 정말 뛰어난 상품성을 갖추고 돌아왔어요. 생김새, 동력성능, 안전편의품목 등 차를 구성하는 여러 부분에서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작정하고 만들었구나'란 생각이 들더군요. 혼다코리아가 왜 그렇게 자신있어 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어코드는 1976년 미국에서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어요. 차는 넉넉한 공간과 탄탄한 기본기 그리고 우수한 내구성을 바탕으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죠. 세대를 거듭할수록 그 만듦새는 향상됐고, 결과적으로 지난 40여년간 전세계 160개국에서 2000만대 이상이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월드베스트셀링카라 불러도 손색 없는 그런 성과를 거둔 셈이죠.

국내에는 2004년 7세대 모델을 시작으로 현재까지(올해 3월 기준) 4만여대가 팔려나갔어요. 특히, 2008년에는 단일 모델로는 업계 최초로 한 달에 1000대 이상 판매되며, 수입차 대중화를 이끌었고 수입차 시장 전체 판매 1위를 거뭐줬죠. 한 마디로 '상품으로서 그 가치가 상당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에 시승한 10세대는 이런 국내외 배경 아래 완성된 모델이고요.

"역동적인 디자인, 고성능 고효율 파워트레인, 각종 첨단 기능이 집약된 압도적인 모델"이란 게 혼다코리아 측의 설명이기도 합니다. 모델 라인업은 1.5 터보, 2.0 터보, 하이브리드로 구성됐는데요, 이 가운데 핵심은 아무래도 2.0 터보입니다. 19인치 휠로 당당한 이미지를 구현하는가 하면, 힘 있는 VTEC 터보와 혼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전륜구동 10단 자동을 맞물려 성능과 효율을 두루 만족하기 때문이죠. 보다 영리해진 능동형 운전자 보조 시스템 혼다 센싱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스포티세단 그 자체입니다. 강렬하죠. 세부적으로 앞면은 혼다의 최신 시그니처 디자인 언어인 '솔리드 윙'을 중심으로, 화려한 풀 LED 헤드램프 및 LED 포그램프를 배치해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줍니다. 다소 지루했던 과거의 생김새를 생각하면 놀라운 발전입니다. 옆면은 쿠페 못지않은 매끄러운 루프 라인과 두툼한 캐릭터 라인을 적용해 세련된 모양새를 강조하는데요, 구형 대비 낮아진 키와 길어진 휠베이스로 더욱 안정적인 자세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뒷면은 대세 디자인으로 통하는 패스트백을 녹여 신형다운 면모를 과시합니다. 트렁크 스포일러로 디테일도 살렸죠. 시선이 머무는 조형미입니다.

실내는 깔끔합니다. 외관의 디자인 기조를 유지하면서 버튼 등 눈에 잡히는 부분을 최소화해 담백한 느낌을 들게 하죠. 버튼 방식 변속기도 이런 이미지를 더해줍니다. 누르면 그만이라 사용하기도 편리하고요. 조립품질은 우수합니다. 우레탄, 플라스틱 패널 등이 오차 없이 맞물려 있습니다. 입체적으로 다듬어진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보기에도 좋고, 잡기에도 좋습니다. 가죽의 질도 부드럽고, 또 가죽과 가죽을 이어주는 스티치의 마감도 거칠지 않아요.

클러스터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로 이뤄졌습니다. 풀 디지털로 하면 더 좋았겠지만, 시인성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센터페시아에는 플로팅 타입 8인치 디스플레이가 마련돼 있어요. 커넥티드 시스템으로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고요, 한국 지형에 최적화된 아틀란 내비게이션을 제공합니다. 우측 방향 지시등을 켜면 우측 사각 지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신선한 기능이었습니다.   

시트는 편안했습니다. 가죽의 질이 좋아서 그런지 몸을 포근히 감싸는 느낌이 일품이었습니다. 이외 1열은 낮은 시트 포지션이 마음에 들었고, 2열은 부족함 없는 공간 덕에 답답함이 없었어요. 신형 어코드는 저중심 설계를 통해 이전 대비 15mm 낮아졌고, 10mm 늘어났으며, 휠베이스도 55mm 확장됐죠. 혼다의 '사람 공간 최대화, 기계 공간 최소화' 철학이 십분 발휘된 게 아닌가 싶어요.

보닛 아래 마련된 2.0 VTEC 터보는 최고출력 256마력, 최대토크 37.7kg.m를 발휘합니다. 변속기는 10단 자동이 맞물렸죠. 기존 V6와 비교하면, 출력은 26마력 줄었지만 토크가 2.8kg.m 늘어나고 여기에 최대토크 발생시점이 4900rpm에서 1500rpm으로 확 당겨져 초반부터 매끄러운 가속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고속까지 꾸준히 힘을 이어가는 능력도 뛰어납니다.

거동도 시종일관 침착했는데요, 탄탄한 차체 강성과 노면 상태를 시시각각 체크해 안정적인 자세를 구현하는 액티브 컨트롤 댐퍼 시스템 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고속은 물론 굽잇길, 차선이동 등 여러 코스를 무리없이 소화해내는 몸놀림을 보였어요. 독일차 못지않았죠. 신형 어코드는 고강성 소재를 적극 적용한 ACE보디를 사용했습니다. 이 보디는 전체의 29%를 초고강성 스틸로 채우고, 하중 분산이 잘 되는 구조를 채택해 구형 대비 굽힘 강성이 24%, 비틀림 강성이 32% 향상된 점이 특징입니다.

앞 코의 움직임도 인상 깊었습니다. 듀얼 피니언 ESP 시스템을 적용해 더욱 민첩하고 직관적인 조향을 할 수 있다는 게 혼다코리아 측의 설명입니다. 주행모드는 이콘, 노멀, 스포트 등 총 3가지로 구성됐고요, 모드에 따라 변속, 스티어링, 댐퍼 세팅이 달라집니다. 효율 우선인 이콘에서는 힘을 쫙 빼고, 스포트에선 힘을 꽉 움켜쥔 느낌이죠.

엔진의 소음과 진동, 고속에서 노면 소음 및 풍절음은 잘 억제됐습니다. 부직포 이너 펜더와 각종 소음을 흡수하는 플로어 카펫이 적용되고, 마이크를 통해 실내 소음을 상쇄하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이 탑재된 덕분이죠. 차음 글라스도 앞 유리까지 적용됐고요. 시승 내내 쾌적한 주행환경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능동형 운전자 보조 시스템 혼다 센싱은 주행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했습니다. 그릴 하단에 있는 레이더와 앞 유리 상단에 장착된 카메라가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차선 유지 보조, 차선 이탈 경감, 추돌 경감 제동 등을 구현하죠. 참고로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은 시속 30km~180km 사이에서, 차선 유지 보조는 시속 72km~180km 사이에서 작동됩니다.

이밖에 편의사양으로 8스피커 오디오 시스템,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이 가운데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2.0 터보에만 적용되는 사양으로, 깔끔한 그래픽 디자인을 통해 차량의 각종 정보를 보기 좋게 전달합니다. 스티어링 휠 우측에 마련된 HUD 버튼을 통해 작동 여부 및 각도 조절이 가능하죠.

혼다 신형 어코드 2.0 터보는 매력적인 세단이었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넉넉한 실내 공간, 시원시원한 달리기 실력, 똑똑한 능동형 안전 품목 등 수많은 장점으로 똘똘 뭉친 그런 차였죠. 가격은 4290만원. 상품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수긍이 가는 값입니다. 갖고 싶고, 또 권하고 싶은 차. 혼다가 오랜만에 물건을 내놓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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