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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기자의자동차생활 Jun 13. 2018

재규어 E-PACE '24시간' 체험기

재규어 E-PACE를 하루 동안 체험했다. 극적인 주행질감을 비롯한 여러 장점을 갖춘 SUV였다.

극적인 주행질감을 갖춘 스포츠 SUV가 각광받는 시대다. 스포츠카 못지 않은 탄탄한 하체와 이를 뒷받침할 각종 첨단 주행 장치가 적용된다. 소비자가 이런 SUV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달리기 실력이 좋아서 그런 건 아니다. 5명이 타기에 무리 없는 실내와 크고 작은 짐을 싣고 나를 수 있는 트렁크를 함께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차에서 여러 장점을 공유 가능한 '종합선물세트'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이처럼 소비자가 차를 이용하며 높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업체는 조립품질 향상에 힘쓴다. 드라이브 트레인의 미세한 움직임은 기본이고, 패널과 패널 사이의 오차를 줄여 정교한 만듦새를 뽐낸다. 이게 다가 아니다. 능동형 운전자 보조 시스템 탑재로 영리한 움직임까지 제공한다. 가령 차 스스로 차선을 물고 가는 건 물론이고 나아가 앞 차와의 거리까지 계산하며 안전 거리 확보에 몰두한다. 사람들이 찾는 데에는 업체의 이런 여러 노력이 녹아 있다. 재규어 E-PACE는 앞서 언급한 대세의 조건을 모두 갖췄다.  

재규어 E-PACE는 재규어 최초의 스포츠 콤팩트 SUV다. 과거부터 꾸준히 쌓아온 퍼포먼스 헤리티지에 SUV 특유의 실용성을 더했다. 검증된 운동성능은 작은 차체 아래서 빛을 발한다. 덕분에 이 차와 함께한 매 시간이 짜릿함으로 가득했다. 오랜만에 뚜렷한 성격을 갖춘 녀석을 만난 기분이었다. 249마력의 인제니움 2.0리터 가솔린은 발빠른 9단 자동과 만나 매끄러운 가속을 펼치고, 완성도 높은 서스펜션은 단단함과 유연함을 오가며 날렵한 몸놀림을 구현한다. 큰 키에서 오는 롤링과 피칭도 잘 잡았다. 주행 모드를 다이내믹에 두고 기어 노브를 매뉴얼로 두면 한 편의 극적인 드라마가 펼쳐진다. 고rpm의 강렬한 엔진음은 모든 잡념을 잠재우고, 빠르게 지나가는 배경과 굼뜨지 않은 빠릿빠릿한 조향은 찐한 쾌감을 전달한다. 이런 움직임은 프론트·리어 액슬 사이 토크 배분을 지능적으로 제어하는 올 휠 드라이브 시스템과 주행 환경에 따라 리어 액슬로 토크를 전부 보내는 액티브 드라이브 라인 시스템 덕에 더 깊은 잔상을 남긴다. E-PACE는 '운전의 즐거움'이 가득한 SUV다.

운전의 즐거움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서도 느낄 수 있는 부분. 먼저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는 주행 모드에 따라 그린, 화이트, 레드 등 총 3가지 컬러로 변화하며 차의 상태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다이내믹 모드에선 당연히 레드 컬러가 사용된다. 새빨간 그래픽 디자인이 심히 자극적이다. 회전계 및 속도계 바늘의 반응속도는 신속·정확하다. 차의 움직임이 그대로 드러낸다. 따로 놀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의 완성도 높은 마감품질도 빼놓을 수 없다. 질 좋은 가죽과 그 가죽과 가죽을 부드럽게 이은 바느질은 잡는 맛을 제공한다. 쫀득쫀득하다. 패들 시프트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적당한 사이즈로 운전자의 손길을 반긴다. 휠 하단에 자리 잡은 조그마한 'R배지'는 감성적인 면을 강화해 주는 요소. M배지 부럽지 않다. 여러모로 평범한 차는 아니다. 차를 반납하러 가는 길이 이렇게 아쉬울 수가. 흥분되는 체험을 끝내고 싶지 않았다. 하루가 참 짧았다. 시간을 돌려 다시 한 번 시승하고 싶은 갈증이 몰려왔다. E-PACE는 그런 차였다. 달리는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해주는. 단순한 SUV가 아니었다.

재규어 E-PACE. 엔진: 1998cc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최고출력: 249마력. 최대토크 37.2kg.m. 0-100km/h: 7.0초. 최고속도: 230km/h. 가격: 5743만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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