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신형 컴패스로 포장·비포장도로를 달렸다. 대세는 SUV다. 세단 일색은 이제 옛 말이 됐다. 도로로 나가면 키 크고 덩치 큰 차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원인은 여가 시간 확대라는 사회적 현상과 함께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멋'보다는 넉넉한 공간까지 갖춘 '멋+실용'에 초점을 맞춘 소비 증가다. 그런 의미에서 지프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SUV 장르를 개척한 브랜드이자 풍부한 헤리티지를 갖고 있기 때문. 최근 출시된 2세대 컴패스는 이런 '찐'한 아메리카노 같은 농축된 지프 DNA를 이어받음과 동시에 세련된 조형미와 부족함 없는 공간 활용성 그리고 온오프로드를 아우르는 운동성능 등으로 시장을 어필한다.
신형 컴패스의 핵심은 온오프로드를 아우르는 운동성능이다. 서스펜션 스트로크에 여유를 둬 포장도로, 비포장도로 가릴 것 없이 끈끈한 접지력을 이어간다. 잘 닦인 아스팔트 위를 안정적으로 읽어나가는가 하면, 자잘한 돌이 들쑥날쑥 드러난 임도를 유연하게 넘어서는 이중적인 면모를 뽐낸다. 노면에 따라 주행모드(오토, 스노, 샌드, 머드)를 바꿔주면 그 움직임이 더 기민하다. 영리한 사륜구동 시스템 덕에 장애물 극복이 가뿐하다. 지프라서 가능한 거동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모두가 '도심형'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온로드 성능에 집중할 때, 지프는 특유의 정체성을 살려 오프로드까지 소화하는 자세까지 갖췄다.
크기는 길이x너비x높이 4400x1820x1650mm, 휠베이스 2636mm. 트렁크 용량은 기본 770리터에서 최대 1693리터다. 모든 공간이 넉넉하다. 갖가지 짐을 싣고 훌쩍 떠나기 좋은 차다. 혼자도 좋고 여럿이면 더 좋다. 분명 당신의 여가에 든든한 조력자로 자리할 것이다. 디자인은 주관적인 요소가 강해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구형보다 멋진 건 확실하다. 전체적인 모양새도 그렇고, 램프류를 날렵하게 깎아 잘 생긴 차로 거듭났다. 가격은 3990만~4340만원.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수입 준중형 SUV 시장에서 디자인과 실내공간은 물론이고 온오프로드 성능까지 겸비한 차는 이 차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