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클리오. 우리들에게 익숙한 르노삼성 QM3의 형제 모델이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2016년 한 차례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4세대 모델. 감각적인 디자인과 운전재미 가득한 드라이브트레인 등을 갖춘 게 특징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곧 5세대가 나온다는 사실. 단, 시장 상황에 따라 판매 전략 및 모델이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국내에서 5세대 모델을 접할 일은 없을 거란 추측이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1.5 디젤 터보와 6단 DCT로 이뤄졌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90마력, 22.4kg.m. 100마력이 채 안 되는 마력이지만, 실용 영역 구간에서 사용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1750rpm부터 터지는 풍부한 토크와 빠른 변속을 자랑하는 6단 DCT가 답답함 없는 매끄러운 가속을 구현한 덕이다. 참고로 이 차의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은 대략 12초 정도가 걸린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7.7km다(도심 리터당 16.8km, 고속 리터당 18.9km). 고속도로에서 정속주행을 하거나 또는 연비 주행에 능숙한 사람이라면 리터당 20km 이상도 가능하다. 높은 효율성을 갖춘만큼 연료계 바늘도 좀처럼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 회전수를 높혀 나아가도 마찬가지다. 연비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한 면모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g당 104g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시종일관 민첩한 몸놀림이다. 미니가 연상될 정도로 예리한 조향을 뽐낸다. 코너 진입시 탄탄한 하체가 롤과 언더를 억제하고, 공격적인 인 & 아웃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북악스카이웨이처럼 S자 코스가 연속된 와인딩에서 운전재미가 상당하다. 서스펜션 세팅은 소형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앞 맥퍼슨 스트럿, 뒤 토션 빔이다. 제동은 빠르고 정확하나 몸이 앞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다소 강하다.
외관은 세련됐다. 특히, 앞면을 구성하는 ㄷ자형 주간주행등과 커다란 마름모꼴 로고 그리고 그릴을 가로지르는 붉은색 마감재는 시선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실내는 형제 모델 QM3와 비슷하다. 다만, 조금 더 스포티한 시트를 적용하는 등 차별화를 뒀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다소 작다. 옵션 사양인 태블릿 투 내비게이션(10만원)을 추가하는 게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공간은 1, 2열 모두 적당하다.
꽤 높은 상품성을 갖춘 르노 클리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차가 국내 소형차 시장에서 갖는 가치일 거다. 경쟁 모델로 꼽을 수 있는 현대차 엑센트, 쉐보레 아베오 대비 비싼 건 사실이다(최상위 트림 기준 200~300만원은 더 줘야 살 수 있다). 하지만 그 가격 차 안에 포함된 감각적인 디자인, 성능과 효율을 모두 챙긴 퍼포먼스, 르노 로고를 단 진짜 수입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력을 충분하다. 가격은 1954만~2278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