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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태영 Aug 09. 2017

피트모스(Peatmoss)?

다 같은 피트모스가 아니립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화원에서 파는 화분에 들어있는 인공토양을 매우 신기해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가볍고 식물도 잘 자라고 벌레도 없는 흙이 있을까 신기해하시지만, 피트모스(peatmoss), 코코피트(Cocopeat), 펄라이트(Perlite), 질석(Vermiculite), 제올라이트(Zeolite) 등의 원료 이름에는 좀 생소해하시기도 했지요. 

 그러나 최근에는 양액재배가 늘면서 코코피트가, 블루베리 재배가 늘면서 피트모스에 대한 농가분들의 이해도가 많이 높아진 듯합니다. 정작 문제는 오히려 수입해다가 판매하는 분들이 뭐가 뭔지 모르고, 가격만 싸면 마구잡이로 들여다가 파는 바람에 사용하는 농가들이 피해보시는 일들이 종종 생기네요.


 그래서 오늘은 피트모스에 관한 설명을 드려볼까 합니다. 저도 공부한 지가 좀 오래되어서, 캐나다 Premier사의 자료와 독일 Klasmann사의 교재를 참고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채취 시작 전의 Peatbog입니다 (Canada)

 피트모스란 Peat(이탄, 토탄) + moss(이끼)의 합성어입니다. 즉, 이끼가 오랫동안 쌓이고 부숙 되어서 마치 흙처럼 되어버린 재료입니다. 그러면 이건 어디에서 생길까요?

 Peatmoss가 채취되는 지역을 Peat bog이라고 합니다. 이 peat bog은 한 마디로 늪지로 정의될 수 있는데요, 얘네들은 약 12천~13천 년 전 빙하기 종말에 빙산들이 녹아나가면서 생기는 지면의 거대한 세숫대야 같은 구멍에서 시작됩니다. 이러한 습지에 가장 먼저 생기는 식물이 뭘까요? 갈대, 풀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끼가 가장 먼저 광범위하게 생기겠지요. 이게 발단이 됩니다.


 그런데, 앞서 이 지역은 거대한 세숫대야 같은 구멍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인즉슨, 비 한 번만 오면 이 바닥에 맨 먼저 발생한 식물들은 곧 물에 잠긴다는 얘깁니다. 물론 그전에 죽어서 썩기 시작하는 것들도 있지만, 채 완전히 썩기도 전에 물에 잠기는 부분들도 있겠지요. 그러면 또 그렇게 덜 썩은 녀석들 위로 다른 식물들이 자라게 되는데, 이 역시도 이끼부터 시작됩니다.

 그러나 여기서부터는 양분 환경이 바닥과 달라집니다. 즉, 구멍의 아랫 부분은 바닥 흙에서 여러 양분을 흡수할 수 있고, 때로 비가 오더라도 주변 흙 표면의 양분을 끌어오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입니다만, 구멍에 물이 점점 차오르기 시작하여 양분이라고는 빗물만 기대하는 수준이 되면 살아남을 수 있는 식물은 이끼 중에서도 3~4 개종에 불과하게 됩니다. 

 이 중 대표적인 종이 바로 스패그넘 모스(Sphagnum moss)입니다. 가면 갈수록 일반 잡초들은 사라지고 이 peat bog을 스패그넘 모스들이 정복하게 되는 겁니다.

(간혹 어떤 업체의 광고를 보면 자기네 피트모스 제품은 '특수한 스패그넘 피트모스'라고 하시던데, 이게 이끼 품종의 이름인지는 아시는지..... 그리고 그 스패그넘에도 사실은 335종이 있다는 사실은....)

 실제로 Peat bog에 가 보면, 멀리 서는 그저 그런 관목숲처럼 보였던 곳이 막상 그 위를 밟고 서면 푹신한 느낌을 가지게 되고, 오로지 관목류와 이끼만 자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죽하면 상단 부분은 손으로 약간만 파내려가면 황색의 이끼층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이지요. 이런 지역의 상단 이물질층을 걷어내고, 물꼬를 내서 배수시키고는 충분히 건조가 되면 비로소 peatmoss를 수확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진공수확 트랙터로 Peatmoss를 수확하는 모습 (Canada)

 그러면 이 Peat bog은 지구 상에서 주로 어느 지역에 생성될까요? 그렇지요, 앞서 빙하기를 말씀드렸습니다만, 대체로 유럽, 러시아, 북미, 북중국 등 북쪽에 위치합니다. 그러면, 그런 데서 나오는 peatmoss가 다 비슷한 거냐, 이건 전혀 다른 얘깁니다.

 Canada만 하더라도 늪지가 제대로 된 peat bog으로 발달하는 것은 동부는 5천 년 전부터, 서부는 3천 년 전부터 시작됩니다. 아울러, 모든 늪지가 peat bog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고, 어떤 식물들이 주로 자랐느냐에 따라서 그렇게 될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peatmoss의 품질 차이가 발생합니다.


 우선 Peatmoss자체는 그다지 사용하기 쉬운 배지(Substrate)는 아니라는 점을 아셔야 됩니다. 일단 pH가 낮고, 흡습이 어려우며 일단 흡습 되면 잘 배수되지 않습니다. 많이 부숙되거나(썩었거나) 가공될수록 입자가 작아지므로 통기나 배수는 더욱 나빠집니다. 그런데도 왜 전문 육묘장들은 peatmoss를 선호하느냐? 이는 앞서 스패그넘 모스의 발생조건에서 유추하실 수 있듯이, 물리화학적 특성이 매우 균질하게 나오기 때문에 이를 적당히 활용하면 정교하고 균일하며 원하는 만큼의 생육조건을 마음대로 디자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화가가 순백색의 도화지를 썼을 때와 얼룩덜룩한 도화지를 썼을 때, 어떤 쪽이 원하는 색감과 그림을 표현하기 쉬울지 생각하시면 이해가 더 쉽겠네요.


 그런데, 이 Peatmoss도 앞서 드린 얘기처럼 같은 국가에서도 같은 조건이 안 됩니다만, 같은 지역에서도 축적된 층에 따라 성격이 달라집니다. 보통은 바닥 쪽에 축적되어 좀 썩을 만큼 썩고 색깔이 짙으며 pH도 상대적으로 높은(5~6) 층을 black peatmoss라고 하며(실제 검은색은 아니고 좀 짙은 정도), 이보다 상층부에 위치하여 아직 완전히 부숙 되지 않거나 좀 덜하고, 색깔이 좀 밝으며 pH 3~4 정도 되는 층을 white peatmoss(이 역시 실제 흰색은 아니고 밝은 갈색)라고 합니다. 


 둘 다 특성이 있기 때문에 뭐가 좋다고 보실 것은 아니고 용도에 따라 선택하시면 되는데, 보통 일반 농가들의 채소 육묘용으로는 black 쪽이 더 잘 맞고(요즘엔 전문 육묘장들이 늘어나서 국내에서는 white의 수요가 더 많습니다만), 블루베리 식재용으로는 pH가 낮은 white 쪽이 더 잘 맞습니다.

Calgary의 홈센터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peatmoss 제품

 그러나, 최근 들어오는 일부 제품들 중에는 white라고 들어오지만 pH가 충분히 낮지 않은 제품들이 있습니다. 이는 앞서 예를 들어드린 것처럼 애초에 peat bog으로 충분히 전환되지 않고 잡식물들이 많은 지역에서 채취된 이유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00년대 중반에 한국의 일부 상토업체들이 중국산 피트모스를 저렴하다는 이유로 상당량 구매했다가 낭패를 본 일이 있었습니다.

 혹시나 블루베리용으로 지속 구매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휴대용 토양 pH미터를 구비해두셨다가 피트모스가 입고될 때마다 pH를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peatbog이나 품질의 특성에 대한 이해는 전문 업체라고 해서 꼭 더 낫지는 않습니다. 어느 해 가을, 캐나다의 한 피트모스 회사와 미팅을 했는데 이 업체, 유럽산 피트모스 욕을 무지무지 해대더군요. 그 전 해에 비가 무지무지 오는 바람에 피트모스 수확을 하지 못해서 유럽의 모 업체에서 수입해다가 간신히 주문 물량을 맞췄는데, 품질이 너무 나빠서 고객들로부터 욕을 엄청 많이 먹었다나요.

 그쪽 담당자는 엄청 투덜대는데 저는 속으로 얼마나 우습던지. 마침 그 해 봄에 만난 유럽의 피트모스 업체가 바로 그 문제의 업체였습니다. 그들이 똑같은 얘길 했거든요. 캐나다의 한 업체가 피트모스를 주문하길래 모자라는 물량 털어서 보내줬더니 품질이 이상하다고 클레임이나 걸더라고...... 블랙 피트모스와 화이트 피트모스도 구별 못하는 얼간이들이라고.....


 그렇습니다. 블랙 피트모스와 화이트 피트모스의 차이를, 이 캐나다 업체는 몰랐던 겁니다. 왜 그럴까요? 지금은 좀 사정이 다르지만, 당시만 해도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에서 주로 채취되던 피트모스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상당량 채취가 진행되어 상부의 화이트 피트모스 층은 거의 다 파먹고 블랙피트를 주력으로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에 반해 캐나다 업체들의 peat bog은 상대적으로 young 했기 때문에 대부분 화이트 피트모스 층이었고, 캐나다의 자원 보호 정책 때문에 일정 깊이 이상은 파내려 갈 수가 없어서 블랙피트는 거의 채취가 불가능했습니다. 즉, 유럽과 캐나다는 각자 원료와 제품, 시장 자체가 다른 상황이었습니다만, 내로라하는 업체들조차도 그걸 잘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 자기네 제품이 좋다고 하는 형국이었지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팔아먹을 때에는 마치 자기들이 가진 지식이 전부인 양 떠들어대고, 무시했던 거고요. 


 실제로 2000년대 초반에는 누구나 알만한 캐나다 업체가 우리나라 상토 업체들에게 오래된 재고를 처분하면서 제 값 다 받으려다가 뽀록났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있었던 회사는 못돼 먹은 제 성격 때문에 상당기간 질기게 실랑이를 벌여서 클레임 보상을 받아냈습니다만, 국내의 몇몇 업체는 그 원료로 만든 제품의 클레임 보상을 다 해 줄 때까지도 뭐가 문제인지 몰랐다는 후문도 있더군요.


 오늘 모 농업잡지를 보다 보니 블루베리를 재배하는 어느 농가가 'pH 5.5~6.5의 양질의 피트모스를 사용한다'라고 인터뷰한 내용이 있더군요. 

 많이 관대해졌네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pH5가 넘어가는 피트모스는 블루베리 시장에서는 거의 취급이 되지 못했었는데요. 그 때문에 모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블루베리 재배에는 차라리 pH 4.5~5.8을 보증하는 수도용 상토를 사용하라고 권하기도 했더랍니다. 그들 역시 수도용 상토가 무슨 원료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몰랐기 때문에 생긴 해프닝이었지만요.


 이와 반대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추석 전날에 웬 농가가(A라고 하지요) 전화를 하셨는데, 피트모스 5톤을 사야겠다는 겁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디다 쓰실 것인지 말씀하시면 설명해드리겠다고 했는데도, 이 A농가는 '다 필요 없고 물건이나 팔으라'라고 막무가내였습니다. 뭐 저야 상추 한 포기 안 키워본 사람이니 뭐 알겠습니까? 달라는 대로 드렸지요. 그리고 명절 연휴가 지나고는 뜯어놓은 1포를 제외하고 그대로 반품받았습니다.


 이 A농가는 동네에서 잘 나가는 B라는 농가가 어떤 자재를 쓰나 항상 궁금했는데, 이 B 농가는 항상 하우스를 닫아놓고 작업하고, 작업이 끝나면 다른 농가들이 못 보게 포장대를 모두 태워버린답니다. 그러던 차에 A농가는 타다 만 B 농가의 상토 포장대를 발견했고, 그게 어떤 건지 알아보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주문한 겁니다. 그런데 막상 받아보니 생각과 영 달랐던 거지요.  그분은 단순히 'OO 브랜드의 피트모스'만 생각하시고 주문했지만, 실제 그 브랜드의 피트모스에는 여러 가지 제품이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고 결국엔 본인이 생각하시던 제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반품했던 거지요. 자 그러면, 피트모스와 그 파생제품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1. Peatmoss

 엥? 그냥 피트모스? 그렇습니다. 그냥 peatbog의 땅을 파서 담아놓은 제품이 있습니다.

아, '땅 파서 장사한다'는 것은 비유이고요, peatbog 상부의 관목, 잡초, 덜 썩은 이끼 등을 모두 걷어낸 후 그 아래층에 위치한 잘 부숙 된 peatmoss를 말리고 선별하여 담은 제품입니다.

 앞서 피트모스 첫 번째 글에서 white peat와 black peat를 언급했습니다만, 과거에는 이 peatbog의 상층부는 white, 하층부는 black이라는 식으로 구분했습니다. 즉, black층은 white보다 좀 더 썩은 층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특징이 조금씩 다릅니다.


 1) white peatmoss

 쉽게 말씀드리면, white 층은 부숙이 덜 되어있어 이끼의 입자가 어느 정도 보존되어 있는 편이고 그래서 압축된 포장을 풀면 해면율(부풀어 오르는 부피)이 높습니다. 그래서 가볍기도 하지요.

 보통 시중에 많이 유통되는 3.8cu 규격은 1 cuft가 28.32리터이니 약 107.6리터의 피트모스가 담겨 있습니다. 이것이 보통 2배로 압축된 제품이니 실제로 풀면 약 215리터 정도가 나오는 셈이고 입도가 더 잘 살아있는 제품들은 225~240리터까지도 나옵니다(과거 캐나다산이 그랬고, 요즘엔 이런 제품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얘네들은 대체로 ph가 낮은 편이고 아직도 이끼의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인지 물을 잘 안 먹거니와, 일단 물을 먹이면 잘 마르지 않는데 그러다가도 한 번 마르면 또 물 먹이기가 힘든, 고약한 특성이 있습니다.  주로 채소용 상토의 원료용이나 블루베리 식재용으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다짜고짜 블루베리 심는다고 사용하면 초기 흡습에 매우 애를 먹습니다.


 2) black peatmoss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white 보다 연륜(?)이 있는 peatmoss입니다. 오랜 세월 혐기 조건에서 부숙 되면서 많이 유해진(?) 특성을 보이지요. pH도 어느 정도 중성에 가까워지고 입도도 많이 사그라들어 어디다 사용해도 별로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blackpeat 자체가 습도를 많이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흡수나 배수 어느 쪽에서도 white보다 좋은 특성을 가집니다.

 그러면 얘들이 무조건 좋은 것인가, 또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단 무겁고 압축이 안 되기 때문에 단위당 무게가 white보다 많이 나갑니다. 그리고 물관리에 너무 민감한 농가는 오히려 다루기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한 때는 화훼농가들의 must have item이었던 제품입니다만, 현재는 일부 지역 외에는 거의 유통이 안 되는 제품입니다.


 3) 건식 VS 습식

  보통은 white peat를 건식으로, black peat를 습식으로 채취했습니다만, 최근에는 black peat가 거의 자취를 감추면서 white peat도 단순히 채취 방식에 따라 구분되어 판매되는 추세입니다. 이 두 방법과 장단점을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건식 채취는 일단 peat bog 상부의 관목이나 잡초 등을 걷어낸 후 배수로를 파서 peat bog을 뽀송뽀송하게 말립니다. (참고로 peat bog에는 라이터나 담배를 가져갈 수 없습니다. 마른 peat bog에 담뱃재라도 떨어지는 날엔, 그 불길이 bog을 타고 깊이 파고들기 때문에 끌 수가 없답니다) 그러면, 위 사진에서 보시듯 마치 진공청소기 같이 생긴 수확 트랙터가 peat bog위를 돌아다니면서 상층부의 마른 피트모스를 흡입하여 채취합니다. 그러고는 이걸 모아서 공장에 가져가 선별하지요.

 얘네들은 가볍고 입도가 잘 살아있는 white peat의 특성을 잘 드러냅니다. 다만, 아무래도 진공으로 흡입하다 보니 말라있는 상태라서 물 먹이기가 힘들고, 미립자들이 많이 섞여있어 일반 채소 육묘용으로 쓰려면 펄라이트 혼합 등의 추가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에 비해 습식 채취는 일단 peat bog을 굳이 완전히 배수하려 하지 않고, 적당한 시기에 얼려버립니다. 그러고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내어 쌓아서는 또 얼립니다(이 자르는 방식을 막대기처럼 하느냐 뗏장처럼 하느냐를 구분하기도 합니다만, 기본 원리는 같습니다). 그러면 이 막대기 혹은 뗏장에 포함된 수분이 얼면서 팽창하여 자연스럽게 피트모스 입자를 뜯어줍니다. 그러면 얘네들을 걷어다가 가공하는 방식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이건 주로 black peat 의 채취 방식이었습니다. 일단 얼리는 방식이다 보니 당연히 이끼 입자 내외에 수분이 풍부하고, 수분 팽창으로 분해되는 방식이니 미립자 따위는 거의 보기 힘든 매우 일정한 입도의 피트모스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무겁지요..... 특히 그 해 겨울에 비가 많이 왔다면, 이런 피트모스를 잘못 수입하면 과적 벌금을 내는 경우도 생기니 조심하세요(당해보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렇게 어느 한 방식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각각 장단점이 있으니 본인이 원하시는 특성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너무 곱다거나, 나뭇가지가 너무 많다거나, 뭔가 시큼한 냄새가 난다거나 하는 제품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2. Peatmoss + Wetting agent(습윤제/ 계면활성제 포함 제품)

 특히나 건식 피트는 전문 상토업체가 아니면 다루기 힘듭니다. 앞서의 농가도 이러한 특성을 아셨다면, 최소한 습윤제가 처리된 제품을 사셨을 겁니다.(그전에 좀 문의라도 하시던가....)

 어쨌든, 일단 초기 흡습이 잘 되도록 습윤제(흡습이 잘 되도록 돕는 첨가제)가 처리된 제품이 따로 나옵니다. 보통은 질석과 펄라이트 함량을 마음대로 조절하고자 하는 전문 육묘장들이 이런 제품을 선호하십니다. 최근 블루베리 농가들은 흡습을 보완하기 위해서 모래와 섞는다거나 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만, 자칫 비율이 안 맞으면 기껏 비싼 돈 주고 산 피트모스의 pH 강하 효과가 떨어지므로 습윤제 처리된 제품을 사용하시는 방법도 권해드립니다.


3. Peatmoss + Wetting agent + 골재(질석, 펄라이트)

 채소나 화훼 재배를 위한 조합입니다. 습윤제 처리로 원활한 흡습을 도모함과 동시에 적절한 양의 질석 및 펄라이트를 혼입 하여 보수력, 보비력, 배수성 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제품으로 보시면 됩니다. 별다른 추가 작업이 필요없는 제품들이지요.

 다만, peatmoss에 습윤제를 더하면 단가가 미미하게 인상됩니다만, 여기에 질석이나 펄라이트가 들어가기 시작하면 인상폭이 커집니다. 질석과 펄라이트 중 하나만 들어가거나 같이 섞이기도 하는데, 어떤 제품은 펄 라이트만 40%까지 섞이는 고가의 제품들도 있습니다(주로 딸기 재배용으로 나갑니다)


4. Peatmoss + Wetting agent + 골재 + 비료

  더 이상 손댈 데가 없는 조합입니다. 가장 편리하고 가장 비싼 제품입니다. 한 때는 시장 점유율이 꽤 높았습니다만, 최근에는 쉽게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농업인들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얘기겠지요....라고 말씀드릴 줄 아셨겠지만, 사실은 한국 내의 육묘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전문 육묘장들이 전성기를 맞아 농가들은 갈수록 자가 육묘에서 거의 손을 떼게 되었고, 결국 이러한 ready made 제품은 시장에서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이와 달리 외국에서는 완효성 비료 첨가 제품, 미생물 첨가 제품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습니다.

이상 피트모스 이야기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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