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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태영 Aug 13. 2017

가지가지 현장 이야기

그래서 오늘은 가지 컨설팅 이야기

지금부터는 약 4년간 외국인 기술고문들과 함께 실제 전국의 농가들을 돌며 비료관리 관련한 컨설팅을 드렸던 내용을 정리해드릴까 합니다. 편의상 농가분들이나 관계자들께서 질문하신 내용은 Q로 하고, 기술고문들께서 답하신 내용을 A로 정리하겠습니다. 우선 가지 재배부터.


안동에서 뵈었던 한 농가분 이야기 

▶ 재배현황 

 - 기비 : 10a당 12-8-8 비료 6포, 입상 토양개량제 4포와 우분

 - 추비 : '액상 토양개량제'라는 제품과 수입산 수용성 비료를 매 관수시 15~20분 관주. 그러나 정해진 시비 프로그램 없이 농가 임의대로 사용 중

▶ Q : 죽는 나무가 나오는데 주변에서는 선충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정확한 원인과 교정 방안이 궁금합니다.

▶ A : 작물을 보니 대부분의 잎에 병이 있습니다. 양분 문제도 보입니다만, 그보다 이 하우스에는 병이 더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하우스 내부 환기에 문제가 있는 데다가 바닥에는 죽은 가지와 수확시 떨어진 과실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썩고 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천창 환기구를 설치하시고, 현재 바닥에 있는 잔여물들은 다 걷어 태워서 이병이 되지 않도록 각별히 관리해야 합니다.

 당장 비료 관리를 신경 쓰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우선은 현재 쓰다 남은 비료를 최대한 활용하세요. 


아산의 한 노지 재배 농가분

▶ 재배 현황

 - 기비 : 유기질비료, 12-8-8 복합비료

 - 추비 : 수용성 관주 비료로 관주 및 엽면시비 병행 중

▶ Q : 늦가을까지 수확을 지속하고 싶은데, 갈수록 가지 품질이 떨어져서 고민입니다. 오래오래 수확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 A :

- 전체적으로 한 가지 당 잎의 수가 적습니다. 이랑 간격이 넓으므로 잎을 좀 더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충분한 양분을 생산하여 공급할 수 있습니다.

- 가지도 토마토와 마찬가지로 생장점과 꽃의 거리가 짧다면, 그 나무의 생육은 좋지 않다고 보시면 됩니다.

 가지의 생육 활력을 판단하는 척도로는 과실 상단의 흰색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 보면 되는데, 사진에서 보시듯 흰 부분은 전 날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생장한 정도입니다. 이 부분은 오늘 저녁이 되면 자외선에 의해 보라색으로 변할 것입니다. 즉 이 가지의 생육이 저조하다면 흰 부분이 더 적을 겁니다. 

흰 부분만큼 부쩍 자랐다고요

- 꽃이 건강한지 구분하는 방법은 암술의 길이를 보시면 됩니다. 수술과 암술의 길이가 같은 것이 보통입니다만, 암술이 조금 더 길다면 더 건강한 꽃입니다.

가운데 암술이 바깥쪽 수술보다 약간 긴, 건강한 꽃이네요

▶ Q : 절간(마디 사이)이 길어지고 꽃이 한꺼번에 5~6개 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요?

▶ A : 보통은 꽃 하나만 남고 나머지 꽃은 자연적으로 떨어집니다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인위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줄기의 절간이 길고 얇으면, 과실이 달리고 커지기 시작하면 지지하기 어려워지므로 가능한 한 빨리 꽃을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키울 능력이 안되면 자식을 포기하라고요..

▶ Q : 과실의 연속 착과와 과실 크기 확보를 위해 칼륨이 중요하다면, 착과 후 관주용 비료는 계속 칼륨 높은 제품만 주는 것이 좋은지, NPK가 1-1-1로 함유된 제품과 교대로 주는 것이 좋은지요?

▶ A : 물론 칼륨 관리가 중요합니다만, 생육을 보아가면서 그 두 가지를 교대로 주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 전에, 농가가 지금 쓰고 계신 직경이 큰 분수 호스는 뒤로 갈수록 공급되는 물과 비료의 양이 적어져서 앞쪽과 뒤쪽의 작물 생육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작은 규모의 밭에서는 무관합니다만, 골의 길이가 길다면 점적 호스로 바꾸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짧은 거리에서는 분수호스도 OK, 면적이 커지면 점적호스로

▶ Q : 가지에 응애가 많이 발생하는데, 농약 외에 효과적인 방제 방법은 뭘까요?

▶ A : 응애는 고온 건조한 환경을 좋아하므로 약간 습하게 만들어주면 방제에 도움이 됩니다. 수확기가 다 되어서 농약을 칠 수 없을 때라면, 물을 잎의 뒷면에 닿게 분무해주면 응애 방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됩니다.

▶ Q : 열매를 가장 잘 기를 수 있는 비료 비율은?

▶ A : 결실기 이후에는 칼륨을 집중 시비해야 합니다. 어떤 농가들은 칼륨이 많으면 작물의 줄기가 짧아지는 문제가 있지 않은지에 관한 질문들을 하시는데, 엄밀히는 짧아지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길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입니다. 어쨌든 이것은 칼륨의 영향이 아니고 질소, 인산 등 타 양분들과의 전체적인 균형이 안 맞아 다른 성분들과의 길항작용으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입니다. 

 현재 농가가 사용 중인 관주용 비료의 성분은 0-52-34인데 이는 인산 함량이 너무 높습니다. 인산은 개화에 중요한 요소이긴 합니다만, 생육초기 뿌리 활착을 위해 초기 2주 정도 집중관리하시고, 착과 후에는 칼륨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NPK함량이 1-1-3 내지는 2-1-3 등의 제품이 더 잘 맞습니다.

▶ Q : 과의 당분을 효과적으로 높이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 A : 단순하게 수분 공급을 줄이는 방법을 많이 선호하십니다만, 우선은 잎에서 광합성으로 생성된 당분을 빨리 과실로 옮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칼륨을 뿌리로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이와 동시에 칼륨이 높은 수용성 비료를 엽면시비로 공급하는 방법도 권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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