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씽크 1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씽크 Aug 10. 2018

예능을 탐험하다

7월 테마활동 <예능>

예능은 글자도 참 예능처럼 생겼다. 한참 글자를 들여다보니, 동글한 이응이 앞에 하나 뒤에 하나, 뭐든 담을 수 있는 그릇처럼 생기기도 했다. 실제로 예능은 많은 것을 담아 보여준다. 어떤 장르라도 어렵지 않게, 우리에게 쉽게 읽어주는 훌륭한 전달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음악, 문학, 체육, 여행, 정치까지. 다루지 않은 분야가 없으니까. 그렇지만, 우리가 이해하기 쉽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결단코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는 걸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폭염이지만_예능국엔_가보고_싶어.jpg


기록적인 폭염의 절정을 달리던 7월의 어느 날, 벌써 공식적으로는 네 번째 함께하는 청년시청자위원 M씽크와 함께, MBC 예능국에 다녀왔다.



■ 현장, 3인칭 관찰자 시점


TV에서는 크게 보이던 세트장이었는데,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작다. 방처럼 만들어져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출연자들이 수다 떠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런 분위기가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지니 같이 모여 앉아 TV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래_그렇게_웃는거야_☆.jpg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영상이 송출되고, 많은 사람들을 웃고 울린다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묘하다. 출연진의 몇 배 수가 모여 만드는 이 작은 공간에서 거대한 콘텐츠가 탄생한다. 한 주를 이끄는 이슈를 만들기도 하고, 나아가 전국적인 (긍정적인) 파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현장 바닥에 얼기설기 얽혀있는 선들처럼 많은 이들의 눈과 손, 발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예능은 이제 가볍기보다는 매회 작품에 가깝다.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현장 - M씽크 with 안수영PD



■ 자막은 불꽃놀이


오늘날 예능에서 '자막'을 빼놓을 수 있을까? 없다. (단호) 방통위가 방송 3사의 주요 예능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자막이 '3초에 한 번 등장'한다. 이런 자막이 들어간, 15분짜리 방송분을 만드는데 평균 8시간이 걸린다. 순서 편집 후 자막을 넣고, 미술팀과 CG를 삽입하고, 시사를 하고 조율한다.


기술의 발달과 함께 많은 발전이 이루어진 게 바로 이 '자막'이 아닌가 싶다. 서체의 다양화부터 그래픽까지. 서체는 방송의 분위기부터 출연자의 어투 묘사, 정보 전달, 해석, 시청자와 상호작용 등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다. 그래픽 또한 출연자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고 상황의 부연 설명을 하는 데 활용된다. 이 덕분에 소리 없이 캡처 화면만으로도 방송 내용을 파악할 수 있어 프로그램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자막이 살렸다'라는 익숙한 표현도 있을 만큼 반감될 수 있는 재미를 가중시키고, 청중이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짚어주면서 보다 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되는데 기여한다.


어디가서도_못_보는_디자인센터_강의.jpg


콘텐츠에는 '머물게 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다른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프로그램의 호흡이 짧은 예능은 시청자를 사로잡는 데 더 공을 들여야 한다. 짧게는 15초 ~ 길어야 30초 안에 고객에게 각인시켜야 하는 TVCF처럼 예능프로그램은 매 순간, 찰나지만 아름답고 인상 깊은, '빵빵 터지는' 불꽃놀이를 선사한다.



■ 개인의 취향, 모두의 만족

< 김구산CP와의 질의응답 시간 >

김구산 CP가 말하길, 예능국은 다른 부서와는 '조금은 다른' 분위기라고 한다. 개인 성향에 대한 존중이 있고, 열심히 보다는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개성 있는 사람이 만드는 방송을 이해하고 존중하니, 새로운 콘텐츠와 포맷이 탄생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예능을 보는 우리는 종종 대리만족과 현실 자각을 왔다 갔다 하는 추가 된다. 소소한 여행을 하는 출연자들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기도, 막상 훌훌 떠날 수 없는 현실에 울상 짓기도 한다. 예능 제작의 목적이 '위로'는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는 공허한 시간과 공간을 채우는 방안의 소리로, 누군가에게는 진정한 위안을 건네기도 한다. 쉽게 읽히는 책은 있어도 쉽게 쓰이는 책은 없는 것처럼, 예능이 그런 존재가 아닐까. 오늘도 하루 끝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예능을 만들어주는 모든 분들께, 정말이지 고!맙습!니!다!





사진 : MBC 홍보부


매거진의 이전글 액자 속 액자 속 액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