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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거절이란, 아니 그런 거절 따위는
없다는 걸 안다.
예상 못 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기분이 나쁠까.
처음에는 친구로서 내가 좋다거나 인간적으로는 널 좋다는 말이 없어서 그런 줄 알았다.
네가 원한다면 앞으로 안 봐도 괜찮다길래.
서운함과 함께 친구라고 여긴 시간도 부정당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기분이 나쁜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이 친구에게 어떤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이 친구라면,
내 고백을 거절하더라도
내 마음에 상처는 주지 않을 거라는.
거절에 상처를 받아도 쉽게 극복할 만할 거라고,
이 사람은 내게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하더라도
나에게 상처 주지 않을 거라는
그런 믿음이 있었던 거다.
그런 착각 속에 내가 있었던 거였다.
아주 큰 착각을 했던 거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