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서른여덟, 짝사랑을 시작했다

늘 실패했던 짝사랑. 그런데 또

by 내일 만나

짝사랑을 안 해 본 것은 아니다.


학원 셔틀버스에서 마주치는 그 아이에게 한눈에 반해버렸다.

어찌나 과감했던지 밸런타인데이 때 고백을 결심했다.

여대 앞 북적거리는 초콜릿 가게를 비집고 들어가

상자를 고르고 포장지와 알록달록 초콜릿을 잔뜩 담아 그 아이의 집 앞에 같이 내렸다.


아직도 어리둥절하던 그 아이의 눈빛을 기억한다.

그날 이후로 그 학원버스는 타지 못했다.


두 번째 짝사랑은 친구였다.

어찌나 순수했던지, 오랜 시간 곁에 있으면 언젠가 나의 매력을 발견해 줄 거라고 믿었다.


혼자 울고 웃는 시간을 거쳐 진정한 베프로 거듭난 나는

과 CC로 10년 연애하고 결혼한 그 친구의 결혼식에 각각 10만 원의 축의금을 냈다.


그동안의 데이터로 통계를 내보면

나의 짝사랑의 성공률은 0%다.


성공했던 연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상대와 의도치 않게 감정이 싹터 자연스럽게 만났었다.


늘 내가 애를 쓰고 애가 닳았던 연애는 상대방에게 응답받지 못했다.

정말 '짝사랑'으로 시작해서 늘 '짝사랑'으로 끝났었다.


그런데 내가 또 '짝사랑'을 시작했다.


남들은 사랑이 다 뭐냐,

결혼하고 애 둘은 낳았을 나이 서른여덟에,


나는 짝사랑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