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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일 만나 Oct 07. 2020

내가 가장 싫어하는 나의 모습을,

상대에게서 발견할 때,

우리는 공감과 이해보다 질타와 선 긋기를 우선하기 마련이다.


- 살고 싶다는 농담, 허지웅 -


사람의 인간관계는 알 수가 없다.

한창 모임을 활발하게 할 때, 분위기 메이커였던 나와 모임의 대화를 이끌어가던 그녀는

전혀 친해지지 않았다.


젊고 예쁘고 똑 부러지는 그녀는

나와는 결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대화를 하면 뭔가 기가 빨렸다.

겉도는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녀와 급 가까워졌다.

계기는 코로나로 인해 내가 산을 다니기 시작한 때였는데,


꾸준히 산을 가는 나를 보면서,

왜 그렇게 산을 가는지 궁금했다며,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자기도 등산에 데려가 달라고 했다.


그래서 같이 청계산에 올랐다.

같이 정상에서 사진도 찍고 명상도 하고 밥도 먹었다.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길,

저 사람은 무슨 일이 있길래 저렇게 산을 갈까,

뭔가를 해결하고자 등산을 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며 함께 등산을 와보고 싶었다고 했다.


좋았다며, 또 가자고 했다.


그날 이후로 우리는 더 가까워졌다.

공감해주고 동감한다는 느낌이 들었고,

마음이 꽉 차오르는 대화를 나눴다.


한창 주기적으로 만나야 했었을 때는 전혀 발견하지 못했고 전혀 친해지지 못했는데,

어쩜 그렇게 갑자기 소중한 존재로 둔갑한 건지,


나중에 들은 말인데,

한창 모임에서 볼 때는 내가 싫었다고 했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니

사람을 좋아하고 쉽게 정을 주고 상처 받는 자기가 되게 싫었는데

내게서 그런 모습이 보여서 내가 싫었단다.

자기가 싫어하는 자신의 모습을 내게서 발견해서 싫었던 것 같다고 했다.


나보다 훨씬 잘났고 예쁜 그녀가

내게서 자신과 같은 모습을 발견했다고 하니

많이 신기했다.


나는 아직 누군가에게서도 내가 싫어하는 내 모습을 발견한 적이 없어서

어떤 느낌인지 생소했다.


오늘의 짧은 독서 후,

필사를 하고 난 이후의 끄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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