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에서 친구가 된 동생이 내게 말했다.
처음 시작한 캠핑은 생각보다 자주 갈 순 없었다. 주변에서 그 사장님 말고는 캠핑을 하고 있는 친구도 없었고 혼자서 캠핑을 가기엔 나의 장비는 많이 부족했다. 분기별로 한 번씩 함께 다니다가 친구가 '장박'이란 걸 시작했다. 3개월치 돈을 캠핑장에 내고 내 사이트에 텐트를 3개월 동안 쳐 놓을 수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게스트로 놀러 가기 시작했다가 몇 번 정도 하고 보니 매번 같은 장소에서 같은 풍경을 보고 앉아서 먹기만 하는 건 도무지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백패킹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은 계속 들었다. 그래도 장비 구입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미뤄두고 있었는데 네이버 카페에 초캠 장터를 알게 되었다. 그곳에서 처음 백패킹 장비들은 다 중고로 구입한다나? 마침 같이 산을 다니는 친구들 서너 명이 백패킹을 시작했겠다. 나도 초캠 장터를 이용해서 중고 텐트를 구입했다. 여기저기 재고 따지다가 결국 msr을 구매했다. 허바허바 hp라는 지금은 단종된 연두색 텐트! 너무 고민하다 지쳐서 그냥 단칼에 결정한 텐트였는데 이 텐트 전 사용자분이 꽤 고수이신 듯 오래된 텐트임에도 불구하고 깨끗하고 텐트가 칼같이 각 잡혀 접혀 있었다. 지금은 아주 만족하며 사용 중이다. 페더다운이라는 브랜드에서 예전부터 염두에 두었던 카키색 침낭도 사고 원래 있던 헬리녹스 의자에 맞춰 테이블도 구입했다. 그나마 등산을 다니면서 크레모아 랜턴이며 스노피크 컵이며 제로그램 수저세트며 베른 테이블이며 하나하나 구입해둔 물품들이 있어서 텐트와 침낭을 제외하고는 더 살건 없었다. 백패킹 배낭도 친구가 한번 써보라며 고싸머 기어 배낭을 선뜻 빌려줬다. 무엇보다 혼자라면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렸을 텐데, 이제는 친한 동생이 된 단골집 사장님! 그 친구가 함께 떠나자고 했다. 장비도 다 준비가 됐고, 함께 갈 친구도 우리를 지켜줄 든든한 만두(친구네 강아지)도 있어서 그렇게 백패킹을 시작하기로 했다.
무턱대고 아무런 장비가 없는 곳에 가볼 순 없었다. 그래서 시작된 곳은 호명산 잣나무 숲 캠핑장! 이곳은 백패킹을 시작하는 입문 자라면 가장 먼저 추천되는 곳이다. 일단 주차장에서 캠핑장까지 약 30분 정도 가방을 짊어지고 가야 하기 때문이고 화장실과 매점도 있는 곳이다. 생각보다 백패킹 배낭은 무겁다. 적어도 15킬로 정도 15킬로 정도면 비행기 타고 기내 무료 수화물 무게다. 게다가 오토캠핑하던 버릇이 있어서 잘 먹어보겠다며 아음식과 아이스박스까지 챙겨서 짐이 더 무거웠다. 그렇지만 새로운 장소에 왔다는 점. 제법 배낭 하나와 아이스박스로만 짐을 챙겨 떠나왔다는 점. 잣나무 숲 아래에서 정말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백패킹! 좋아질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