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일 만나 Sep 24. 2021

어느 날,점심때 타이 식당을 갔는데,

식당에서 주는 차 있잖아.

그냥 무료로 내려주는 거, 

그거를 그냥 마셨는데 너무 맛있는 거야! 

모든 식당의 첫인상은 그것부터 시작되는 듯.

깨끗이 정돈된 입구, 친절하게 자리 안내해주는 것.

식당 내부에 음식 냄새가 크게 나지 않는 것.

그것만으로도 좋은데 안쪽에 보이지 않았던 탁 트인 테라스도 있더라?


근데 무엇보다 날 기분 좋게 만든 건.

식당에 가면 공짜로 주는 차였어.


타이 홍차 같았는데, 그냥 맑은 티인데, 밀크티 마냥 단맛도 나도 은은한 우유맛도 난다랄까


너무 맛있어서 계산하면서 어느 티냐고 물었더니,

브랜드가 너무 익숙한 거야.


알고 보니 태국 갈 때마다 사서 마시는 브랜드 거였어. 알지 차트 라뮤 빨간 거


생각해보니 마지막 여행지 치앙마이에 갔을 때 쇼핑몰에서 사 온 거였어.

고급스러운 틴케이스에 들어 있는 아이.


너무 웃기지?


따뜻하게 마실 때 별 맛이 없어서 내 찬장에서는 무시당하던 아이가.

우연히 들린 타이 식당에서 너무 맛있게 느껴졌다는 거.


별거 아닌데 괜히 또 생각에 잠겼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서 또 그런 것이 뭐가 있을까.


엄청 엄청 좋은 거일 텐데, 처박아두고 발견하지 못한 것 같은 거?

잘못된 위치에 있어서 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물건 같은 거 말이야.

작가의 이전글 오늘의 세줄 일기_13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