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기분이 나쁜가.
근데 집에 오려고 버스 정류장에 서있는데,
왜 나는 기분이 나쁜가.
오늘 하루 종일 충실했는데,
왜 나는 기분이 나쁠까.
열심히 보낸 하루의 끝에,
기분이 나쁘다는 게
너무 기분 나쁜 하루.
기분 나쁜 이유를 뭐라도 찾아야
그래야 기분이 나아질 것 같았어.
내가 왜 기분이 나쁜지
이유라도 찾아야
그래야 지금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았어.
내 기분을 내가 정할 수 있다고
순간의 감정에 휩싸이지 않으려고
그렇게 노력하고 노력했건만,
오늘은 이 기분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았다.
끝도 없이 바닥으로 가라앉을 것 같은 마음을
억지로 억지로 끌어올리려 했다.
잘 먹고 잘 자고 내일 아침에 눈뜨면
나아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