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자유는 망아지가 아니다

읽기에서 얻은 깨달음

by 로렝


막스 뒤코스의 『등대소년』을 읽으며 온몸이 짜릿해졌던 그 순간, 나는 단지 이야기 속에 몰입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무언가’를 마주한 거였다. 그 무언가는, 나에게 오래도록 결핍되어 있던 어떤 감각, 혹은 어떤 진실이었다.


가만히 돌이켜보니, 그 전율은 단순한 흥분이나 재미 때문이 아니었다. 그건 진짜 자유를 갈망하던 내 안의 절박한 마음이, 마침내 응답을 만났을 때의 진동이었다.


무기력함 속에서 내가 잃어버린 것


나는 오랫동안 육아를 했다. 사랑하지만, 고단했고 보람도 있지만, 가끔은 너무 숨이 막혔다.


‘나’는 점점 사라지고 누군가의 엄마로만 존재하게 되는 그 시간들 속에서 나는 어딘지 모르게 답답하고, 무기력하고, 갇혀 있는 기분이었다.


그 모든 감정의 밑바닥엔 벗어나고 싶은 갈망, 자유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 문장에서 깨달았다


『등대소년』의 주인공 티모테가

“여태까지 한 번도 이런 자유를 느껴본 적이 없었다“ 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문득 알게 되었다.


자유는 지금 이 상황에서 도망치는 게 아니구나.

그 말은 마치 어떤 통로를 여는 열쇠처럼 내 기억 깊은 곳을 두드렸다. 나에게도 자유였던 순간이 있었다.

어릴 적, 콩쿨 대비로 피아노를 칠 때였다.

악보를 기억해내려 애쓰지 않았고 손끝으로 건반을 느끼고, 음이 내 몸을 통과하고, 내가 곡 안에 완전히 녹아들었던 그 시간들. 그때 나는 아무것도 갈망하지 않았고, 그냥 몰입 속에서 충만했다.


그리고 나는 이해했다.

자유는 어디론가 가는 것도, 무언가를 벗어나는 것도 아니다. 자유는 내가 나 자신에게 완전히 스며드는 순간,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몰입의 상태였다.



자유는 망아지가 아니다

한때 나는 자유를 ‘얽매이지 않고 뛰노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통제받지 않고, 아무도 날 막지 않는 상태.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안다. 진짜 자유는 망아지처럼 날뛰는 것이 아니다. 진짜 자유는, 내가 나 자신에게로 깊이 들어가는 몰입이다.


그 몰입 속에서, 나는 다시 나를 만난다.

다시 숨 쉬고, 다시 살아 있게 된다.



책은 그렇게 내게 삶의 진실을 알려주었다


책이 삶을 바꾸는 건 그 안에 정답이 있어서가 아니다.

책은 어떤 순간, 내 삶의 갈망과 완벽히 맞물리는 문장을 통해 나를 ‘되찾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날 나는 『등대소년』에서 ‘자유라는 존재’를 만나고,

그것이 내 삶의 언어가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1화 자유를 포착한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