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불매운동 여파로 국내 시장에서 판매부진을 겪었던 일본 차들의 희비가 양국의 관계회복 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한일 관계 회복에 가장 수혜를 입은 업체는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로,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총 6,950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전년 대비 120% 넘게 급증했다.
이러한 판매대수는 BMW(3만 8,106대), 메르세데스 벤츠(3만 5,423대), 아우디(9,636대)볼보(8,463대)에 이어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렉서스는 ‘ES 300h’가 4,465대, ‘NX 350h·450h+’가 각각 1,042대, 594대가 판매되며 렉서스 판매량의 상당수를 책임졌으며, 첫 순수 전기차인 ‘디 올 뉴 일렉트릭 RZ’와 ‘뉴 제너레이션 RX’를 새롭게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토요타의 회복세도 무섭다. 토요타는 상반기 3,978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보다 38.9% 증가했다.
‘캠리 하이브리드’와 ‘시에나 하이브리드’, ‘라브4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이 대폭 증가하며 판매량 증가에 기여했으며, ‘라브4 PHEV’와 ‘크라운’을 각각 출시, 소비자로부터 꽤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반면, 토요타그룹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에 진출해 있는 또 다른 일본 자동차 회사인 혼다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혼다의 상반기 판매량은 573대로 전년 동기 대비 64.2%나 급감했다. 불매 운동이 시작되기 전이었던 2019년 상반기 혼다의 판매량은 5,700대 수준이었다.
현재 세 브랜드의 상황은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2019년과 너무나 정반대의 입장이 됐다. 실제로 2019년 판매실적에서 혼다는 10.1%로 더 증가한 반면 토요타는 36.7%, 렉서스는 8.2% 감소했다.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9년 하반기에도 토요타와 렉서스는 각각 49.1%, 45.2%로 감소율이 높았던 반면 혼다는 38.9%로 상대적으로 낮은 감소율을 보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혼다가 이처럼 부진한 이유로 차량 라인업이 2종밖에 없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혼다는 지난 4월 6년 만에 선보인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6세대 CR-V’와 기존 판매해온 오딧세이만을 판매중이기 때문에 고객 선택 폭이 좁다.
또한 5월에 새롭게 개발된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e:Ny1 또한 국내 시장에는 빨라야 2026년 이후에나 도입할 수 있다는 제한도 있다.
이러한 부진을 만회하고자 혼다는 올 하반기 다양한 신차를 출시해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반등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혼다는 국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중형 세단 어코드의 하이브리드 모델과 SUV 파일럿 등이 올 하반기에 출시 될 예정이다.
혼다코리아 측은 “ CR-V의 경우 주문량에 비해 미국 공장에서 공급을 제때 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하반기에 신차 출시가 이뤄지면 판매량이 상당부분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