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볼티모어 프란시스 스콧 키 브리지(Francis Scott Key Bridge) 붕괴 사고에 대한 원인 조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사관들이 항로를 벗어난 컨테이너 선박의 전력 시스템 결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선박 건조 회사와 운영사, 선박관리회사 등이 책임 소재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센테니얼 등의 보도에 따르면 제니퍼 호맨디(Jennifer Homendy) 미국 교통안전위원회 의장은 "조사 기관이 선박 기관실 장비 제조업체인 HD현대중공업의 지원을 받아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맨디의장은 10일(현지시간) 아침 미국 상원 위원회에서 "수사관들이 선박의 회로 차단기를 조사하기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선박 자체 결함, 오염된 급유 등 다양한 추측들이 나왔으나 구체적인 조사대상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맨디의장은 그러나 이 조사 방향은 진행과정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를 일으킨 컨테이너선 '달리'는 HD현대중공업이 2015년에 건조한 싱가포르 국적 선박으로, 선주는 그레이스 오션이다.
선박용선회사는 해운업체 머스크지만 운영은 시너지 머린 그룹이 맡고 있다.
호맨디의장은 선박의 전기 시스템 결함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선박의 조명이 꺼졌다가 다시 켜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비디오에서 알 수 있듯이 선박은 충돌 직전에 전력손실이 발생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선박의 항해 데이터 기록 장치와 기관실에 있는 정보가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관들은 또 교량 설계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테이너선 달리호는 지난 달 화물을 싣고 볼티모어를 떠나 스리랑카로 향하던 중 교량의 지지 기둥을 들이받아 교량 일부가 붕괴되면서 6명이 추락해 사망했다.
잠수부들은 수중 잔해에서 시신 3구를 수습했으며, 나머지 3명의 희생자는 실종 상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