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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아 Aug 24. 2017

동서양의 가치관이 결합한다면

채움과 비움의 공존

서양에선 좋아하는 걸 찾으라고 한다. 동양에선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라고 한다.


좋아하는 것을 찾으면, 순간은 열정적이겠지만 찾고 나서도 끊임없이 더 좋아하는 것을 찾게 된다. 마음이 뜨면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능동적이며 비판적이다.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면 좋음과 싫음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무엇이든 받아들이기 수월하다. 그러나 쾌락도 적다. 선택에 후회하더라도 참는 편이다. 수동적이며 수용적이다.


서양의 행복은 채워지지 않는 외부를 향한 채움의 행복이고, 동양의 행복은 끊임없이 마음을 다스려 합리화를 해야 하는 내면을 보는 비움의 행복이다.


서양은 외부를 변화시키려 하고, 동양은 내면을 변화하려 한다. 서양은 환경의 변화에 몰두하고, 동양은 개인의 성찰에 집중한다.


서양의 현실은 변화시켜서 쟁취해야 할 자유이자 벽이며, 동양의 현실은 덧없는 꿈이다.


동양은 수행에 집중하며 서양은 실천에 집중한다. 동양은 명분이며 서양은 실리이다.


동양은 생각의 뿌리이며, 서양은 사상으로 피어나게 하는 잎이다. 동양은 원천이며 서양은 응용이다.


동양은 자신의 수행에 집중하며 서양은 사회 변화와 같은 실천에 집중한다. 수행만 해서는 외부는 잘 변하지 않으며, 실천만 앞서서는 어떠한 방법이 지혜로운 것인지 내면이 늘 방황한다.


내면을 늘 공부하고 다스려서 외부를 향해 실천해야 한다.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돼도, 환경을 받아들이는 성숙함이 부족해도, 어질고 정의롭고 예의를 지키며 지혜를 추구하는 삶을 살려고 한다면 그 지점이 동서양 지혜의 결합점이 아닐까.


연장자 혹은 이익 공동체를 위해 예의를 차린다며 불합리함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지 말고, 자신만의 이득을 생각한 감정에 이끌린 비판을 하지도 말아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나와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보고 적합한 행동인가를 곱씹어보면서 수용하거나 비판해야 한다.


다수의 판단에 위배되더라도 사물의 이면까지 의심해보는 격물치지. 상황에 적합한 언행을 하려는 중용의 태도. 이런 동양의 태도를 바탕으로 나와 주변, 공동체를 해하지 않는 선에서 서양의 가치관처럼 좋아하는 것을 한다면 얼마나 삶에서 향기가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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