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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아 Sep 08. 2017

미래를 위한 노력도, 놓쳐선 안 될 지금도 소중해

꿈을 찾는 행위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창작이라는 특성이 사회적 관계와는 거리둠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자신 안의 에너지에 귀 기울이며, 많은 사유를 하고, 생각을 표현하라는 뛰어난 창작자들의 말들. 나는 그 말들을 그대로 실천했을 뿐인데, 왜 마음의 병을 얻어야 했을까. 따지고 보면 그들은 창작은 성공적이었을지 몰라도 역시 외로웠다. 그 외로운 에너지로 무언가를 표현했기에, 그렇게 된 걸지도.


삶은 모든 걸 얻을 수 없지만, 균형은 잡을 수 있다. 유일무이한 창작자가 될 것이냐, 평범하지만 균형 잡힌 사람이 될 것이냐는 자신의 선택이다. 물론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면 능력자겠지만. 뛰어난 작품을 남겨도, 돈이 많아도, 외롭고 공허하다면 그게 무슨 소용일까 싶기도 하다. 서장훈이 한 말이 생각났다. 자기 후배들 중에서, 농구적으로 성공하지도 못했고, 돈도 많지 않지만, 지지고 볶으며 어떻게든 사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자신보다 행복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물론 서장훈을 부러워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서장훈이 말하고자 하는 건 관계에서 오는 공허함을 말하려는 것 같다. 돈은 무시할 수 없다. 다만, 공허함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같다. 동지애랄까. 어려운 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를 신뢰해가는 시간. 그런 관계가 쌓여서 서로를 보듬을 때 지나온 추억으로 서로의 가슴이 울컥해지는 시간. 앞만 달려가지 말자. 꿈을 위해 노력하되, 지금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기쁨까지도 다음, 다음으로 유보하지 말자. 주변을 돌아보며 기억이라는 시간을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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