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식 없어?"
오랜만에 대학 동창에게 연락이 왔다. 서른 중반에 두 딸의 아빠다. 그 친구를 보며 느끼는 건 너무 신중한 것도 독이 되는구나, 싶다. 대학 때 잘 맞아서 웬만하면 조별 과제할 때 같이 했는데, 나는 너무 생각이 많고 신중해서 일의 진행이 더뎠다. 그 친구는 정말 쉽게 쉽게 했다. 이렇게 해서 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일을 쳐내는 데만 집중해서 디테일이 부족했다.
그 친구는 욕을 먹으면 먹는구나, 그러려니 하고, 모든 적당히 하면서 일처리를 빨리 하고, 대외적으로 보면 세상의 미션들을 어렵지 않게 해 나가는 인상을 받았다. 나는 사람을 사귈 때도 너무 많은 생각을 해서 생각이 생각을 잡아먹었던 것 같다. 그 친구는 그저 쉽게 사람을 만났다. 문란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 누군가를 만나 옛날 어른들처럼 학교를 졸업하니 거대한 고민 없이 결혼을 하는 것처럼 보였고, 지금은 딸 둘을 낳아 살아가고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그냥 하는 거야, 라며 생각이 너무 많은 내게 메시지를 주었다.
"아이 둘을 어떻게 책임지고 사니?"
"에이... 그냥 하면 돼."
"닥치면 하게 되는구나."
"그렇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