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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 아줌마

잔인하고 야속한 유니폼 색깔

by 무아

야쿠르트 아줌마 하면 0.1초 만에 떠오르는 야쿠르트 색 유니폼, 1차원 적인 상품 이미지화에서 야쿠르트 유니폼을 이길 만한게 뭐가 있을까 싶다.

요즘 많은 분야에서 성별의 장벽이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야쿠르트 아저씨를 본 적은 없다. 내가 인생을 짧게 산 것도 내 활동 반경이 좁은 편도 아닌데 말이다. (물론 어딘가 존재하실 수 있다. 난 빅데이터가 아닌 내 시야로 세상을 살아기는 인간 1일 뿐이다.)


하물며 여자들의 절대 영역일것만 같은 ‘필라테스’도 남자 강사들이 많은데 ‘야쿠르트 아줌마’는 이 시대에 걸맞지 않게 왜 보수적일까? 내 답은 심플하다. 바로 유니폼 색깔, 아무리 아웃핏의 유니섹스화 시대라도 야쿠르트 컬러를 남자가 받아들이기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이건 성별을 넘어선 절대적 기준으로 야쿠르트 컬러는 잔인하다. 매우 잔인하다. 특히 동양인 피부톤에 정말 어울리기 쉽지 않은 야속한 컬러, 상품 이미지화는 성공했겠지만 입어야 하는 이들의 만족과는 거리가 멀 것이다.


엄마는 엄마만의 미적 취향이 존재하는 줄 알았다.

‘세련, 시크, & 힙’ 이런 형용사들과 거리가 먼 엄마만의 옷장이라던가 엄마만의 색조 화장 팔레트. 내가 엄마가 되보니 알겠는데 그런건 존재하지 않는다. 엄마만의 취향은 자녀들의 편견 속에나 있는 거였다.


20대의 나와 30대 후반의 나는 내외면 적으로 많이 변했지만 단 하나 변하지 않은 건 여전히 예쁘고 싶은 거다. 20대 땐 40-50대의 아주머니들이 스타일링을 조금 영하게 하고 다니면 주책이라고 생각했다. (사과 드립니다.)


그. 러. 니.

야쿠르트 유니폼 색은 너무나 잔인하고 야속하다. 눈가 주름이랑 누가 누가 더 잔인한지 배틀을 해도 될 만큼의 잔인함이다. “여자는 평생 예쁘고 싶거든요.”


야쿠르트 유니폼이 교체에 관한 기사들을 봤다. (2014년도에 44년 만에 바뀐다. & 2022년도에 4년 만에 ‘힙’하게 바뀐다. 정확한 연도엔 혼란이 있지만 어찌 됐든 40여 년 만에 크게 한번 그 후 몇 년 만에 힙하게 한번 바뀌었다고 한다.)

모든 야쿠르트 아주머니들께 전하고 싶다. “축하합니다.”


그리고 야쿠르트 아주머니들 말고 그냥 모든 엄마들에게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혹시 우리 스스로 디자인해서 입고 있는 야속한 유니폼이 있다면 자신을 위해 바꿔보길 권한다. ‘상품의 이미지화’를 위해 디자인 됐던 야쿠르트 유니폼처럼, ‘누군가의 엄마’이기에 입고 있는 나 자신에게 잔인한 유니폼은 아닌지, 살펴보고 과감하게 벗어 던지자. OO아,


- 누군가의 엄마이기 이전에 OO이었던 모든 OO이에게 바치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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