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새로운 발령지로 떠나간 지 5개월.
우리가 주말부부가 된 지도 5개월이 되었다.
평생을 강원도에서만 살아온 우리는 수도권 근처에 얻은 신랑의 자취방을 거점 삼아 고삐 풀린 망아지들처럼 온 동네를 쏘다녔더랬다.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에게 떠밀려 다니던 잠실, 거닐기만 해도 마치 like힙스터가 된 것 같았던 젊은이들의 성지 성수.
시원하게 올라오는 물줄기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까르르 울려 퍼지던 광화문 광장. 팔뚝보다 더 큰 물고기를 보고 깜짝 놀란 청계천.
팝업 대기를 2시간 넘게 기다려도 마냥 신기했던 여의도 더현대까지.
신랑과 나의 데이트 패턴은 대개 이렇다.
식사 - 카페 - 쇼핑 - 구경.
둘 다 맛없는 게 뭔지 잘 모르는 무난한 입맛이라 식사는 어느 걸 먹어도 만족도가 높고
둘 다 디카페인 커피밖에 못 마시면서 또 카페는 절대 포기 못 한다.
특히 신랑은 쇼핑메이트로도 가히 손색없는데 둘이서 각 잡고 쇼핑을 시작하면 서너 시간으로는 택도 없다고 보면 된다.
쓰고 보니 지극히 평범한 부부 혹은 커플의 일상이지만,
그래서 좋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같이 손잡고 걸으며 끊임없이 재잘거리는 것이 좋고,
아무런 곳에 걸터앉아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경험을 함께하고 그 언젠가 그거 참 좋았지,라고 같이 추억할 수 있다는 게 좋고,
그때 먹었던 음식, 덥거나 추웠던 날씨, 너무 오래 걸어서 아팠던 다리를 떠올리면서도 다음에 또 갈까? 하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한강 둔치 계단에 앉아 나란히 유람선을 구경하던 시간. 나는 분위기에 취해 파리의 센 강의 이들처럼 와인 한 잔 하고 싶다 생각하고 신랑은 한강을 가득 둘러싼 건물들을 보며 비록 부동산 시세를 얘기할지라도.
18년 동안 수백 번 넘게 해온 데이트를 또다시 수백 번 반복한다 해도 좋다.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들.
오래오래 기억 속에 남을.
그러니까 또 데이트하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