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최여원 12살
안개가 끝없이 펼쳐져있었다.
아직도 하늘이 한밤중처럼 어둡고 별도, 달도 안개 때문에 보이지 않았다.
서늘했다.
나는 추위를 잘 타는 편이기 때문에, 두꺼운 청 코트를 입었는데도 추웠다.
아, 이제 겨울인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추웠다. 옆에 서 있는 애도 조금 추운지 살짝 몸을 떨었다.
"하으..."
그 애는 몸을 떨며 가만히 있다가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갔다. 나도 뛰어갔다. 여전히 춥다. 게다가 뛸 때마다 옷과 청 코트에 달린 리본과 단추들이 조금 거슬렸다. 나는 옷이 원래 이런 것밖에 없기 때문에... 편한 옷을 사야 하나. 어쨌든 나는 계속 떨면서 뛰어갔다.
하늘은 아직도 까맣다.
나는 점점 지쳤다. 게다가 바람 때문에 자꾸 밀려나고, 안개 때문에 눈이 안 보였다.
"이런 이런! 앞이 잘 안 보인다고!"
모모는 투덜거리며 소리쳤다. 그때
"똑!"
"오?"
나는 무표정으로 위를 바라봤다.
"오잉?"
그 애도 하늘을 바라봤다.
"똑, 똑, 똑, 촤라라라락~"
"아니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나는 크게 소리쳤다.
"아이 씨! 망했군!"
그 애도 똑같은 높이로 소리쳤다.
아침부터 이게 무슨 난장판이야! 더 추워졌어. 어흑흑...
"하우, 죽고 싶어."
최여원 작가의 말
요즘... '좋아요' 하트가 잘 안 모여요.
누가 나 좀 도와주세요.
'그림 그리는 과정이에요' 이후의 글들이 '좋아요' 수가 10개를 안 넘어요. 힘들어요. 그냥 의욕이 막 꺾여요. 그리고 지난번 제가 쓴 글을 다시 읽는데, 말 그대로 '현타'가 왔어요.
그래서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핼러윈쯤이 되면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그럼 이만 -끝-
위 본문에 쓰인 '씨'가 욕인지 아닌지 딸아이가 물어왔다. 처음엔 '씨' 다음에 'ㅂ'이 빠졌기에 욕이 아니라고 대답했다가 결국은 'ㅆㅂ'을 지칭하는 게 명백하기 때문에 욕이라고 정정했다가, 음~ 생각해보니 그래도 문맥상 욕 비슷한 게 앞뒤로 형성되거나 균형을 맞추는 게 나와야 하는데 어쨌거나 뒤에 'ㅂ'이 나오지 않았으니 '씨'는 어쩌면 '젠장' 정도의 무게가 아닐까 싶어서 써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게 실제 생활에서 아이의 목구멍과 입을 통해 실물 형태로 '씨'가 나왔다면, 그것도 딸아이의 작은 입에서 도출되었다면 정말 그게 욕이 아닌 게 될까? 아무래도 충격적일 터. 그래, 줄이거나 말거나 욕은 욕이다. 욕에서 태어났기에 욕의 파편, 자식도 욕이다. 욕인데 그게 귀엽거나 깜찍하다거나 반쪽짜리라 해서 욕이, 욕이 아닌 게 될 수는 없다.
나는 존재감이 없다, 라고 딸아이가 어떤 발표로 교실에서 말하는 순간,
반 아이들은
왜 그래? 넌 우리 반에서 유일하게 욕을 하지 않는 아이잖아,
라고 했다는데.
반에서 유일하게 욕을 하지 않는다는 딸아이.
브런치 글을 쓰다 보면 아무래도 '좋아요' 하트 수(라이킷)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딸아이에게 말하길, 하트가 많아야 잘 쓴 글이란다. 사람들이 '좋아요'를 남긴 수가 핵심이지. 브런치는 특성상 댓글보다 하트 수가 중요하단다. 이후 딸아이는 자신의 글에 하트가 몇 개나 달렸나 유심히 살피고는 했다. 그동안 내가 느끼던 것처럼, 딸아이도 하트가 많으면 기분 좋아하고 적으면 찜찜해했다. 다행히 하트가 많으면 성공이라며 아빠와 하이파이브를 했는데, 어쩌다 하트가 적으면, 글이 이상한가? 휴, 이상했구나. 역시 좀 더 심혈을 기울였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결과야. 젠장 좀 잘 쓸걸. 부지런히 쓸걸. 이 부분은 고칠 걸, 하고 후회의 연속이다. 마침내 아이~씨~ 이렇게 욕이면서 욕이 아닌 욕도 나온다. 여기서 '씨'는 자신에게 하는 하소연이다. 왜 잘 쓰지를 못했나 하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아마 그래서 딸아이가 며칠간 쉰다고 발표한 것이리라.
욕까지 튀어나온 마당에
때론 쉬어가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