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바키의 눈, 작가가 구 잡는 법
그림 그리는 작가 캐릭터가 실제 딸아이와 너무 똑같아서 놀랐다. 작화 후 나오는 대량의 지우개 가루도 똑같다. 매주 토요일 아침 일주일에 한 번 대청소 날, 나는 청소기를 들고 딸아이 방에 들어간다. 가루는 휴지통 주위로 수북이 쌓여있다. 휴지통에 들어가다 옆으로 흩날린 가루. 휴지통을 기점 삼아 원을 그리듯 지우개 가루는 벽 쪽에 침대 쪽에 책상 쪽에 골고루 흩어져 있다. 나는 어떻게든 청소기를 갖다 대 가루를 빨아들인다.
딸아이는 요즘 일본어 공부에 빠졌다. 어플로 일본어 단어를 외우고 자랑하듯 발음과 뜻을 내게 알려준다. 딸아이가 가본 외국은 일본이 전부다. 비행기를 타고 가본 곳은 일본뿐이다. 해외 다른 곳은 가보지 못하고 일본만 다녀왔다. 그래서 일본에 관심이 많다. 일본뿐 아니라 다른 곳도 두루두루 다니면 이래저래 견문도 넓어지련만. 그러지 못하는 현실에 씁쓸한 마음이 든다. 아무렴 어떠랴. 뭐든 열심히 하고 빠진다는 건 좋은 거다. 열정이 있다는 거니까.
아빠는 언제든 지우개 가루를 치울 준비가 되어있다. 딸아! 배출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