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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길을 답습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 정중규

by 정중규


노무현의 길을 답습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 정중규 더프리덤타임즈 주필


미국 압박에 반미주의자에서 친미주의자로 급변침..혼란에 빠진 지지자들


취임한지 이제 100일을 맞는 이재명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듯하다.


물론 인품에서 그가 정치인 노무현을 닮았다거나 정치적 운명이 대통령 노무현처럼 비극적으로 끝난다는 그런 차원이 아니라 5년 대통령 임기 정치여정이 대미 관계 때문에 유사할 것이라는 말이다.


두 사람은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특히 좌파진보 대통령 가운데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반미주의자로 각인되어져 취임 초부터 백악관으로 초치당한 그런 운명의 닮은꼴이다.


부시 대통령 만남 후 반미에서 친미로 급변침한 노무현 대통령에 등돌린 지지자들


대통령 되기 전 멋모르고 기개 부리며 반미 발언 일삼다 대통령 되고 첫 방미에서 대통령 노무현은 부시 전 미 대통령에게 호되게 당한다.


특히 ‘12가지 요구안’을 들이밀면서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노무현 정권의 안위가 위태로울 수 있을 거라는 겁박마저 부시 미 대통령에게 당한 뒤 충격을 받은 노 대통령은 불현 친미주의자로 변신을 시작한다.


한미FTA 체결과 미쇠고기 수입,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찬성, 평택 미군기지 조성, 이라크 지원군 파병, 삼성그룹 키워주기, 심지어는 여야 대연정 제안 등등 부시 대통령이 바라는 대로 수행한다.


그런 급변침 행보를 보이자 당연히 노 대통령 지지층에서 배신감에 들고 일어나 반정부세력화 되어갔다.


한미FTA 반대운동의 경우는 김근태 천정배 정동영 같은 정치인들과 당시 민주당 핵심세력에 의해 주도되었기에, 거기에다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MBC 같은 좌파미디어들조차 돌아섰으니 대통령 노무현 입장에선 더욱 뼈아팠을 것이다.


그러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폭락하고 기어인 민주당마저 분열되면서 정권재창출마저 실패하고 말았다.


트럼프 대통령 만남 후 ‘안미경중’ 대신 ‘안미경미’ 외치는 이재명 대통령의 급변침


그것은 마치 대통령 되기 전에는 친중종북의 반미주의자로 기세등등하던 대통령 이재명이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면서 역시 급변침을 시작해 기어인 친미주의자로 돌아서자, 좌파 진영 전체는 물론 지지층에도 배신자로 보여지는 충격을 주면서 결국 그들이 반정부세력으로 뭉칠 가능성을 낳고 있는 작금의 현실과 흡사하다.


이 대통령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겁박에 깜짝 놀라 6000억 달러 대미 투자 약속은 물론이고 비공개 오찬회담 뒤 즉각 태세를 바꾸면서, 안미경중(安美經中) 폐지, 검찰청 폐지 재고,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한미일 체제로 북한 핵·미사일에 대항, 유사시 자위대 한반도에 파병, 심지어 한덕수 전 국무총리 구속 기각 같은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기존의 이 대통령 지지자들에겐 배신감이 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들뿐이었다.


거기에다 이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미국이 사실상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익히 알고 있다. 박 대통령이 중국 인민해방군 전승절 열병식을 참관하기 위해 천안문 망루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에 멋모르고 섰다가 오바마 미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보복을 받았으며 끝내 탄핵까지 당해 권좌에서 쫓겨나게 된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까닭에 미국에 맞선다는 것의 위험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리스크에 친문세력 압박까지..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이재명 정권


이 대통령에게 더 심각하게 다가오는 것은, 문재인 세력에 의한 당권 반환 요구에 의해 민주당이 정청래 당대표 선출로 친문세력에 장악된 것으로, 노무현 정권 당시처럼 민주당의 분당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충분한 불씨 그 시한폭탄을 안고 가게 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 정권은 5년 내내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시달릴 것이라고 다들 예상하는데, 거기에 5년 내내 친문세력에게도 시달릴 여건이 만들어졌는데, 그렇다면 민주당의 정권재창출도 장담할 순 없게 된 것이다.


그럼 왜 이런 일이 노무현과 이재명 정권에서 벌어지게 된 것인가.


바로 민주당 내 소수파가 집권해서 빚어진 것이다.


정치인 노무현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자가 아니었듯이, 이재명 역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적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로 부를 수 없는’ 홍길동과 같은 ‘서자 콤플렉스’가 노무현-이재명 정권이 불안정한 그 근본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친문세력과 트럼프가 만드는 이런 내우외환 속에 이재명 정권이 과연 제대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힘들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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