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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폭탄선언 ”…‘80% 미국 생산’ 충격 발표

by 정중규

“현대차, 폭탄선언 ”…트럼프 25% 관세에 맞선 ‘80% 미국 생산’ 충격 발표


2025. 9. 27.


한국차 수출, 더 이상 안전지대 아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밀어붙인 25% 고율 관세가 결국 현대자동차의 전략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현대차가 전격 발표한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방침은 단순한 공장 증설이 아니라, 한국 자동차 수출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 무대에서 던진 ‘게임 체인저’


현대차 글로벌 COO 호세 무뇨스 사장은 9월 22일 뉴욕에서 열린 인베스터 데이에서 충격적인 발표를 내놨다. 현재 40% 수준인 미국 현지 생산 비율을 2030년까지 80%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한국에서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비중을 대폭 줄이겠다”는 의미로, 업계는 곧바로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매달 7천억 원이 사라지는 관세 폭탄


이번 결정을 밀어붙인 직접적 이유는 트럼프 관세다. 한국산 자동차에만 25%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입는 손실 규모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3분기 기준 매달 7천억 원 규모의 비용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현대차의 미국 현지 생산 비율은 42%에 불과해, 판매 차량의 절반 이상이 관세 충격에 노출돼 있다. 반면 토요타(54%), 혼다(72%)는 이미 현지 생산 비중을 높여 피해를 최소화했다. 결국 현대차는 경쟁사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현지화 올인’이라는 선택지를 꺼내든 셈이다.

수출 효자에서 ‘전략 수정’으로


자동차 산업은 한국 수출의 핵심이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수출의 7.8%, 자동차 부문만 보면 75% 이상을 현대차그룹이 책임졌다. 특히 대미 수출에서는 27%를 차지하며 사실상 ‘수출 효자’로 불렸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1~8월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2% 줄어든 20억9700만 달러에 그치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업계는 “관세 충격이 현실화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조지아 공장 증설, 제네시스까지 현지 생산


현대차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조지아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능력을 현재 연 30만 대에서 2028년 50만 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까지 현지 생산 모델에 포함시켜 관세 회피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노린다는 전략이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시장에 판매되는 차량은 앞으로 미국에서 더 많이 생산하겠다”며 사실상 대미 수출 구조를 전면 개편할 것임을 예고했다.


“한국 생산 줄이지 않는다”…하지만 우려는 여전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한국 내 생산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무뇨스 사장은 “글로벌 전체 생산을 30% 확대할 계획이며, 한국 공장 역시 새로운 차종 생산을 맡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럼에도 현대차 내부에서는 경계심이 감지된다. 이승조 기획재경본부장은 “재고 확보 덕분에 올해는 방어가 가능했지만, 내년부터는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현실적인 위기감을 드러냈다.

한국이 아닌 뉴욕에서 발표한 의미


이번 인베스터 데이가 뉴욕에서 열린 것 자체가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현대차가 해외에서 투자 전략을 공식 발표한 첫 사례이자, 그 무대가 ‘미국’이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경영 초점이 미국 시장에 맞춰질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국 경제에 드리운 그림자


현대차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한 기업의 생산 전략 변화가 아니다. 한국의 제조업·수출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다. 자동차는 반도체와 함께 한국 수출의 양대 축이다. 만약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본격화되면, 국내 자동차 수출액은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관세가 단기적 통상 갈등을 넘어, 한국 제조업의 수출 의존도를 재편하는 변곡점이 되고 있다”며 “정부와 업계 차원의 대응 전략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결론: ‘현지화’가 해답일까


현대차의 이번 행보는 위기 속 선택이자, 동시에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미국 시장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자동차 격전지이며, 관세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현지 생산 확대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한국이 잃게 될 수출 물량과 일자리 문제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남는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촉발한 이번 사태는 단순한 무역 갈등이 아니라, 한국 경제 구조 전반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국 제조업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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