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인재포럼 2025
GLOBAL HR FORUM 2025
공생지능의 시대
The Era of Symbiotic Intelligence
2025.11.5. 오전8시30분. 그랜드 워커힐 서울
주최 : 교육부, 한국경제신문,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기조연설 - 짐 하게만 스나베 지멘스 의장
AI는 기회를 제한하지 않아
인쇄술, 지식 민주화 불렀다면
AI는 '지능의 민주화' 이끌어
케네디의 '문샷 프로젝트'처럼
리더가 어떤 목표 제시했냐 중요
구성원에 영감주고 동참시켜야
“최고의 시대였고, 최악의 시대였다.”
짐 하게만 스나베 지멘스 이사회 의장은 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개막한 ‘글로벌인재포럼 2025’에서 기조연설을 시작하며 찰스 디킨스 장편소설 <두 도시 이야기>의 첫 문장을 인용했다. 스나베 의장은 인공지능(AI)을 마주한 인류가 소설 배경인 프랑스혁명만큼이나 격동의 시대를 통과하고 있다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기에 최고의 시대이고, 이 기술을 활용하는 데 인간이 방해된다면 최악의 시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류가 AI와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가치로 리더십을 꼽았다. 이날 기조연설 주제도 ‘기술 전환을 이끌 공생의 리더십’이었다. 스나베 의장은 “리더십이란 인간의 잠재력을 믿는 것”이라며 “지금은 인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할 최적의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SAP, 지멘스, 머스크 등 여러 글로벌 기업을 이끌어 왔다.
◇AI, 지능의 민주화 이끈다
스나베 의장은 “더 나은 회사, 사회, 국가를 위해 기술을 사용할 의무는 리더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AI가 최고경영자(CEO)를 대체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과 달리 AI가 일상화된 세상에서는 리더의 목표 제시 능력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인쇄술의 발명이 ‘지식의 민주화’를 이끌었다면 AI는 ‘지능의 민주화’를 이끌 것입니다. 모든 인류가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가지게 되면 회사와 국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인류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변화와 강력한 기술을 마주한 시대에 우리가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건 행운입니다.”
스나베 의장은 구텐베르크의 인쇄혁명이 소수가 독점하던 지식의 문턱을 낮췄듯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는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누구나 자신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기술은 더 이상 기회를 제한하지 않는다”며 “AI의 한계를 긋는 건 오히려 인간의 상상력”이라고 말했다. 꿈꾸는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유다. 스나베 의장은 공저한 책 제목 ‘꿈과 세부 사항(dreams and details)’을 언급하며 “리더는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구체적으로 꾸고 그 달성 과정에 구성원을 동참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리더십을 보여준 사례로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문샷 프로젝트’를 들었다. 스나베 의장은 “케네디 대통령이 인간을 달에 보내고 안전하게 지구로 귀환시키겠다고 발표했을 때, 그의 꿈은 온 나라에 영감을 주고 기술자들이 세부 기술을 완성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리더로서 자신의 경험도 공유했다.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는 그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던 2018년에 ‘2050년 탄소제로 해운 달성’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런 장기적이고 대담한 지향점이 있었기에 HD현대가 건조한 세계 최초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을 2023년 진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목표를 세운 뒤 세부 계획을 구성원이 완벽하게 공유했기에 불가능해 보이는 계획을 일찍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AI가 어디에나 있는 시대
AI가 가져올 변화 세 가지로는 생산성 향상, 예측력 강화, 혁신 가속화 등을 꼽았다. 교통, 식품, 의료체계의 효율화처럼 150년간 인류가 고민해 온 과제를 AI가 해결해 줄 것으로 내다봤다. 단, AI와 공존할 줄 아는 리더십이 전제 조건이다. 스나베 의장은 “AI는 거대한 데이터센터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세상 모든 곳에서 인간과 공존할 것”이라며 “인간이 기술을 통제하고 기술과 사회에 이로운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스나베 의장은 기조연설 직전에 있었던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환영사를 언급하며 “새로운 교육은 젊은이들에게 질문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 - 루먼 초두리 CEO
인류가 편하자고 만든 자율주행 기술
사고땐 운전자 책임…스트레스 여전
인간이 기술에 통제권만 내어준 결과
AI를 단순히 사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해석·판단하는 'AI 문해력' 갖춰야
“인공지능(AI)이 많은 분야에서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일 뿐입니다. 결정과 이에 따른 책임을 지는 건 인간의 몫으로 남을 겁니다.”
루먼 초두리 휴메인인텔리전스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 설립자는 5일 개막한 ‘글로벌인재포럼 2025’에서 “기술은 인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조할 때 가장 효율적”이라며 인간의 능력을 보완하는 기술로서 AI의 역할을 강조했다. 초두리 CEO는 ‘알고리즘 윤리’ 분야를 개척한 AI 윤리 전문가로 통한다. AI가 인간의 존엄성과 민주주의적 가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데이터과학자이자 사회과학자다.
◇“AI는 욕망 없는 알고리즘일 뿐”
초두리 CEO는 ‘공생의 조건’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AI가 인간을 궁극적으로 대체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의도도 욕망도 없는 수학적 모델일 뿐”이라며 “AI에 판단과 통제를 넘기는 순간 기술의 실패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간이 기술을 통해 안락함을 누리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책임과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AI가 운행하는 자율주행 기술이 대표적인 사례다. 초두리 CEO는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편안한 이동을 꿈꿨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 중 사고가 나면 책임은 운전자가 져야 한다”며 “인간은 운전 스트레스는 그대로 받으면서 통제권만 잃어버린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기술에 통제권을 쥐여주면 인간은 기술이 초래한 부정적인 결과에만 대응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AI가 ‘평균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도 초두리 CEO가 ‘AI 만능론’을 경계하는 이유다. 그는 “AI는 데이터 속에서 평균과 패턴을 찾아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며 “개인화를 추구한다는 AI 모델도 사실은 모든 데이터를 모아 특정 범주에 넣고, 이 범주의 평균적인 인간은 무엇을 좋아할까를 추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균이 늘 정답일 순 없다는 게 초두리 CEO의 설명이다. 그는 1940년대 미국 공군 사례를 들었다. 초두리 CEO는 “미국 정부가 4000명 이상 조종사의 평균 신체에 맞춰 좌석을 만들라고 요구하자 아무에게도 맞지 않는 좌석이 탄생했다”며 “버튼으로 조절할 수 있는 자동차 시트를 제작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상황과 개인에게 맞춘 해답이 필요한데, 이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인간의 판단에 의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가 운행하는 자율주행 기술이 대표적인 사례다. 초두리 CEO는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편안한 이동을 꿈꿨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 중 사고가 나면 책임은 운전자가 져야 한다”며 “인간은 운전 스트레스는 그대로 받으면서 통제권만 잃어버린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기술에 통제권을 쥐여주면 인간은 기술이 초래한 부정적인 결과에만 대응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AI가 ‘평균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도 초두리 CEO가 ‘AI 만능론’을 경계하는 이유다. 그는 “AI는 데이터 속에서 평균과 패턴을 찾아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며 “개인화를 추구한다는 AI 모델도 사실은 모든 데이터를 모아 특정 범주에 넣고, 이 범주의 평균적인 인간은 무엇을 좋아할까를 추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균이 늘 정답일 순 없다는 게 초두리 CEO의 설명이다. 그는 1940년대 미국 공군 사례를 들었다. 초두리 CEO는 “미국 정부가 4000명 이상 조종사의 평균 신체에 맞춰 좌석을 만들라고 요구하자 아무에게도 맞지 않는 좌석이 탄생했다”며 “버튼으로 조절할 수 있는 자동차 시트를 제작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상황과 개인에게 맞춘 해답이 필요한데, 이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인간의 판단에 의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6일까지 이어지는 글로벌인재포럼은 한국경제신문사, 교육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세계 최대 인적자원(HR) 분야 포럼이다. 20주년을 맞은 올해 주제는 ‘공생지능의 시대’다.
세계적 석학과 각계 전문가들은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AI와 공존하는 길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AI는 결론을 내면 끝이지만, 인간은 그 결론을 토대로 이게 옳은 길인지를 한 번 더 판단한다”며 “‘지능’보다 진화한 ‘지성’을 갖춘 인간만이 가진 고유의 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