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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2025 제로시대의 재설계:다시 쓰는 혁신/정중규

by 정중규

SBS D FORUM(SDF) 2025

제로시대의 재설계 : 다시 쓰는 혁신

Redesigning the Zero Era : Rewriting Innovation

2025.11.13. 오전8시.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 1관

내가 각종 학술행사 가운데 가장 귀하게 여기는 행사다. 매년 초청 받아 참석할 때마다 가슴이 뛴다.

'SBS D포럼' 개막…'노벨경제학상' 대런 아세모글루·'딥러닝의 대모' 페이페이 리·이세돌 9단 강연까지

SBS의 사회 공헌 지식 나눔 프로젝트 'SBS D포럼(SDF) 2025'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13일 오전 SDF 2025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렸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SDF의 주제는 '제로 시대의 재설계: 다시 쓰는 혁신'으로, 포럼의 문을 연 방문신 SBS 사장은 "SBS D 포럼이 던지는 국가 어젠다가 우리 대한민국을 한 걸음 더 앞으로 전진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며 SDF 2025의 개막을 선언했다.

기조 연설자는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런 아세모글루 MIT 경제학과 교수로, 대런 아세모글루 교수는 현 시대를 규정하는 키워드로 '격변'을 제시하며 "한국은 민주주의에 대한 헌신과 AI 기술에 능숙한 젊은 세대를 갖고 있는 나라로 이런 장점을 인공지능 분야에도 활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를 불평등, 저출생 고령화, 기후변화, 글로벌 질서 재편이 혼재하는 '격변'의 시대로 규정하면서, "AI가 이를 해결할지 더 악화시킬지 좌우하는 건 AI의 개발 방향"이라며 실질적인 생산성을 높이지 않고 일자리만 빼앗는 '자동화' 중심 AI를 경계하면서 “AI의 방향이 생산성 향상보다 자동화에 치우치면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TIME이 선정한 'AI 분야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이자 '딥러닝의 어머니'로 불리는 페이페이 리 스탠퍼드대 교수는 한국 청중을 대상으로 한 첫 강연에서 "AI가 창작과 디자인, 제조, 의료 혁신의 열쇠"라며, "지금까지 AI가 언어를 학습해 인간처럼 말하고 쓰는 시대를 만들었다면, 이제는 3D 공간을 인식하고 창의적으로 재구성하는 거대 세계 모델(LWM)이 다음 세대 AI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한국은"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교육과 인재층이 탄탄하고, 스타트업 생태계가 매우 활발하다"며 "제조업의 강점을 살려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하고, 데이터와 모델링의 선순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미래 기술 전략을 총괄하고 있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AI 시대,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특별 연설을 했다.

인간 중 AI의 위협을 가장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 꼽히는 이세돌 9단의 강연도 주목을 받았다. 이세돌 울산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특임교수는 "AI의 등장은 바둑의 문법과 권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었다"며 "스승의 감각보다 데이터가, 정석보다 알고리즘이 기준이 된 시대가 왔다"고 평가했다.

이세돌 교수는 "AI는 모두가 바둑을 즐길 수 있도록 평등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개성을 없앴고, 중간계층 기사들의 일자리도 사라졌다"고 전했다. 또 "바둑계의 AI 도입은 파괴적 혁신으로 이어져, 지식의 민주화와 권위의 붕괴를 동시에 경험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말하면서, "상향 평준화 될 줄 알았던 바둑계의 중간 계층이 사라지고 있다", "AI를 배움의 도구로 삼은 신예 기사들이 빠르게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바둑이 우리 산업의 미래를 먼저 보여준 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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