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 다시 '희망 고문' 될 것인가

국책사업조차 정치적 이해에 춤추는 현실

[최보식이 만난 사람] 가덕도 신공항...부산 여권인사의 격정토로

東西로 놓일 가덕도 활주로, 비행기 측면에 바람 받아 거의 자살 행위…비행기는 앞바람 맞고 이착륙해야

천문학적인 가덕도신공항 건설비 문제 될 것 같아..지금은 활주로 한 개만 건설하는 案으로 바꿔

송철호 울산시장, ‘가덕도는 절대 반대’라고 했던 인물..'김해공항'이 뒤집히면 2등 밀양이 후보지 될 걸로 생각..이제 민주당이 가덕도 찬성하니까 소신 없이 따라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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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식이 만난 사람] 가덕도 신공항...부산 여권인사의 격정토로 - 최보식 의 언론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 문제가 정치권의 핫 이슈로 등장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부산시장 선거에 나온 후보들 모두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찬성하고 있어, 애초에 가덕도 신공항 공약을 들고서 부산시민들의 마음을 얻어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부산 지역 지키려 했던 더불어민주당 선거전략이 생각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미 MB 정부 때부터 가덕도는 남부권 신공항 후보지의 하나로 거론되었던 것이지만, 특히 이번에 문재인 정권이 갑자기 이슈화시킨 것은 부산시장 선거에서 부산 지역 유권자 가운데 대구경북 출신 유권자 표를 떼 내려는, 한마디로 TK와 PK를 갈라치기 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비판을 하는 것이다.

물론 부산시민들께 읍소해야 하는 출마 후보들이야 당연히 여야 구분 없이 모두 부산시민들에게 줄 큰 선물인양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적극 찬성하는 입장에 서 있다. 또한 워낙 부산지역 경제가 바닥을 헤매고 있기에 부산시민들이 지역발전 차원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기대를 갖는 심정은 이해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나는 2003년 노무현 정부 때부터 시작된 남부권 신공항 건설 공약, 근 20년 째 왈가왈부하고 있지만,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등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남부권 신공항 건설 공약은 늘상 "선거 앞두고 띄우는 '표'퓰리즘 매표 행위"로만 끝났을 뿐, 선거만 지나면 다시 흐지부지 되는 악순환을 거듭해왔기에, 이번 논의 역시 보궐선거와 대통령선거만 지나면 다시 유야무야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정치권이 선거 운동 기간에 내놓은 숱한 공약(公約)들이 선거만 끝나면 빌 공(空)자 공약(空約)이 되어버리는 사례를 무수히 보아왔던 까닭이고, 남부권 신공항 건설 논의의 지난 20년 역사도 실상 마찬가지였다. 노무현 정권 때부터 근 이십 년 동안 선거 때만 되면 영남지역 주민들 상대로 김해로 밀양으로 가덕도로 끌고 다니면서 조삼모사 '희망 고문'을 하였던 것이다.

내가 대구에서 남부권관문공항재추진본부 홍보위원장으로 활동할 때, 애초에 대구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바램은 영남지역 주민들을 모두 만족 시킬 제2의 국제공항 건설 지역으로 영남의 한 가운데 위치한 밀양을 원했다. 하지만 영남의 5개 자치단체장들이 합의한 김해신공항 건설 공약을 대승적 차원에서 존중했었다.

그런데 그마저도 문재인 정부가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정권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하룻밤 사에 백지화 시키고 가덕도 신공항 공약을 들고 나오자, 더욱 멀어져 버린 국제공항 꿈에 대구경북지역은 여론이 뒤끓고 있다.

한편 그 당시 나는 제2의 국제공항 건설 문제에 있어, 영호남 화합 차원에선 내심 밀양국제공항보단 호남까지 아우르는 사천국제공항을 지지하기도 했었는데, 제2의 국제공항 건설 문제를 영남권만이 아닌 호남권마저 포함시킨 남부권 전체의 문제, 수도권 vs 비수도권의 문제로 보았던 까닭이다.

오래 전 김지하 시인의 대설(大說) '남'(南) 그 제목처럼 대한민국은, 아니 한반도는 한양(서울)이라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에 지역 격차가 하늘과 땅 차이처럼 극심한 중앙 집중 사회였다. 여기에 '남'(南)을 대표하는 지역인 영호남은 중앙집권적 국가의 폐단 그 극심한 직접 피해 당사자였다. 사실로도 영호남 민중(서민들)은 대한민국 남쪽의 밑바닥이라는 동일한 정치 지형에 있었고, GRDT에서 전국 꼴찌를 달리고 있는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의 경제지표에서 드러나듯이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영호남은 정치 권력이 부추기는 지역 감정에 더 이상 휘둘려서는 안 될 것이고, 그 누구도 아닌 자신들의 계층적 이익을 위해서라도 지역적 기득권에 맞서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내도록 마음을 모아 함께 해야 할 것이었다. 지역 감정 같은 남남갈등을 없이 하고서 손을 맞잡는 또 하나의 계기로 제2의 국제공항 건설 문제를 삼기 위해 나는 사천국제공항 추진에 찬성했던 것이다.

물론 남부권에 제2의 국제공항 건설이 필요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영호남에 사는 사람들은 해외로 나가려면 대한민국의 동북쪽 끝에 위치한 인천국제공항으로까지 가야 하는데, 그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제2의 국제공항 건설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정권의 이해에 따라 심지어 예타(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시키면서까지 신공항 특별법안을 초고속 강행 처리하는 것은, 국책사업마저도 국익과 민익이 아닌 정파적 이해에 따라 춤을 추는 이런 정치 행태가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닌 것이다.

심지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마저 '부산시가 추정한 예산 7조5천억 원의 4배에 이르는 28조6천억 원의 예산 소요, 대형 선박과 항공기의 충돌 위험, 환경 파괴 등 각종 문제점들이 망라된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잘못된 것이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제정의 절차상 문제를 인지하고도 반대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 호소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법무부까지 나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의 위법성을 들어 반대에 나서고 있다. 특별법을 심사하던 민주당 의원조차 “동네 하천 정비도 이런 식으로 안 한다”고 탄식할 지경이다. 그런데 선거가 급한 정부 여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가덕도 공항 예정지로 보내 대통령의 선거개입 논란까지 부르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가덕도 신공항 공약은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 선언한 야당 후보들도 모두 제1 공약으로 내세우는 현실이니 여당만의 공약이라 할 수 없어 애초에 민주당이 바랬던 공약 효과도 이미 사라지고 없다. 그렇다면 정치적 이해로 상식에 어긋나는 무리수 범하며 우리의 미래 세대에 짐을 안겨줄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철회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