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원인 '군중 유체화' 뭐길래?

'이태원 참사' 수사 종결…특수본이 분석한 사고 원인

by 정중규

특수본 공개, 이태원참사 당일 CCTV 보니

https://youtu.be/spBhabFnyiw

'이태원 참사' 수사 종결…특수본이 분석한 사고 원인은, '군중 유체화'...일부러 민 사람 없는데 군중이 파도처럼 떠밀려 넘어져..참사때 1㎡에 최대 12명 몰려 560kg 압력…공중에 뜬채 떠밀려..15초 사이 4차례 동시에 넘어지고 겹겹이 쌓여, 저산소증 겪다 질식

- 그런 경우를 대선 유세 때 몇번 겪었던 것 같은데, 그럴 때 군중은 그 자체가 괴물화 된다.


15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몰릴 때 발생하는 ‘군중유체화’ 현상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고가 난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10시 15분경부터 15초 동안 인파가 4차례 넘어지며 피해자당 최대 560kg의 압력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13일 특수본 수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5시부터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주변 골목길에 인파가 급증했고, 오후 9시경부터 군중유체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군중유체화란 사람이 인파에 떠밀려 공중에 뜬 채 흐르듯 이동하는 현상을 뜻한다.


떠밀려 내려오던 인파는 오후 10시 15분 24초경 사고 골목에서 처음 단체로 넘어졌고, 이후 15초 동안 동시다발적으로 넘어지는 ‘전도 현상’이 4차례 이어졌다. 그런데 단체로 넘어졌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골목 양편에서 유입되면서 10분 동안 약 10m에 걸쳐 수백 명이 겹겹이 쌓였고, 이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

참사 당시 골목길에는 약 1800명의 인파가 밀집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가 발생한 오후 10시 15분경 사고 골목의 밀집도는 1m²당 7.7∼8.4명이었는데 약 10분 뒤에는 9.1∼10.7명 수준으로 치솟았다. 조사 자문을 맡은 박준영 금오공대 기계설계공학과 교수는 “통상 1m²당 7명을 넘어서면 군중유체화 현상이 발생하는데 (전도 이후) 군중 밀집도는 1m²당 최대 12명 수준이었다”고 했다. 희생자들의 사인은 압착성 질식사, 뇌부종(저산소성 뇌손상) 등이었다.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당시 1인당 최대 0.5t이 넘는 560kg의 압력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전도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한 이후 1인당 평균 400kg에 짓눌리는 압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고 골목의 평균 폭은 4m 내외였으며 가장 좁은 곳은 3.199m에 불과했다. 이 골목과 연결되는 이태원세계음식문화거리의 최대 폭은 약 7.5m였는데, 해밀톤호텔의 불법 증축으로 일부 구간이 약 3.6m로 좁아지면서 군중유체화 현상을 심화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특수본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참사 원인과 관련해 제기된 각종 음모론을 검증한 결과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참사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토끼 머리띠를 한 사람이 일부러 밀었다’, ‘각시탈을 착용한 사람들이 아보카도 오일을 바닥에 뿌렸다’ 등의 음모론이 퍼졌다. 특수본 관계자는 “검증 결과 일부러 민 사람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원인 '군중 유체화' 뭐길래? "발 떠있고, 파도처럼 밀려"

군중압력으로 158명 사망…1㎡당 7명 몰려 있을 때 발생

오후 9시부터 세계음식거리 일대서 극심한 정체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이태원 참사의 직접 원인으로 '군중 유체화' 현상을 지목하면서 그 실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수본 13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포청사 브리핑룸에서 이태원 참사 당일인 지난해 10월29일 오후 5시 이후 이태원 세계음식거리 일대에 인파가 급증해 9시쯤부터 '군중 유체화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세계음식거리에 있는 T자형 사고 골목 입구는 오후 8시30분경부터 사고 발생시까지 인파 밀집으로 인한 극심한 정체가 지속됐다"며 "사고가 발생한 골목은 인파 밀집으로 인해 정체가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통행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후 세계음식거리 양방향에서 밀려드는 인파로 사고 골목 인근 T자형 삼거리에 군중 밀집도가 높아지면서, 스스로의 힘으로는 걸을 수 없는 '군중 유체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멀리서 보면 군중 전체가 물에 휩쓸린 것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파도처럼 갑자기 앞으로 떠밀리고 멈추기를 반복한다.


서퍽 대학의 키스(G. Keith Still) 교수에 따르면 군중유체화 현상은 통상 1㎡당 7명 정도의 사람이 몰려있을 때 발생한다. 적은 공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동하기 때문에 신발이 벗겨지거나 옷이 찢기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게되면 압력에 의한 질식, 주변 사람의 열로 인한 기절, 군중 속 불안증세로 인한 호흡곤란 등으로 의식을 잃은 사람도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군중 유체화' 상태일 때는 누군가 의식을 잃어도, 강제로 떠밀려 계속 이동하게 된다. 인파에 떠밀려 자의적으로 거동을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중의 밀집도가 낮은 부분에서 누군가 넘어지게 된다면 뒤에서 떠밀려 오던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넘어져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이는 더크 헬빙(Dirk Helbing)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교수팀이 2006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 분석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촬영된 영상을 10배속으로 재생한 결과 군중 속 개개인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정해지지 않은 여러 방향으로 강제로 떠밀렸다. 넘어진 사람들의 뒤편에 있던 군중도 강제로 떠밀리며 이미 넘어진 사람들을 밟기 시작했고 넘어진 사람들은 다시 장애물이 되며 이같은 현상이 확산했다.


실제로 참사 현장에 있던 부상자들은 "대부분 인파에 밀려 강제로 사고 지점으로 가게 되었으며 파도타기 처럼 왔다 갔다 하는 현상이 있었다" "처음 골목 들어가기 전부터 미는 힘이 느껴졌고, 떠밀려 가는 느낌이 있었는데 사고지점에서는 그 힘이 더 세게 느껴졌다" 고 진술하기도 했다.


또 다른 부상자도 "뒤에서 파도처럼 밀리는 느낌을 받았고, 뒤에서 미는 힘 때문에 자꾸 공중으로 떠서 발이 땅에서 떨어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직전인 10시13분에는 T자형 내리막길을 통해 골목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군중의 밀집도가 최고조에 달했다. 결국 2분 후인 10시15분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지점 앞에서 여러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넘어졌고, 전도된 사람들로 인해 뒤편에서 따라오던 사람들도 순차적으로 넘어졌다. 넘어진 사람 뒤편으로 계속해서 인파가 밀리면서 순차적으로 전도돼 군중압력에 의해 158명이 질식 등으로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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