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상(五傷)의 성 비오 신부님(Sanctus Pius de Petrapulsina, 1887년 5월 25일 - 1968년 9월 23일)은 생전에 나하고도 인연이 있었다. 내가 첫돌을 앞두고 소아마비에 걸려 장애를 입게 되자 마침 프랑스 유학 중이셨던 외삼촌 신부님께서 안타까운 심정에 비오 신부님을 찾아가 기도와 말씀을 부탁드렸다. 그러자 그분께서 "하느님께 봉헌드리고 푸른 옷을 즐겨 입혀라"는 말씀을 주시고, 직접 대구 내 집으로 아래 사진에서처럼 예수께서 기도하셨던 게세마니 동산의 올리브잎과 바위 조각이 박힌 예수님 상본을 동봉해 편지를 보내주셨다. 60년도 더 된 오랜 세월 이야기다. 그러곤 그분은 내 나이 열 살 때 소천하셨고 200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성인품에 오르셨다. 그분의 말씀은 내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화두가 되었고, 스스로를 나지르인인양 여기게 만들었다. 오늘 강론을 들으며 반세기 전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에 감회가 새롭기만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