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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중규 Jul 14. 2023

신당 ‘러브콜’ 받는 '삼민투' 함운경

‘네모선장’ 대표 함운경

"이승만 대통령 지지율이 70%를 넘는 등 호남은 애초에 대한민국 건국 주축 세력이었다"...신당 ‘러브콜’ 받는 '삼민투' 함운경

1985년 미국문화원 점거사건을 주도한 횟집 ‘네모선장’ 대표 함운경(59)씨는 최근 제3지대 신당에서 잇달아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26일 양향자 의원(무소속·광주서구을)이 ‘한국의희망’ 창당을 선언한 데 이어 지난 7월 3일에는 9월 창당을 준비 중인 금태섭 전 의원이 신당 준비모임인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의 명칭을 ‘새로운정당준비위원회’로 변경하면서 본격 창당 준비에 나섰다. 현재 함 대표는 이들 양측으로부터 도움 요청을 받고 있는 상태. 그는 지난 6월 28일에는 서울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모임에서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관련 강연을 하기도 했다. 이날 강연 초대는 국민의힘이 야권성향 인사 영입을 통해 외연을 넓히려는 시도로 읽힌다.


함 대표에 정치권이 주목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내년 총선은 서민 출신 영입이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과거에는 전문성을 가진 청년 영입이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성실하게 일하는 우리 주변의 서민층에 정치권이 주목하는 분위기다. 둘째로 ‘호남 보수’의 세력화 움직임이다. 최근 호남 인사들 사이에서는 “이승만 대통령에게 70% 지지를 보낸 건국 주도 세력은 호남”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등 전통적으로 지지해온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나름의 정치 세력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있다.


지난 7월 3일 전북 군산 횟집 네모선장에서 만난 함 대표는 “애초에 호남에서 이승만 대통령 지지율이 70%를 넘었다. 호남 사람들은 대한민국이 출범하는 것을 지지했다”며 “내가 평생 할 일은 386 운동권과 함께 성장한 잘못된 역사인식이 전파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추진되는 신당 성공 가능성에 대해 “호남은 민주당이 독식하고 있는데 새로운 당이 출현하면 긴장한다”며 “뾰족하게 찔러야 할 것은 찌르고 제3당 출마가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고 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과거 광우병 사태와 비슷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많아 과학적으로 해명이 가능해 광우병 때와는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 최근 제3신당에서 ‘러브콜’을 받는 걸로 알려졌는데 구체적인 영입 제안을 받았나.


“금태섭, 양향자 측에서 모두 찾아왔길래 ‘호남에서 선택받을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해줬다. ‘호남에서 (민주당과) 1 대 1로 붙을 만하도록 구도를 짜야 한다’고 했다. 호남은 민주당이 독식하고 있는데 새로운 당이 출현하면 긴장한다. 뾰족하게 찔러야 할 것은 찌르고 제3당 출마가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 요즈음 호남 사람들이 투표를 잘 안 한다. 민주당에 쏠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는 해보나 마나 민주당이 되니 투표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이 필요하다.”


- 양향자 의원에게는 무슨 이야기를 했나.


“여기 횟집으로 찾아왔길래 ‘몇 사람 국회의원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를 깨는 것(민주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가능하지만 민주당을 접수하기는 힘드니 세력을 키워서 국민의힘 쪽에 눈을 돌려 큰 뜻을 펴라고 했다.”


- 나중에 양향자 의원이 대선 후보가 되어 윤석열 대통령처럼 당을 장악하라는 이야기인가.

 

“스토리(상고 출신, 삼성 상무)가 있는 분 아닌가. 가능성이 있으니 도전해 보라고 조언했다. 나도 물건을 팔지만 똑같은 물건은 사람들이 안 산다. 이야깃거리가 있으면 사람들이 선호할 수가 있다.”


- 금태섭 의원은 직접 만났나.


“그쪽에서도 몇 명 왔다. ‘호남이 비어있으니 호남을 치고 들어오라’고 했다.”


- 신당 창당에서는 무엇이 중요하다고 보나.


“우리 사회에는 이제 공화주의적 전통이 필요하다. 국가가 민족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의미다. 민족 중심은 곧 공화국을 파괴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훌륭하게 세워졌는데 이 나라를 더욱 발전시켜서 아시아 제일가는 나라로 만들자는 꿈을 함께 키워야 한다. 진영 간에 정쟁이 없는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 헛소리다. 국민들이 싸우라고 국회에 보내는 것이다. 정당은 싸우라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잘 싸우는지 지켜보고 있다. 내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노력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가 4년마다 심판한다.”


- 전에 조국 장관이 ‘죽창가’ 얘기할 때 ‘미쳤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진보 진영에서 반일 감정을 이용한다고 생각하나.


“실제로 그들의 뿌리를 보면 우리나라를 부정하는 태도와 생각이 있다. 우리나라는 친일파가 만들어진 나라, 친일 청산이 이뤄지지 않았고 그 연장선상에서 독재자들이 독재를 해왔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독립운동가들이 만든 나라다. 이승만, 김성수, 신익희, 조봉암 모두 건국에 기여한 사람들이다. 다 독립운동가들이지 친일파들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출발할 때부터 국제적 지원, 유엔의 지원이 있었다. 제헌헌법에도 여성 참정권이 일찍부터 있었고 노동권도 보장을 했다. 당시 유엔의 모범 사례로 대한민국이 만들어졌다. 특히 대한민국은 토지개혁을 하는 과정에서도 지주계급이 반발하지 않았다. 이제 땅을 가지고 돈을 벌지 말고 산업자본으로 가야 한다고 김성수 같은 사람들이 설득해 큰 방향을 잡은 것이다. 애초에 호남에서 이승만 대통령 지지율이 70%를 넘었다. 호남 사람들은 대한민국이 출범하는 것을 지지한 것이다. 호남이 소작농이 가장 많아 계급투쟁이 가장 심했을 것 같지만 이곳은 대한민국의 건국을 지지했다는 얘기다.”


-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인데 회는 잘 팔리나.


“나는 (장사에) 능력이 부족하고 이재에 밝지 않다. 고등어, 갈치, 명태 등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래 많이 먹지만 내가 파는 민어, 홍어는 그렇게 많이 먹지 않는다. 돈도 경험도 없어서 시행착오가 많았다. 어쨌든 남들이 안 하는 것만 팔려고 했다. 밀키트도 만들어 팔고 수산물을 가공해서 서울에 택배로 팔고 있다.”


- 후쿠시마 오염수 영향이 있나.


“서해보다 동해안 지역이 영향을 받을텐데 홍게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고 하더라. 찜찜하니까 안 먹는 것이다. 꼭 해산물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 다른 것을 먹는 것이다.”


- 일본이 오염수를 배출하면 실제 타격이 클까.


“2011년에 원전 사고 직후 오염수가 거르지도 않고 어마어마하게 쏟아져 나왔다. 2011~2013년 동안 지금의 1만5000배가 나왔다고 한다. 그 당시 군산에서 값이 떨어진 고등어를 큰손들이 엄청나게 사들였는데 결국 조금 있다 가격이 다시 올라 큰돈 벌었다.”


- 후쿠시마 방류가 광우병 2탄이라고 생각하나.


“반일 감정으로 몰고 갈 수 있다. 일본을 두둔한다고 비난할 수 있을 것이다. 광우병은 당시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하지만 방사능은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전문가들이 많으니 과학적으로 해명이 가능해 광우병 때와는 다를 것이다. 우리가 그냥 ‘위험하지 않다’고 말만 하면 안 된다. 입증해야 한다.”


- 이른바 586 사이에서는 함 대표가 활동했던 ‘삼민투’ 기억이 아직도 많다. 미문화원 점거 농성을 어떻게 평가하나.


“당시에는 감히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 1983년까지는 대학에서 ‘학우여’라고 외치기만 해도 끌려갔다. 데모를 할 수도 없었고, 학교가 무력화됐다. 경찰들이 대학 잔디밭에 앉아 승진 시험 준비하던 시대다. 1985년 미문화원을 점거해 광주 얘기를 안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광주 학살 당시 군대 이동을 승인하고 결국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미국이 도와줬으니 그 책임을 물으려고 간 것이다. 미국문화원 2층에 도서관이 있었다. 도서관도 외교 시설이라 경찰이 진입하지 못했다. 1979년에 이란 미국대사관을 대학생들이 점거해서 2년이 넘도록 대사관 직원을 인질로 잡았다. 우리는 인질을 잡은 것도 아니고 그냥 도서관에 앉아 있었던 것에 불과했다. 그래서 미국도 일단 대화로 해결하라고 한국 정부에 이야기했다. 당시 학생들의 미국에 대한 기본 인식은 막스 레닌주의 이론에 따라 미국이 한국을 배후조종한다는 생각 정도였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의 주적이라는 생각까지는 아니었다. 우리가 그곳에 간 것은 광주에 대한 책임을 묻고, 올바른 한·미 관계를 정립하려는 것이었다.”


- (미 문화원을 점령하면) 개인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10년 정도는 감옥에서 살 것이라 생각하고 갔다.”


-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인가.


“아직 결정된 건 없다. 기회가 되면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당은 결국 ‘합종연횡’할 수밖에 없다.”


- 수도권에서 출마할 생각은 없나. 군산을 지킬 것인가.


“1996년 15대 총선 당시 서울 관악갑에서 출마를 했는데 그 당시에는 재야 단체에서 실험용으로 내보낸 것이었다. 그후 권영길과 국민승리21을 함께했을 때, 나의 고향 군산으로 내려가겠다고 했다. 당시 권영길 선배가 대번에 ‘(민주당) 공천을 받을 수 있겠냐’고 하더라. ‘20년간 한 다섯 번 떨어지면 결국 되지 않겠냐’고 답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이제 만으로 59세다. 선출직에 한 번 정도 더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출직 도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내가 앞으로 평생 할 일은 386 운동권과 함께 성장한 잘못된 역사인식이 전파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이런 쪽으로 일하는 것이 일차적 소명이다. ”


- 내년 총선 승부를 가를 중요한 이슈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윤석열 대통령이 ‘반국가세력’ 언급을 했는데, 대한민국을 긍정하지 않는 정치세력을 패배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포퓰리스트 이재명 대표와 반일민족주의를 불러일으킨 죽창가 세력들이 득세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호남을 깨부수는 것이다. 호남 독점을 깨는 것이 중요하다.”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방향이 맞다고 생각하나.


“동의한다. 국제적으로 보면 한·미·일 동맹 강화, 미·중 근거리 외교 이런 말을 하는데, 나는 이제 미·중 근거리 외교는 아니라고 본다. 그 점을 확고부동하게 해야 나라가 산다. 우리가 중국에 굽신거리면 결국 중국에 밟힌다. 윤 대통령이 연금·교육·노동 개혁을 한다고 하는데 입법이 뒷받침 안 되니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주간조선 이정현 기자  2023.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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