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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중규 Aug 11. 2023

'왕의 DNA 가진 아이' 어디서 나온 말? / 정중규

'왕의 DNA 가진 아이' 어디서 나온 말인가 찾아보니

- 이 황당한 사건 역시 주호민 사건처럼 장애아동 부모의 과잉행동이 낳은 사건인 듯 보인다. 특수학교나 특수교사들을 상대로 벌어지고 있는 장애아동 부모들의 '갑질이라 표현되는 지나친 간섭'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이다.

장애인 당사자인 내가 그들 부모들을 만날 때마다 충고하는 것이 그것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비롯한 발달장애의 경우, 그들이 온전히 사회 안에서 살아가기엔 아직은 불완전한 사회환경이니 불안할 수밖에 없어 과잉보호하려들겠지만, 그럴지라도 결국은 아이는 언젠간 부모를 떠나 홀로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 큰 마음으로 자녀를 사회 속으로 던져넣는 작업을 끊임없이 시도해보라(그 사회 속으로 던져넣는 작업 가운데 하나가 특수학교나 특수교사에게 믿고 맡기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만이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길이다." 이런 충고는 삼십 년 넘게 장애인복지운동을 해본 내 경험에서 우러나온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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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5급 사무관 석종현 씨가 초등학교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해 직위해제 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씨가 지난해 말 자기 자녀 담임에게 보낸 편지에 사용한 '왕의 DNA를 가진 아이' 용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말이 한 아동 뇌 전문 연구소에서 이전부터 사용하던 용어라고 설명했다.


10일 초등교사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학부모 씨는 담임 교사에 대한 항의를 이어가다가 10월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세종교육청은 즉시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


노조는 씨의 아들이 있던 학급의 담임은 두 차례 교체됐고, 해당 교사는 올해 5월 대전지방검찰청으로부터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없음'을 처분받았다.


노조가 공개한 편지에는 씨가 담임에게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하라", "하지 마, 안돼, 그만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말라", "또래의 갈등이 생겼을 때 철저히 편들어달라" 등의 요청이 담겨 있어 공분을 자아냈다.

 

이후 '왕의 DNA'라는 키워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자폐 무약물 치료', '언어·지적장애 무약물 치료'를 표방하는 아동관련 뇌 연구소인 지지브레인파워연구소는 2013년 설립돼 대전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부터 아동 ADHD, 자폐 관련 책을 꾸준히 출판했다.


연구소는 산만하고 다소 공격적이라 '문제적'이라고 지적받는 ADHD, 자폐 아동들의 행동 원인은 '뇌'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이 '극우뇌'가 발달했기 때문이며 '왕의 DNA를 갖고 태어났다'면서 다른 방식으로 아이를 교육해야 한다고 전했다.


연구소에서 내놓은 책 내용 중에는 '왕의 DNA'와 함께 모차르트, 베토벤, 고흐 등 역사적 인물뿐 아니라 인권변호사이자 전 정치인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유시민 작가, 애플 전 CEO 스티브 잡스, 축구 전 국가대표 이천수 등이 '극우뇌인'이라고 꼽으면서 제대로 된 양육 방식과 재능을 펼칠 기회를 제공 받은 덕분에 각각의 영역에서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연구소 측이 한 국내 최대 아동 발달 관련 커뮤니티 회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자폐는 질병이 아니다. 성격이다. 부끄러워하지 말라"며 "세계는 아직 못 고친다고 하지만, 우리는 자폐를 고치고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면서 "고정관념을 깨면 아이도 성격이 바뀐다"고 전했다.


다만 연구소의 주장에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소아 ADHD의 경우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약물치료"라며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복용량과 기간을 살피면서 꾸준히 치료하면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실제로 단약을 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전했다.


한편 한경닷컴은 연구소 측에 입장을 문의했지만 받지 못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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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5급 “내 아이는 왕의 DNA, 매일 보고하라” 담임에 갑질

작년 아동학대 신고해 담임 교체

후임에도 공무원용 e메일 보내

다른 학생들 행동까지 보고 요구

사무관 직위해제… 당국 “엄중 조치”


교육부 5급 사무관이 자신의 초3 자녀의 담임교사에게 공무원용 e메일로 교육활동 내용과 학급 내 다른 학생들의 행동까지 매일 보고하라고 요구하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사무관은 “교사가 우리 아이를 학대했다”고 주장하며 학교에 담임교사를 직위 해제하라고 요구하며 이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언론에 폭로하겠다는 ‘협박’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장이 커지자 해당 사무관은 11일 직위 해제됐다. 교육부도 감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엄중히 조사하고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 “내가 교육부 공무원인데” 교사에게 갑질


11일 오전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따르면 초3 자녀의 아버지인 해당 사무관은 지난해 10월 자녀의 담임교사를 직위 해제해 달라며 교장, 교감, 세종시교육청에 수차례 민원을 넣었다. 또 ‘들어주지 않을 경우 언론에 유포하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교육부 공무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경찰에 아동학대 신고까지 한 끝에 담임교사는 직위 해제됐고 임시 담임교사가 새로 배정됐다.


앞서 사무관의 자녀는 교실 이동수업을 거부하다 교실에 혼자 남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는 이를 “아동학대”라고 주장했으나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학대가 아니다”라고 결론을 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사무관은 새 담임교사에게도 ‘(내 아이는) 왕의 DNA를 지닌 아이이니 왕자에게 말하듯이 해야 한다’ 등 황당한 요구가 담긴 편지를 ‘공직자 통합메일’로 보냈다. 이 메일은 학교의 공적인 업무 처리, 학교와 교육청의 공문 전달 등에 쓰이는데 이를 교육부 공무원이 ‘악성 민원’ 전달 수단으로 쓴 것. 한 교사는 “자신이 공무원이라는 것을 상대방에게 확실히 주지시키고 겁을 주기 위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 교육부 감사 착수… 부총리 “엄중 조치”


노조가 이날 공개한 각종 공문서,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조치 결과 통지서 등에 따르면 이 사무관은 새 담임교사에게 ‘교육활동 내용과 학생들의 행동 변화를 기록해 보내 달라’는 요구도 했다. 자녀 반의 다른 학생 동향도 보고하라는 뜻. 한 교사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해당 사무관은 교육행정직 9급으로 시작해 지난해 6급 주무관, 올해 초 5급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원래 교육부에서 근무하다가 대전시교육청 소속으로 발령이 났고 직위 해제되기 직전까지 대전의 해든학교 행정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 사무관의 자녀가 경계성 지능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아이는 또래에 비해 폭력성이 심하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등의 특성을 보인다.


노조는 “학교가 6월 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해 이를 ‘교권 침해’ 사안이라고 결론 내리고 사무관에게 서면 사과와 재발 방지 서약을 요구했지만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교 지원과 교사 보호에 앞장서야 할 교육부 사무관이 오히려 교권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 최훈진 기자 2023.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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