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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죄 수사에서 드러난 형사사법 체계 문제점 / 정중규

by 정중규

창립 30주년 여의도연구원 연속토론회 –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국가기관, 정상인가 Session [2]

내란죄 수사에서 드러난 형사사법 체계의 문제점, 누가 수사하고 누가 결정하는가? / 김종민 변호사

2025.2.18. 오전10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주최 : 국민의힘 최형·김미애·박수민 국회의원, 여의도연구원(원장 윤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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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쓰잘머리 없는 공수처 폐지해야"…나경원 "결국 국민 피해"

여의도연구원·박수민 의원 주최 토론회

권성동 "공수처 왜 만들었나 이해할 수 없다"

나경원 "이렇게 될 줄 알았다…국민만 피해"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 검찰 개혁 결과 탄생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폐지를 향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폐지 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연 '형사사법 체계의 문제점' 토론회에서 '공수처 폐지'를 포함한 형사사법 체계에 문제를 제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연속토론회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국가기관 정상인가' 토론회에서 "쓰잘머리 없는 공수처는 정말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상계엄 관련 수사에 있어서 수사기관 간의 혼선 때문에 국민들이 굉장히 불안해하고, 수사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국민이 모두 느꼈을 것"이라며 "근본 원인은 (공수처를 탄생시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에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2021년 출범한 공수처가 4년이 지나도록 "딱 5건 기소했고, 단 한 건의 구속 사건도 없다. 이런 기관을 왜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 관련 수사를 하면서 생긴 수사기관 간 혼선 때문에 수사 체계 문제가 드러났다며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다. 그런데 처음부터 내란죄로 수사를 했다. 수사권이 있는 검찰에 (수사를) 넘기라는데도 안 넘겼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내란죄 수사 권한을 두고 혼선을 빚은 점을 지적하며 "(각 기관이) 권한을 더 확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수사기관이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고 일갈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 국민들의 자유를 신장시키기 위해 수사기관이 존재해야 하는데, 서로 권한과 다툼 때문에 오히려 국민들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로서 공수처 설치법을 강하게 저지한 나경원 의원은 "특정 세력의 하명 수사처로 전락한 공수처 폐지가 답"이라며 "좌파 사법 카르텔을 정리하는 것이 바로 국민 권리를 지키고 헌법과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빠루'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 검수완박의 잘못된 조정이 결국 내란죄 수사에서 수사기관 간의 다툼으로 나타나고, 국민의 피해로 돌아오게 됐다"고 했다.


지난 2019년 공수처 설치법 등을 저지하려다 5년째 '패스트트랙 재판'을 받는 나 의원은 "당시 공수처 설치를 반대한 두 가지 이유는 △공수처가 특정 세력의 하명수사처가 될 것이라는 점 △옥상옥 기구가 되면서 수사권 조정에 혼선이 있을 것이라는 점인데, 이를 그대로 목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내란죄 수사를 보며 다행히 얻은 소득은 좌파사법 카르텔의 실체를 알게 된 것과 검수완박의 잘못된 조정"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특정 세력의 하명수사처로 늘 전락하는 공수처는 폐지가 답이다"라며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좌파 사법 카르텔을 정리하는 것, 그것이 바로 국민들의 권리를 지키고 헌법과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은 공수처 등장으로 인해 수사 기관의 수사권 조정에 있어 혼선이 생기는 점도 폐지 이유로 들었다. 나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 이후 내란죄를 수사하는 헌법재판소의 재판을 보면서 법치주의가 무너지는 현상을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의도연구원과 함께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박수민 의원은 "제가 역사를 좀 짚어보니, (전 정권 수사) 첫 출발은 노무현 정부의 DJ정부 대북 송금 특검이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 불법 정치자금을 수사했고,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를 수사했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이명박 정부(를 겨냥한) 적폐 청산 수사를 했다"며 "제가 경제 관료와 사업가를 거쳐 경제 전문가로 국회에 왔는데, 경제를 좋아지게 하는 첫 번째 방법은 정치와 사법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정치와 연동되는 사법이 존재하는 한 이 문제는 미궁에 빠질 것"이라며 "저도 공수처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에 제대로 경험했다. 수사권도 없는데 대통령을 잡아가는 게 호기인지 객기인지 모르겠는데 공수처는 해체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측은 이미 공수처 폐지법안도 발의한 상태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일 공수처를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공수처에서 수사 중이거나 기소한 사건의 검찰 이관 △공수처에 파견된 인력의 원소속기관 복귀 △타 법령에 규정된 공수처 권한의 공수처법 시행 이전 복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 의원은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을 문제 삼으며 "(공수처가) 수사기관으로서의 역량이 현저히 부족하고 향후 기관 운영에 있어 정치적 중립성이 담보되기 어렵다"며 "국민적 혼란만 가중하고 무용한 존재로 전락한 공수처를 폐지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어진 발제 및 토론에서도 형사법 전문가들은 공수처 폐지에 힘을 실었다.

순천지청장 출신 형사법 전문가인 김종민 엠케이파트너스 대표 변호사는 이날 오전 여의도연구원과 박수민 의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내란죄 수사에서 드러난 형사사법 체계의 문제점’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공수처는 지난 3년 600억 원의 국가 예산을 사용하면서도 의미 있는 수사실적이 전무하고 내란죄 수사과정에서 보여준 행태를 고려할 때 신속히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출범 직후부터 정치적 편향성과 수사력 논란이 이어졌는데 오동운 공수처장도 내란죄 수사에서 사건이첩요구권을 활용해 사건을 넘겨받은 뒤 이해되지 않는 무리수를 거듭하며 논란을 자초하는 등 부적절한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처음에 좋은 뜻으로 시작됐던 공수처가 완전히 정치적 수사 기구로 변질 됐다. 공수처는 검찰보다 더 광범위한 권한을 갖고 있으며, 그로 인해 특정 세력의 하명 수사 기구로 전락했다”며 “공수처는 검찰보다 더 광범위한 권한을 갖고 있으며, 그로 인해 특정 세력의 하명 수사 기구로 전락했다”며 “공수처는 폐지 외에 다른 대안이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토론자인 김성룡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검찰과 독립된 수사·기소기구로서 공수처 도입은 애당초 잘못된 착상”이라고 말했다. “처음에 좋은 뜻으로 시작됐던 공수처가 완전히 정치적 수사 기구로 변질 됐다”면서 “공수처가 처음 도입될 때부터 도입 되면 안되는 제도 혹은 기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폐지에 힘을 실었다.


이어 “(학회에서는)수사기관이나 법관의 부패범죄에 관련해서만 공수처를 운영하는 게 그나마 공수처가 존립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이라는 주장도 한다”며 “개인적으로 공수처 및 수사기관의 난립에 대해서 반대하고, 검찰개혁은 검찰 자체의 감찰과 징계 기능을 강화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동재 매일신문 객원편집위원 역시 “공수처의 대통령 수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수사권 조정이 얼마나 부실했는지가 여실히 드러났다”며 “공수처의 편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폐지에 힘을 실었다.


여의도연구원은 전날(17일)부터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국가기관, 정상인가’를 주제로 연속 토론회를 진행 중이다. ‘사법부 독립’을 주제로 1차 토론회가 열렸고 이날 공수처 등 수사기관을 주제로 2차 토론회가 진행됐다. 19일엔 ‘국회 권력의 비대화’를 주제로 3차 토론회가 열린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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