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우파에게 신명나게 일할 새 일자리를 주라 / 정중규

대한민국의 보수우파가 얼마나 허약한 기반 위에 서 있나를 재확인시킨 황당 사건이다.

트럼프를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메시아로 여기며, 마치 신흥종교 종말론자들이 휴거날만 기다리고 있듯이 "큰 것이 오리라. 큰 것이 곧 오리라" 무슨 주문처럼 수없이 되뇌이고 있는, 심지어 대통령과 국방장관마저 빠져든 이른바 부정선거 음모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쩌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번에 걸쳐 좌파정권들이 들어서면서, 우파가 확실하게 아니 영원히 우파로 기울어진 운동장 '우파전성시대'에 살고 있으리라는 믿음이 깨어지는 충격을 받으면서, 거기에다 오히려 우파보다 좌파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어버린 이 믿기지 않는 우울한 현실의 암담함이 우파들을 갖가지 음모론에 쉽사리 빠져들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가 보수우파가 새롭게 태어나야할 롤 모델로 박정희 대통령의 제3공화국 시절의 민주공화당을 꼽는 것이다.

최빈국 대한민국을 한강의 기적으로 경제발전을 이루며 당시 야당인 좌파 민주당보다 더 혁신적이었던 그런 건강하고 건전한 '일꾼 정당'으로 국민의힘이 거듭 나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당시 국민들에게 그러했듯이 보수우파들이 새로운 열정으로 신명나게 뛸 수 있는 새로운 일거리, 생산적인 일거리를 보수우파들에게 줘서 그들이 대한민국을 우상향 재도약시키도록 해야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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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연수원 체포 중국인 99명" 스카이데일리 기사 출처는 '캡틴 아메리카'...기자 '출국금지'

尹 탄핵 반대하는 극우 유튜브 안병희 씨

스카이데일리 기자와의 녹취록 공개

美시민권자라며 "트럼프 2월 방한" 황당 주장

'12·3 비상계엄' 당시 ‘주한미군이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 99명을 체포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쓴 온라인매체 기자의 취재원이 영화 캐릭터 ‘캡틴 코리아’ 복장으로 활동하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보도가 나온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중국인 간첩 체포·압송, 중국 간첩 AI 여론조작 등 보도를 한 스카이데일리 와 기자 허겸 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달 23일 허씨를 출국금지한 데 이어 지난 4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허씨는 자신의 기사들에 대해 “믿을 만한 국내 취재원을 통해 사실을 보도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도 최근 '중국인 간첩 99명' 보도를 포함해 해당 매체의 기사 6건에 '자사게재 경고(공개경고)'를 내렸다.

'캡틴 아메리카' 복장으로 활동 중인 40대 안모씨는 경고 제재를 받은 기사 중 일부를 허 기자에게 제보했다. 안씨는 최근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주한 중국대사관 난입을 시도하고 국가인권위원회 엘리베이터 앞을 점거한 인물이다.

안씨가 제보자라는 걸 밝힌 사람은 안씨 자신이었다.

그는 17일 새벽 자신의 유튜브채널인 '캡틴 아메리카'에 허 기자와 통화한 7분 길이 녹취록을 올렸다. 하루 전 메타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스레드에도 녹취록을 공개했다.

7분짜리 녹취록에선 안씨가 허 기자에게 그 동안 자신이 제보한 기사가 원치 않은 방향으로 수정된 것에 항의하고 있다.

그리고 18시간이 지난 이날 밤 40여분 분량의 두 건의 녹취록은 그 동안 해당 매체에 보도된 기사들을 제보하기 위해 안씨가 허 기자와 대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 16일 해당 매체가 보도한 '선거연수원 체포 중국인 99명 주일미군기지 압송됐다'는 기사 내용을 제보하는 음성도 담겼다.

허 씨는 안씨의 제보로 ‘미군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12·3 비상계엄 당일 계엄군이 미군과 선거연수원을 급습해 중국인 간첩 99명 신병을 확보해 오키나와 주일미군 기지로 압송했다”며 “이들이 중국 정부의 선거 개입 혐의를 자백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극우 유튜브 채널과 보수 측 집회 현장에선 부정선거의 근거로 해당 기사를 제시했다.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단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서 이 보도를 인용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여기에 안씨가 “해당 중국 간첩들이 ‘프로젝트 목인(木人)’으로 알려진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매크로를 개발해 국내 여론조작에도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을 제보하는 목소리도 녹취록에 있다. 역시 허 씨는 안씨로부터 제보받은 해당 내용을 기사로 작성했다.

기사 제보와 함께 안씨는 통화 과정에서 자신을 "바이든 행정부 때 CIA 등에서 일했고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공무원들을 해고하면서 자신도 퇴직 신청했다"고 말하거나 "2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한다, 나경원 의원을 만났다"는 말도 했다.

현재 안씨는 유튜브에 올린 녹취록들을 삭제한 상태다.

파이낸셜뉴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