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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과수 Apr 22. 2018

동네 한 바퀴

방콕 라이프 +2

내가 방콕에서 머물 동안 지낼 집은 베링에 있는 한 아파트다. 보안도 잘 되어있고 건물 전체가 깔끔해서 마음에 든다. 2주 정도 지낼 곳이지만 동네의 길쯤은 알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고, 늦잠을 자고 느지막이 일어나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깜깜한 새벽에 도착해서 보지 못했던 동네의 모습을 처음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내려 복도를 지나 로비로 나오자마자 통유리 밖으로 방콕의 진짜 일상이 펼쳐 쳤다. 햇살이 내리쬐고 있는 밖으로 학교로 등교하는 학생, 출근하는 사람, 그리고 아침부터 그런 사람들을 어디론가 데려다주는 툭툭 아저씨들의 모습이 보인다. 관광지가 아닌 그 나라에 살고 있는 현지인의 평범한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던, 그 바람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동네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 오후 4시쯤 가면 살짝 진 노을이 건물을 비추고, 조금 차가워 보이던 건물이 따스한 색감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외출해서 집에 귀가하는 시간도 항상 4시쯤이어서 지나갈 때마다 자연스레 이곳을 쳐다보게 된다.


'오늘도 따스하게 물들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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