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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과수 Jan 15. 2020

도심에서 균형을 잡는다는 것

잃어버린 삶의 재미를 찾아서

어느 날 모든 것이 부질없게 느껴졌다. 분명 새해가 시작되면 즐거운 일들이 가득할 거라 생각했던 게 무색하게, 나의 감정은 끝없이 아래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유가 뭘까.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알려고 할수록 더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보통의 일상을 왜 즐기기 못하고 있는 걸까. 왜 지루하다 느끼는 걸까.


하루의 대부분을 일에 몰두하고, 잦은 술자리와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인해 2019년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여행도 많이 갔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스케줄을 잘 해냈는데도 충분히 행복하지 않았다. 그 안에서 '나'는 건강과 정신을 잃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을 제외한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한데 뒤엉켜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어디서부터 바로 잡아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혼란스러웠다.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잠깐의 도피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을 바로 잡는 것이었다. 지금 이곳, 내가 몸담고 있는 이 도심에서 방법을 찾아야 했다. 어쩌면 자연 속에서 해방감을 느끼고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거니까. 매번 자연 속으로 떠나는 것만 기대하며 살아갈 순 없기에 도심에서 느끼는 불안 요소를 줄이며 더 단단해질 수 있는 법을 찾고 싶어 졌다. 


3년 전 긴 여행을 통해서는 '어떤 삶을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깨달았다면, 올해는 구체적으로 그러한 삶을 여행이 아닌 일상 속에서 지속하려면 무엇을 버리고 지켜야 하는지 알아가야겠다 싶었다. 사실 이미 답을 알고 있지만 행하지 않는다면 모르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까. 그나마 다행인 건 처음부터 답을 찾아 헤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면 되는 거라 부담이 덜하다는 것.


2020년 키워드는 '함께, 건강한 모습으로'. 새로 이사한 집에서의 일상과 이 공간을 다채로운 이야기로 채워줄 사람들에 관한 기록을 다시 시작해볼 생각이다. 감나무의 집에 이은 '무과수의 집' 시즌2가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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