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 파업 선언 (2)

나의 페르소나 탐색기

by 쑥라떼


1. 수년째 말만 반복했던 브이로그를 드디어 완성했다. 유튜브 채널에 3년 만에 새 영상을 올렸다.

자기 계발 파업 브이로그 ㅣ 챗GPT와 고민상담, 과잉인풋 부작용, 프리워커 vlog


예상했던 대로 소박한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지도 않았고, 큰 반향을 일으키지도 않았다. 완성했다는 작은 성취감과 함께 '자기 계발을 하지 않겠다'라는 (알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여전히 모를) 선언을 했다는 데 의의를 두었다.


브이로그는 지금의 '나'를 그대로 인정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시선을 밖으로 돌리지 말고, '내 안에서 찾자'라는 다짐이었다. 인풋, 완벽주의, 비교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고백. 한 편으론 프리워커로 지내며 일에 매몰된 일상을 되찾고 싶어서 '딴짓'하는 재미를 기록하는 목적도 있었다. (이왕이면 일과 관련 없을수록, 잘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일수록 오히려 좋아)


'자기 계발 파업 브이로그' 다음 편으로 '1일 1운동 몰아서 하는 NO갓생 브이로그'를 편집하고 있다. 격주에 한 편, 한 해에 약 20편 정도의 영상이 쌓인다면 나의 영상들 아래 어떤 '태그'가 달릴까. 그때까지도 '생산성 파업', '자기 계발 파업'을 외칠 거냐고? 물론 아니다.



2. 나의 콘텐츠 규칙을 정하며, 앞으로 담고 싶은 이야기를 나열해 보았다.


[오얏로그(vlog) 콘텐츠 규칙]

- (나와 시청자 모두에게)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행동을 촉구하지 않는다.

- 예뻐 보이기 위한 부담감, 감성 브이로그의 때깔에 매달리지 않는다.

- 완벽한 모습, 완벽한 영상이 목적이 아니다. 행동하는 데 의의가 있다.

- (나와 시청자 모두에게) 애쓰는 모습에서 '가능성'을 봐주고 '응원'해 주자.


[단계별 콘텐츠 플랜]

Step.1 자기 계발 파업 브이로그
keyword : 생산성 파업, 갓생 거부, 여유, 취미 찾기, 모순 ('자기계발 안 한다고 외치고 자기 계발'을 컨셉화)

목적 : 나의 지금과 약점을 재정의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아가는 시기


Step.2 자기 계발하는 프리워커 일상

keyword : 갓생, 원동력 회복, 갓생 재정의, 디지털노마드, 재택근무, 프리랜서 (보편적 키워드로 확장)

목적 : '갓생'과 '자기계발'의 범주를 재정의하고, 개인적인 서사에서 보고 싶은 이야기로, '시청자향 콘텐츠'로 진화


Step.3 프리랜서 기획자의 일과 삶

keyword : 브랜드 기획자, 일하는 법, 워크룸 소개(룸투어), 브랜딩

목적 : 나만의 속도로 쌓아온 일과 삶의 경험을 스토리로 풀어내고, '기획자'로서의 자아도 함께 노출. 브이로그와 정보성 콘텐츠를 균형 있게 구성해 인터렉션 확대


브이로그의 시작점은 '나를 알아가는 데' 있었고 터지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목적보다 자아 탐색 그 자체가 의의였다. (검색에 유리할 걸 생각했으면 '자기 계발 파업'을 키워드로 잡진 않았겠지. 하지만 지금은 난 이 말이 하고 싶었다.) 앞으로의 영상을 만들며 조금씩 다음 스텝으로 이야기를 섞어나갈 예정이다. 그렇게 '기획자'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날. '프리워커 브랜드 내러티브 기획자 쑥라떼'를 말하는 지점까지 도달한다면, 한 겹씩 쌓아온 나의 이야기가 어떤 브랜드, 기획자, 디자이너, 재미난 일을 꾸리고 있는 이들과 연결되어 '일'로 확장할 수 있기를 꿈꿔본다.



3. 이제 1단계부터 3단계까지 브이로그 속 담길 나의 모습을 요약해 보자.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모습과 추구미를 몇스푼 보태 글을 써보겠다.


쑥라떼 / 8년차 브랜드 기획자, 2년차 프리워커

a. 성격, 특징 (Character) : '나다운 삶'에 대한 열망, 성취욕이 높음. '맡은 바는 어떻게든 해낸다'는 책임감과 세심한 관찰력, 정리력을 가지고 있다. 만족의 기준도, 불안도도 높아서 늘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편. 사회 민감성이 높고 맡은 일, 문제 상황에 대해 쉽게 생각을 끊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불도저처럼 달리다가도 무기력해지거나, 인정욕구가 치솟는 시기가 오는데 성격 검사, 상담 등 극복 방법을 찾는데 부지런을 떨기도 한다. 최근에는 자존감과 관계에 대한 고민이 생길 때마다 GPT를 활용해 해법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b. 취향 (Taste) : 요즘 유행하는 밈, 신진 패션브랜드, 새롭게 유행하는 음식들을 경험해 보는 걸 좋아한다. 한 편으론 수년째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여행지를 반복적으로 갈 만큼 좋아하는 게 생기면 '쉽게 바뀌지 않는 편'. 한옥, 치앙마이, 단골이 찾는 단정한 동네 카페를 좋아하며, 특히 '이야기'가 깃든 이유 있는 브랜드, 공간을 사랑한다. 스트릿패션과 미니멀하고 포멀한 룩을 좋아하는 등 취향의 스펙트럼이 넓다. '색깔이 명확하지 않은 나'가 고민이었던 시기를 지나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은 게 = 나'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중이다.


c. 일상 (Habit, Routine) : 일과 삶이 섞인 프리워커의 삶을 살고 있다. 익숙하고 아늑한 공간을 좋아해 집에서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으며, 평일과 주말 상관없이 기획자로서의 일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지인들과의 약속도 자유롭게 잡는 편. 시간이 날 때면 집을 꾸미거나 소품 등을 만든다. 집에서 사부작대고 만든 것들을 주변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도 좋아한다. '글을 잘 쓰고 싶다'고 늘 생각 중. 떠오르는 영감을 콘텐츠로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아 인스타그램, 유튜브, 브런치를 활용해 기록한다. 웰니스에 관심이 많지만, 3일 건강식, 4일 고속노화식을 반복하는 도루묵 같지만 그래도 '노-력'하는 일상을 살고 있다.


d. 3년 안의 목표 (2028' Goal)

-일하는 나 (Work) : 강점이 명확한 브랜드 기획자로 살아남기,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프로젝트를 택할 수 있고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

-살아가는 나 (Life) : 나를 기쁘게 하는 행동, 공간, 사람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러한 환경을 향해 있는 삶


유튜브 브이로그에 담길 나의 모습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완벽하지 않지만 솔직하고 친근하게 나다운 삶을 탐색하는 브랜드 기획자'이 아닐까.



4. 이런 나의 영상을 보는 이들은 어떤 사람일까? 이 친구들이 나에게 보고 듣고 싶은 건 어떤 이야기일까?

시청자 페르소나를 정리해 보았다.


페르소나 A (32세 / 퇴사 후 자아 탐색 중)

일상 : F&B 마케터, SNS 속 영감 계정을 팔로우하고 트렌드를 파악하는 루틴있음, 다양한 기록앱 사용

성격 : 사회생활을 하는 10년 동안 성실하고 책임감 있다는 평을 받음, 일에 대한 욕심도 있으며 본인이 좋아하는 문구, 여행 등에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편

취향 : 소소한 소품으로 취향 소비를 한다. 지인들의 추천템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함

페르소나가 보고 싶은 콘텐츠 : 잘산템 하울, 업무 생산성 팁, 브랜드 기획자로서 브랜드 리뷰


페르소나 B (30세 / 매거진 에디터)

일상 : 밤/낮, 평일/주말 없는 업무 안에서 나를 위한 '취미'를 찾는데 진심. 틈틈이 좋아하는 아이돌과 축구팀의 영상 클립을 보는 것이 삶의 낙.

성격 : 유쾌하고 털털함. 스몰토크에 강함. 타인이 보았을 때 때로 냉정해 보이기도 하지만, 더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한 자신만의 감정 조절 방법이다. 퇴근 후, 직장에서의 페르소나를 벗고 집에 오면 조용한 고독을 즐김

취향 : 소중한 휴가를 모아 떠나는 긴 여행과 뜻밖의 발견하는 로컬 카페 등을 좋아함,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이나 카페를 지도 앱에 차곡차곡 저장해둔다.

페르소나가 보고 싶은 콘텐츠 : 롱폼 브이로그, 번아웃 극복기, 주말 일상 브이로그


페르소나 C (27세 / 대학원생 & N잡러)

일상 : 문화경영 석사,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번역 업무 등 N잡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성격: HSP 성향 있음, 다정하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타인과의 관계에 많은 에너지를 쓰면서도 사람들과 지내는 시간을 좋아함. 자기계발에 대한 열망이 큼.

취향: 휴일에 전시, 독립 서점 등을 가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함, 브이로그, 룸투어 등 타인의 콘텐츠를 통해 '대리 경험'을 자주 함.

페르소나가 보고 싶은 콘텐츠 : 프리랜서 현실 일상, 룸투어



5. 상상력을 보태 써 내려간 나와 구독자 페르소나. 앞으로 브이로그에 내 일상이 어떻게 담길지 나 역시 궁금하다. 계획보다 어설프고, 목표를 이루지 못할 수 있다. 뜻밖의 인물을 시청자로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럴때마다 가야할 방향을 조금씩 틀고 때론 돌아가는 수밖에. 가야할 길을 잊지 않으면 우회도, 일시멈춤도 다음 걸음을 위한 탐색과 숨고르기가 된다.


- 나다운 삶을 찾는다

- 자신의 일과 삶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을 만난다


6. 지금까지 나는 스스로를 '무언가 특출나게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다만 무엇을 맡기든 '답을 찾아온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답을 찾는 과정에서 늘 아쉬움과 좌절감을 느낄 때도 많았지만, 설령 정답이 아니었어도 그때의 적답이라고 믿는다. 내가 타고 난 건 '두각을 나타낼 어떤 재능'은 아니었어도, 성실과 책임감이니까. 불안을 연료 삼아 달린 나의 생존 방식은 곧 학습이었다. 나는 끝나지 않을 자기 계발을 하면서 '성장'이란 단어를 달고 살아갈 것이다. 진심을 아껴쓸 요령은 없지만, 일의 경험이 쌓이는 만큼 일상을 돌볼 수 있는 여유가 군데 군데 스며 들기를 바란다. 브이로그도 하나의 훈련 도구인 셈. 일과 일상의 틈에서 숨 고를 타이밍과 약간의 재미를 찾는 요령을 기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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