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보내는 편지
스테로이드, 들어보셨나요? 간간히 환자들에게 이것이 위험한 약 아닌지 걱정된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일단 이것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겠죠. 스테로이드는 신장 위 부신이라고 불리는 장기에서 분비하는 호르몬 중 하나인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주로 지칭합니다. 실제로는 스테로이드라는 호르몬은 미네랄, 당, 성호르몬을 합쳐서 부르는 이름이고, 우리가 아는 스테로이드 약은 당과 관련한 스테로이드가 들어갑니다.
스테로이드의 가장 큰 작용은 면역반응 억제입니다. 면역반응은 어떤 때는 균이나 바이러스를 내쫓기 위해 필요하지만, 과도한 면역반응은 염증반응으로 몸에 무리를 주고, 위험하지 않은 물질에 대한 면역반응은 알레르기가 됩니다. 염증으로 인한 증상은 붓고 열나고 통증이 생기는 증상을 보이며, 이러한 반응들에 스테로이드는 특효약이 됩니다.
면역반응, 즉 염증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는 다양한 약에 쓰입니다. 피부 연고로는 아토피 및 다양한 알러지성 피부염에 쓰이고, 스테로이드 흡입제는 천식에 사용됩니다. 안약이나 국소주사제 등으로 염증이 있는 부분에 사용되기도 하며, 전신적으로 심한 염증반응이나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경우 경구약 및 스테로이드 주사를 쓰기도 합니다.
스테로이드는 양날의 검으로, 의사의 지시 하에 적절하게 쓴다면 효과가 매우 좋은 약입니다. 문제는 이를 과다하게 사용할 때입니다. 바르는 연고를 너무 오래 쓰면 피부가 얇아지며, 감염의 위험이 있습니다. 집에 있는 연고를 상담 없이 오랫동안 쓰는 것은 오남용으로, 치료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먹는 스테로이드 또한, 장기적으로 높은 용량을 복용한다면 체중 증가, 몸의 호르몬 이상 등의 전신적 이상이 생깁니다. 혈당과 혈압을 높여 고혈압 당뇨의 인자가 되기도 하고, 골다공증을 유발합니다.
몸에서는 긴장상태가 되면 이러한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우리 몸이 최대한 에너지를 내야 하기 때문에 혈당과 혈압이 높아집니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호르몬 및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당뇨, 고혈압, 뇌졸중, 비만 등을 유발합니다.
스테로이드와 건강은 어떻게 관계있을까요? 몸속에 스테로이드가 하나도 없을 때가 가장 좋을까요? 답은 아닙니다. 스테로이드 부족한 것도 질병입니다. 에디슨병은 몸에서 효과적으로 스테로이드를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생기는데, 전신 무력감, 저혈압 등의 증상이 있습니다. 스테로이드가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균형을 유지할 때 몸도 건강합니다.
어떤 것도 무조건 좋거나 나쁘지 않습니다. 적당함의 선을 지키는 것이 제일입니다. 예를 들어, 지용성 비타민이 그렇습니다. 몸에 부족하면 비타민 결핍이, 과다하면 비타민 과다 증상이 일어납니다. 몸의 영양소 등 호르몬 몸과 관련된 것들은 일정 범위 안에 있을 때 건강합니다. 그러면 항상 일정한 중간값의 양이란 있을까요?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양은 항상 똑같지 않습니다. 긴장되는 상황에서 더 분비되고, 편안한 상태에서는 덜 분비됩니다. 수술, 심한 외상 등의 순간에서는 스테로이드 양이 증가하는 것이 정상이고, 부신 기능이 약한 환자는 이런 상황에서 스테로이드를 더 주입받기도 합니다. 멈춰 있는 균형은 없습니다. 시소나 무게추가 왔다 갔다 하듯이, 우리 몸도 움직이면서 균형을 맞춥니다. 즉, 일정한 평형이 아니라 역동적인 균형이 우리 몸의 원리입니다.
우리 몸은 다양한 균형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것이 호르몬이든, 미네랄이든, 적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는 것이 건강이며, 범위를 크게 벗어나면 질병이 됩니다. 몸에 관해서는 다다익선이 아닌, 과유불급입니다. 어떤 약이든, 영양식품이든 과다한 양을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균형 잡힌 식생활, 꾸준한 운동 등 생활관리가 우리 몸에 가장 건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