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여행에서 본 사람과 '환대'
나에게는 정말 친한 친구 두 명이 있다. 그래서 셋이 참 많이 놀러 다닌다. 그중 유독 놀러 가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데, 이번에 강화도에서 ‘잠시 섬’ 프로젝트를 한다고 같이 가자고 했다. 잠시 섬 프로젝트는 강화도 방문 장려 프로그램으로 최대 5일까지 몇 박이든 5만 원에 숙박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여행 갈 때 주로 따라가는 편이라, 친구를 믿고 같이 여행을 가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강화도 여행은 정말 재미있었다. 같이 파스타, 삼겹살 등 맛있는 음식들을 먹고, 양조장 체험도 하고, 화개정원 축제도 가고 알차게 놀았다. 이번에 여행을 하면서 ‘환대’를 많이 받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많은 가게들이 정성스럽게 사람들을 맞았다. ‘잠시 섬’ 프로젝트를 기획한 아삭아삭 순무민박은 강화 청년들이 강화라는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해 만든 게스트 하우스이다.
여기는 파티 등은 따로 없고, 조용한 공간과 9시 반에 사람들이 모여하는 회고가 있다. 저녁 시간에 시간이 남아 순무 민박에 올려져 있는 책을 펼쳐봤다. 슬기로운 뉴 로컬생활이라는 책이었다. 책에는 순무민박과 강화의 협동조합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아삭아삭순무민박은 청년들이 만든 협동조합 청풍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 만든 게스트하우스였다. 협동조합 청풍은 청년들이 강화에 뿌리내리고 강화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어 강화 안팎의 청년들을 연결하는 일을 한다. 협동조합 청년들의 인터뷰들을 보면, 강화를 사랑하며 이곳을 더 ‘환대’ 하는 곳으로 만들려는 열망이 보였다.
책을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서울은 아니어도 교통이 편하고 사람이 많은 도시에 사는 나로서는 지방에서 산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지역, 지방은 그냥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던 곳으로만 생각했었다. 심지어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나왔지만, 그때도 단순히 이후에 서울 쪽에 가겠거니, 하고 생각을 했었다. 내 미래는 도시에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실제로 ‘서울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사람들이 서울 또는 경기에 몰리고 있다. 통계 상 인구의 반이 서울 및 경기에서 살고 있으며, 경제활동 또한 반 이상이 수도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자신의 고향에 있거나 서울로 가려는 경향이 크다. 일단 큰 곳에 가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기회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 청년들은 여기 강화에서 미래를 보았다. 그 지역에 섞여 들어가고, 나아가 더 나은 공간으로 꾸려나가려 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이 지역은 자신의 고향도 아니고, 서울도 아니지만 자신에게 충분히 괜찮은 곳이 될 수 있고, 자신이 더 괜찮은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곳이었다.
강화를 여행하며 자신의 공간을 환대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과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루아흐]라는 식당에서는 다양한 파스타를 개발하고 메뉴 하나하나를 꼼꼼히 설명해 주며 우리에게 음식에 대한 경험을 하게 해 주었다. [금풍양조장]에서 막걸리 만들기 체험을 했는데, 여기에서 양조장 투어뿐만 아니라 기억에 남을 만한 많은 이벤트를 준비했고, 그 시간은 정말 즐거웠다. 또한 이곳의 상인들은 서로 느슨한 관계를 지니고 있어, 서로가 서로를 알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기도 하였다. 사람들이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과 애정을 가지고 방문한 손님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기억 속에 깊이 담겼다.
이번 여행을 통해 공간과 상업성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손님= 단순히 나와 거래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의 공간에서 어떤 체험을 하는 사람, 나의 공간의 방문객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그 공간은 그 자체로 온기를 지니게 된다.
이 사회에서 먹고살려면 상업성, 돈을 잘 벌 수 있냐는 중요하다. 생활을 해 나가는 데에는 수입이 필수이고, 벌이는 삶을 윤택하게 한다. 그러나 벌이만이 삶을 즐겁게 하지는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일과 공간,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가 내 인생을 더 풍부하게 만든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은 사회적 동물로, 혼자만으로 사람의 삶이 정의되지 않으며 타인과의 관계 하에 존재한다 하였다. 그래서 나는 소비만 하는 삶은 살고 싶지 않다. 벼락같이 큰돈을 얻게 된다 해도 일을 계속하면서 살고 싶다. 사회적 역할인 일을 통해 내가 있는 곳에서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고, 나의 공간과 나의 사람들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강화 여행을 통해 친구들과 좋은 추억들을 쌓고, 내가 '사람들을 환대하는 공간을 만들고, 좋은 관계들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날씨는 선선했지만 따뜻한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