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글 챌린지_세상을 읽으며 쓰기
30일 글 챌린지를 신청해 오늘부터 매일 1편씩 글을 쓰기로 했다.
어떤 글을 쓸지 고민했을 때, 내 경험과 감각 그 자체만을 담은 에세이보다는 사회에 관한 정보나 통계를 바탕으로 내 의견을 담은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의 글쓰기 프로젝트 방향을 정했다.
매일 신문 기사/칼럼 중 하나를 택해 소개하고 나의 의견을 써보려고 한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38004.html
[논쟁 하니]는 우리 사회의 쟁점들을 정리하고 해법을 찾는 칼럼 시리즈이다. 이번 기사는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를 주제로 김진석 서울여대 교수·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과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이 의견을 실었다.
-한은 보고서에서는 돌봄서비스 부문의 인력난 완화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활용하며, 비용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사람이 필요하니 외국인을 데려오지만 돈을 적게 주겠다”는 뜻이다.
외국인 돌봄노동자 활용 방안은 최저임금 차등적용, 외국인 돌봄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인권 침해 문제가 있다. 한은 보고서에 담긴 최저임금 차등적용 방안은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제정된 가사근로자법*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가사노동자들을 이 법 바깥에 두려는 방안이다. 이는 외국인 가사노동자들에 대한 노동 차별일 뿐만 아니라, 돌봄노동 전반에 대한 차별로 진화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 사람 사이의 관계가 돌봄의 핵심인데 노동자 수와 비용이라는 숫자만 남은 상황에서 사람은 보이지 않게 된다. 저출산 대책의 방안으로도 적절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돌봄노동시장에서 이탈한 돌봄서비스 인력이 많다. 이들이 왜 머물지 않는지부터 주목해야 한다.
*가사근로자법은 정부로부터 인증받은 서비스 제공기관(인증기관)과 가사근로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인증기관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가사근로자에게 최저임금과 국민연금, 산재보험, 퇴직연금을 보장하는 것이다. 물론 한편에서는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우회하는 방식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그래도 그간 비공식 노동시장에서 주로 거래됐던 가사서비스가 공식화되면서 가사서비스 시장의 활성화, 가사노동자 노동권 보호,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많은 기대를 모았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
-현재 한국의 돌봄노동시장에서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서비스 공급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 시범사업으로 가사 및 아이돌봄 분야에 일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고용허가제로 확대한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도입은 앞으로 돌봄 분야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고, 돌봄서비스 공급확대는 여성 경력단절 방지, 출산율 제고, 고령화시대 노인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방안이 될 것이다. 외국인에 대한 임금의 차등적용은 생산성에 근거하여 일견 타당하기도 하지만 외국인 대상 일괄 적용 임금이라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는 최저임금 차등적용이나 적용제외 방식으로 풀어가기보다는 돌봄의 사회화 관저에서 정부의 재정투입 확대를 중심으로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 그 바탕은?
고용노동부는 23년 7월 말 외국인 가사노동자 시범사업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시범사업 계획안에 따르면 정부는 고용허가제(E-9)로 외국인 가사노동자 100여 명을 올해 하반기 중 국내에 도입해 6개월 이상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외국인 가사노동자는 정부가 인증한 가사비스제공기관에 고용돼 통근형태로 일하며, 가사근로자법을 적용받아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보장한다. 지원대상은 육아부담을 지고 있는 20~40대 맞벌이 부부, 한부모, 임산부 등이다. (출처: 매일노동뉴스)
한국은행에서는 3월 5일 ‘돌봄서비스 인력난·비용 부담 완화 보고서'에서 외국인 고용허가제 업종에 돌봄 서비스를 추가하고 해당 업종의 최저임금을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출처: mbc 뉴스 )
나의 생각은?
나는 돌봄이 근본적으로 관계 형성에 있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돌봄은 사람을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근본적인 특성이다. 원시 인간의 첫 흔적으로 대퇴골이 부러졌다가 붙은 모양이 있는 뼈를 들 수 있다. 이는 대퇴골이 부러져 누워만 있어야 하는 사람이 음식 제공을 비롯한 돌봄을 받고 생존했다는 증거이다. 자립하지 못하는 사람을 돌보며 인류는 진화해 왔다. 이를 보면 ‘돌봄’이 사회 구성의 핵심이라 볼 수 있다.
돌봄과 이주 문제는 별개다. 돌봄 문제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외주를 넘기는 방식으로 해결하면 안 된다. 돌봄은 우리 삶에 밀착되어 있어, 밀가루 반죽처럼 일부만을 떼어내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돌봄을 외주화 하는 순간 돌봄노동은 더더욱 저평가되고 기피될 것이다. ‘남자는 부엌에 가면 안 된다’는 말이 있듯이, 돌봄 및 가사노동은 여성에게 치우쳐져 ‘여자나 하는 일’로 저평가되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며 돌봄 노동의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러한 마당에 돌봄을 이주노동자에게 맡기는 정책은 돌봄을 더 상대적 약자에게 미루어 놓는 꼴이다. 돌봄을 미루면 미룰수록 돌봄은 쪼그라들 것이다.
생로병사의 길에서 우리 모두는 언젠가 돌봄을 주고받게 된다. 돌봄의 가치가 떨어질수록 우리 사람 가치도 떨어지게 된다. 특히 임금노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게 될 것이다.
돌봄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닌 앞으로 가야 할 사회의 방향이다. 돌봄이 사람의 핵심임을 인정하고 누구나 돌봄을 주고받기 쉬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구상이 필요하다. 현재의 사회는 자본, 성장, 성과 위주이기에 이것이 쉽진 않다. 하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 돌봄 위주 사회에서는 여성이 가사노동을 ‘보이지 않는 노동’으로 착취당하는 대신 모두가 돌봄노동에 참여할 것이며(그만큼 회사 등 고용자는 적절한 일과 휴식 균형을 제공해야 한다) 돌봄을 받는 자의 존엄성이 보장될 것이다. 이러할 때 돌봄이 차별의 원인이 되지 않고 평등의 기반이 된다. 돌봄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 모두 고민하고 변화에 참여해야 할 시점이다.
*돌봄 사회로의 전환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면 [돌봄이 돌보는 세계] (다른몸들 기획)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