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집은 자산인가, 청춘의 묘비인가
몸테크는 미래의 신기루를 위해 현재의 존엄을 저당 잡는 '생의 고리대금'이다. 사람들은 집이 재건축되길 기다리지만, 그 사이 정작 재건축 불가능한 당신의 청춘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은 망각한다.
건물을 세우기 위해 삶을 허무는 방식에 나는 결코 서명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집을 산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들이 매매하는 것은 ‘생의 시간’이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몸테크’라는 단어는 거의 종교적 숭배의 영역에 들어서 있다. 녹물과 주차난, 층간소음과 벽지의 곰팡이를 견디며 ‘미래의 가치’를 기다리는 행위. 사람들은 이를 ‘재테크’라 부르지만, 나는 이를 ‘현재에 대한 학대’라 부른다.
우리는 숫자가 불어나면 삶도 풍요로워질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숫자가 오르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마모되는 것이 있다. 바로 행복을 감각하는 ‘신경계’다.
수비학에서 숫자 8은 거대한 힘을 상징한다. 무한대(♾️)를 세워놓은 모양처럼, 끊임없이 순환하고 확장하려는 물질적 욕망과 권력의 숫자다. 부동산 시장은 이 8의 에너지가 지배하는 전쟁터다. 사람들은 8을 더 크게 키우기 위해 자신의 10년, 20년을 기꺼이 저당 잡힌다.
그러나 8은 그 자체로 완결되지 않는다. 8의 다음은 9다. 수비학에서 9는 ‘완성’이자 ‘지혜’, 그리고 ‘내려놓음’을 뜻한다. 9에 도달한 영혼은 더 이상 숫자의 증식에 집착하지 않고, 그 숫자가 만들어낸 공간 안에서 삶을 ‘향유’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대다수의 몸테크 신봉자들이 8의 굴레에서 생을 마감한다는 점이다. 낡은 아파트의 균열 사이로 흘려보낸 당신의 30대와 40대는 숫자로 환산될 수 없다. 자산 가치가 20억이 되고 30억이 되었을 때, 당신의 무릎은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고, 당신의 아이들은 이미 당신의 손길이 필요 없는 성인이 되어 집을 떠난다. 8을 9로 바꾸어야 할 결정적인 타이밍을 놓친 삶은, 결국 ‘부유한 빈곤’에 머물 뿐이다.
"낡은 공간에서 현재를 견디는 이들은 말한다. '조금만 참으면 된다'고. 그러나 행복에도 근육이 있어, 오래 방치하면 끝내 퇴화하고 만다. 20년 뒤의 찬란한 대리석 바닥 위에 섰을 때, 당신에게 그 차가운 아름다움을 감각할 온기가 남아있지 않다면 그것을 어찌 승리라 부르겠는가."
테크의 가장 잔인한 모순은 ‘가족을 위한다’는 명분 뒤에 숨어있다. “나중에 우리 아들딸 대학 갈 때, 이 집 재건축되면 얼마나 든든하겠어?” 이 달콤한 위안은 사실 치명적인 독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20년 뒤의 신축 아파트 입주권이 아니라, 지금 당장 아빠 엄마와 함께 깨끗하고 쾌적한 거실에서 나누는 대화, 그리고 층간소음 걱정 없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정서적 안전지대다.
재건축이 완성되어 반짝이는 대리석 바닥 위에 서게 되었을 때, 아이는 이미 대학생이 되어 타지로 떠나거나 자기만의 세계로 숨어버린다. 부모는 텅 빈 신축 아파트 거실에 앉아 비로소 깨닫는다. 내가 그토록 기다렸던 이 공간의 ‘주인공’들이 이미 사라졌음을.
이것은 경제적 승리가 아니라, 정서적 파산이다. 8의 확장을 위해 삶의 가장 빛나는 구간인 ‘양육의 황금기’를 잿빛 콘크리트 속에서 흘려보낸 대가는 너무나 가혹하다.
나는 일을 사랑한다. 뼈가 닳도록 일해본 사람으로서 단언컨대, 돈보다 귀한 것은 ‘에너지의 보존’이다. 낡은 집에서 사는 것은 매일 아침 수십 가지의 미세한 마찰력을 견디는 일이다. 이중 주차를 해결하기 위해 차를 밀어야 하고, 배관 문제로 아랫집과 실랑이를 벌여야 하며, 겨울엔 외풍과 싸우고 여름엔 습기와 사투를 벌여야 한다.
이 미세한 스트레스들은 보이지 않게 우리의 ‘의지력(Willpower)’을 갉아먹는다. 신축 아파트에서 산다는 것은 사치가 아니다. 그것은 삶의 불필요한 마찰을 제로(Zero)로 수렴시켜, 남은 에너지를 오롯이 창조적인 일과 소중한 사람에게 쏟아붓겠다는 고도의 전략적 선택이다.
성공한 철학가들과 자산가들은 안다. 환경이 인간의 사고를 지배한다는 것을.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정돈된 조경과 쾌적한 공기, 효율적인 동선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뇌의 도파민 체계를 정상화한다. 그 여유 속에서 더 나은 영감이 떠오르고, 더 큰 부를 창출할 에너지가 샘솟는다. 이것이 바로 ‘행복의 선순환 구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래프를 보며 ‘상승’을 말한다. 하지만 나는 당신의 ‘눈동자’를 보며 ‘삶’을 묻고 싶다. 당신의 자산이 우상향하는 동안, 당신의 생기(Vitality)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몸테크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제물로 바치는 고대의 인신공양과 닮아 있다. 하지만 신은 당신에게 그런 희생을 요구한 적이 없다. 당신이 머무는 공간은 당신의 영혼을 담는 그릇이어야지, 영혼을 갉아먹는 숫자의 감옥이어야 해서는 안 된다.
나는 오늘 선언한다. 숫자의 노예가 되어 미래의 신기루를 쫓기보다, 지금 이 순간의 풍요를 선택하겠다고. 아이의 웃음소리가 새 아파트의 높은 천장에 울려 퍼지는 것을 지금 보겠다고.
수비학의 마지막 숫자 9는 말한다. "충분함을 아는 자가 세상을 얻는다." 이미 당신은 충분히 애썼고, 충분히 벌었다. 이제 그 8의 굴레를 끊고 9의 완성으로 진입하라. 집값이 오르기 전에 당신의 ‘삶의 질’을 먼저 올려라. 그것이 이 미친 자본주의의 파도 위에서 익사하지 않고 멋지게 서핑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e) 곳’이다. 이 당연한 진리를 깨닫는 순간, 당신은 비로소 부동산 전문가들이 결코 도달하지 못할 진정한 부(Wealth)의 경지에 서게 될 것이다.
p.s 다양한 제목들에서 고민했었다.
몸테크? 나는 신축에서 지금 행복하게 산다
재건축을 기다리며 늙어갈 생각은 없다
집이 오르기 전에, 삶이 닳아버리는 사람들
숫자는 오르는데, 삶은 왜 가벼워지지 않는가
아들딸 대학 갈 때 누릴 집을 위해 지금을 버릴 순 없었다
나는 집으로 인생을 증명하지 않기로 했다
행복을 유예하는 투자에 대하여
결국 집이란 자산의 궤적이 아니라 생의 밀도가 머무는 궤적이어야 한다. 나중에 누릴 '부유한 노년'보다 지금 만끽하는 '품격 있는 오늘'이 나에게는 훨씬 더 비싼 가치였다. 나는 나를 증명하기 위해 집을 사지 않는다.
나의 시간을 완성하기 위해 공간을 선택할 뿐이다.
— 무스타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