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제 글과 마찬가지로, 이 글도 전문가가 아닌 경험에 대한 글입니다. 그냥, 이 사람은 이렇게 하기도 하는구나,라고 읽어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비염 때문에 코가 심하게 막히면 괴롭습니다. 밤에는 그 괴로움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괴로움까지 더해집니다. 코를 골면서라도 잠을 좀 잤으면 차라리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코가 꽉 막힌 것은 아주 괴롭습니다.
코가 이렇게 막히면 입으로 숨을 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입이 마르고, 목도 마르고 아파옵니다. 낮에는 물도 마시고 침도 한 번씩 삼키면서 조절할 수 있지만 잠이 들려고 할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입 안이 마르거나 목이 마르면 설핏 잠이 들려다가 깹니다. 목으로 콧물이 넘어오거나 몸이 바싹 말라 기침이 나면서 깨기도 합니다. 그렇게 잠 들려다 깨서 물을 한 모금씩 마시고, 또 마시고, 또 마시고. 그러다 보니 침대 옆에 떠 놓은 물을 다 마셔서 다시 물을 뜨러 갑니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나면 소변 때문에 화장실도 가고. 그렇게 잠은 깨고 머리는 더 멍해집니다.
눕는 것이 앉는 것보다 더 코가 막힌 느낌이 들어 베개를 높여봅니다. 베개를 한 개 더 베거나 좀 더 높은 베개로 바꿉니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에는 그러다 아예 앉아서 잔 적도 있네요.
가습기를 트는데, 코가 좀 더 편안해지는 건 사실 잘 모르겠고, 입으로 숨 쉬면서 입이 마르는 게 좀 덜한 것 같긴 합니다.
주로 해외여행을 가서 기념품으로 많이 사 오는 화한 향을 맡는 것들을 맡아보기도 합니다. 이따금씩 맡으면 코가 상쾌해지고 머리가 띵 한 것도 좀 덜 한 느낌입니다. 항상 그런 건 아니고요. 코가 예민해져 있을 때는 오히려 더 자극이 되는지 재채기가 나오기도 하더군요.
이렇게 괴롭게 잠에 들려하지 말고 그냥 이 시간을 좀 활용하자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하지만 코가 막히고 머리가 멍해 평소 재미있게 보던 책도 눈에 안 들어오더라고요.
그렇게 밤이 흘러갑니다. 너무 졸려 잠이 듭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 입과 목까지 바삭하게 마른 느낌이 듭니다. 그냥 좀 건조한 게 아니라 아주 바싹. 그 건조함을 생각했을 뿐인데 물을 마시고 싶네요.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코로 숨을 쉬고 있는데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