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힘들다는 말을 잘 하지 않았다. 어릴 때는 그런 엄마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그걸 말하지 않고 참는 거지? 물론 엄마가 대단하다는 생각은 변함없지만 조금 더 큰 뒤 든 생각은 말해도 소용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은 아닐까,였다. 주변에 말해봤자 바뀌지 않을 거니까. 어차피 상황이 다른 남을 이해시키기 힘들다는 걸 알았을 테니까. 말하는 시간에 차라리 조용히 잠깐이라도 쉬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했던 게 아니었을까.
어차피 잘 이해하지 못할 거였지만 엄마가 말하지 않으니 다른 사람들은 엄마의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아마도 같은 장애인을 자식으로 둔 같은 학교 엄마들 정도가 가장 잘 이해하는 편이었을 거다. 각자 장애 정도와 특성이 다르고, 경제적 상황이나 가족의 건강 등 다른 환경이 다르니 완벽히 서로 이해하지는 못했을 테지만. 아마도, 엄마는 외로웠을 거다.
나는 엄마를 오랜 시간 봐 오고, 같이 생활하니까 엄마가 힘들다는 걸 알았다. 모를 수 없는 일이다. 연필이에게 눈을 뗄 수 없는 것, 잠이 부족하고 쉴 틈이 없다는 것을 같이 생활한다면 모를 수 없으니까.
엄마는 내게 상냥하고 사랑을 담아 말했고 최선을 다해 나를 보살펴줬지만, 엄마가 활짝 웃는 일은 잘 없었다. 당연했다. 힘들 때 웃는 사람이 일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웃을 힘 조차 남아있지 않은 사람은 일류가 되든 삼류가 되는 상관없는 것 아닐까, 싶었다.
아무튼 엄마를 조금이라도 기쁘거나 편하게 해 주는 게 뭘지 생각했다. 오백 원짜리 동전을 모았다가 엄마에게 줬던 것 같은, 그런 일들. 물론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하면 엄마는 “지 방이나 잘 치우지”라고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