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과 욕심

부서지지 않기 위해

by 무지

노력으로 유지해온 것들은 욕심으로 부서지는 것일까.
그럼 노력은 부질없는 것일까.
또한 욕심을 부린 것이 죄일까.


이 질문을 마음속에서 오래 굴려보았다.
분명 노력으로 쌓아올린 것들이었다.
그저 최선을 다해 지켜낸 것들이었는데, 어느 순간 그것들이 무너질 때마다
그 원인이 어김없이 내 욕심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나는 노력했다. 관계를 지키기 위해, 나의 일을 위해,
무너져가는 마음 한 조각을 다시 세우기 위해.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 노력은 ‘해야만 하는 일’이 되었다.
진심에서 시작된 열정은 점점 의무로 바뀌었고,
유지하려는 마음이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변했다.
그 순간, 노력은 욕심이 되어 있었다.


노력과 욕심은 닮았다.
둘 다 간절함에서 비롯되고, 둘 다 손을 뻗는 행동이다.
하지만 그 끝이 다르다.
노력은 지금을 붙잡기 위한 것이고,
욕심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움켜쥐려는 것이다.
노력은 내 안을 다스리고, 욕심은 밖을 향한다.
그래서 노력은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고, 욕심은 마음을 흔들리게 만든다.


나는 한동안 그 경계를 구분하지 못했다.
더 나아지고 싶다는 마음이 나를 움직였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잃어가고 있을 때는 이미 욕심이 되어 있었다.
욕심은 마치 나를 발전시키는 에너지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나를 의심하게 만든다.
그건 성장이 아니라, 스스로를 소비하는 일이다.


노력의 끝은 평온해야 하지만, 욕심의 끝은 늘 불안하다.
나는 그 불안을 ‘성장통’이라 착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그건 통증이 아니라 경고였다.
내가 나를 소모하고 있다는,
애써 쌓은 것을 내 손으로 무너뜨리고 있다는 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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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요즘은 노력과 욕심의 거리를 조금 더 명확히 보려 한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내 곁에 있는 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욕심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욕심을 미워하지 않으려 한다.
욕심은 내가 여전히 무언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


다만 그 사랑이 나를 해치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지켜온 것들이 내 욕심에 무너지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쌓아온 마음이, 나의 불안에 휩쓸리지 않기를 바란다.


노력은 결코 부질없는 게 아니다.
그건 우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다만 그 위에 쌓인 욕심이 너무 무거워질 때,
잠시 내려놓을 줄 아는 것도 용기다.
멈춤은 포기가 아니라, 회복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조용히 나 자신에게 묻는다.
내가 지금 하는 이 일은 노력일까, 욕심일까.
그리고 그 대답을 찾기 위해, 다시 한 걸음 내딛는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잃지 않기 위해.
그게 어쩌면 내가 배운 가장 진실한 ‘노력’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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